일산화탄소 주입한 포장 많아 ‘상했더라도 붉게 보일수 있어’
‘색깔 갈색으로 변했다고 상한 고기는 아니다’ 반론도 새겨들어야
쇠고기를 포장할 때 인체에 무해한 소량의 일산화탄소를 다른 개스들과 함께 주입시켜 밀봉하는 소위 ‘공기변경포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일산화탄소가 산소를 함유한 색소 미오글로빈과 반응하여 카복시미오글로빈을 생성시켜서 고기가 썩기 시작한 다음까지 색깔은 계속 빨갛게 유지시키는 것인데, 소비자들은 최근 몇주전까지만 해도 수퍼마켓에서 파는 쇠고기 포장이 그런 것인 줄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포장지 레이블에 그렇다고 쓰여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고기에 닿도록 팽팽하게
플래스틱 포장한 제품은
일산화탄소 처리 안한것”
전문가들 조언
연방식품의약청(FDA)는 최근 조용히 일산화탄소는 고기가 아니라 고기를 담은 포장에 넣는 것이므로 식품첨가제가 아니며, 그런 포장은 일반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밝혔다. 이 포장방식은 이미 ‘팩티브’ 이외에 ‘카길 미트 솔류션스’와 ‘호멜 푸즈’가 합작투자한 ‘프리셉트 푸즈’가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 FDA 발표에 힘입어 ‘타이슨 푸즈’도 사용을 결정했다.
이들과 같은 대형 육류가공회사들이 이 방법을 사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2003년에 한 목축업자 단체의 요청에 의해 오클라호마 주립대학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산소에 노출돼 색깔이 갈색으로 변한 쇠고기를 버려야만 하기 때문에 소매업자들이 연간 최소한 10억달러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했어도 고기는 완벽하게 안전하지만 소비자들은 색깔 때문에 사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산화탄소 포장이 고기 선택에 있어 첫번 째로 색깔을 보는 소비자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맞건 틀리건간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양을 보고 물건을 구입하므로 EU에서는 일산화탄소 포장이 안전하다는 연구가 나왔어도 공기변경포장이 금지됐다.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바로 몇주전까지만 해도 쇠고기가 그렇게 포장되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수퍼마켓에서 파는, 스타이로폼 트레이 속에 포장된 고기들에 익숙하다보니 언젠가부터 그 트레이들이 좀 더 깊어진 것도 거의 눈치채지 못했다. FDA에 따르면 2002년과 2003년부터 그 깊어진 트레이에 담긴 고기들은 트레이 바닥이나 맨 위 플래스틱 덮개에 닿지 않도록 놓이기 시작했다.
닿았다가는 산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바닥에 얇은 종이를 깔고 그 위에 놓은 다음에 질소, 이산화탄소, 소량의 일산화탄소를 포장 안에 쏘아 넣고 산소는 흡입해 낸 다음에 밀봉에 가까운 플래스틱 덮개를 씌우는 것이다.
플래스틱 포장지가 고기에 닿도록 팽팽하게 포장된 것들은 일산화탄소 처리를 하지 않은 것이다.
최근 소비자단체들인 ‘세이프 테이블스 아워 프라이어리티’(STOP)와 ‘컨수머 페더레이션 오브 아메리카’는 미시간의 ‘캘젝’이라는 회사와 함께 FDA에 입장을 바꿔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캘젝’은 고기의 맛을 보존하면서 색깔은 하루 이틀 정도 변색을 늦춰추는 작용을 하는 천연 로즈매리 제품을 개발한 회사다.
미시건주 연방하원의원 2명의 후원을 받고 있는 이들은 밝은 빨강색 때문에 수퍼마켓까지 트럭을 타고 대륙을 횡단해 오면서 적정온도로 보관되지 않았을 경우 고기가 상하고 그 속에서 박테리아가 자랐어도 소비자들이 알 수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산화탄소로 포장한 고기에는 최소한 그렇다는 사실을 레이블에 밝혀주기라도 해야 사람들이 눈으로 봐서만 판단할 일이 아님을 알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FDA 식품첨가제안전국의 로라 타란티노 국장은 FDA가 현재 업체들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해 엄정하게 평가를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햄버거 고기가 상하지도, 미끈거리지도 해롭지도 않은데 색깔은 갈색으로 변할 수 있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만일 사람들이 고기를 선택하는 기준이 색깔이 아니라면 포장회사들은 고기 색깔이 빨갛게 보이게 하는 포장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 최근 미시건주의 존 딘젤과 바트 스투팩 연방하원의원은 F DA에 서한을 보내 이 문제에 대한 FDA측 반응이 적절치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일산화탄소는 신선한 고기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FDA 규정을 일깨웠다. 이에 대한 FDA의 입장은 앞에서 말했다시피 일산화탄소가 고기가 아니라 포장에만 사용되었기 때문에 괜찮다는 것이다.
어쨌건 일산화탄소 포장을 한 쇠고기에 대한 의문이 있는 사람은 FDA 핫라인인 888-SAFE-FOOD로 전화해 문의할 수 있다. 아울러 육류에 일산화탄소 처리를 하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로부터 이 문제에 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으려면 www.co-meat.com에 들어가 보면 된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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