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0돌을 맞는 중앙은행의 김선홍 행장은 이를 고객 서비스를 더욱 잘 하자는 계기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서준영 기자>
“고성장 이끌어 보람, 이젠 절제의 경영”
중앙은행이 오는 18일로 창립 20주년 기념일을 맞는다. 지난 86년 설립된 중앙은행은 다른 선발 한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최근 5∼6년새 급성장을 거듭해 현재는 자산 규모 17억달러가 넘는 상장 은행으로 발전했다. 이제 성년의 나이가 된 중앙은행의 발전을 이끌어 온 선두에는 김선홍 행장(62)이 있어 왔다. 중앙은행 부임 8년째를 맞은 김 행장을 만나 20주년을 맞는 소감과 은행 발전 계획, 경영철학 등을 들어봤다.
창립 20주년, 훌륭한 직원·이사진에 감사
‘뱅크 2 CPA’등 중앙만의 특화 서비스와
‘팩스 뱅킹’같은 고객서비스 끊임없이 개발
체계적 인력양성·직원 교육에도 힘쓸것
“출범 스무 해라는 뜻 깊은 이정표를 지나는 은행의 행장직을 수행하고 있다는 데 우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선홍 행장을 만나 20주년을 맞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감사’라는 다소 예상 밖의 말이 가장 먼저 되돌아왔다. 무엇이 감사하다는 것일까.
“훌륭한 직원들과 이사진을 만난 것이죠. 중앙은행이 오늘과 같이 성장한 것은 이들과 모두 함께 이뤄온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김 행장이 중앙의 경영 책임을 맡은 것은 지난 98년. 한인 은행들이 수년간의 정체를 뒤로하고 비약적 도약을 준비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이후 은행은 일단 외형에서 자산 규모가 3억달러가 채 안되던 것이 17억달러 이상으로 6배나 커졌고 주가는 10배 넘게 뛰어올랐다. 김 행장은 중앙은행 20년 역사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 그래프를 그린 황금기를 이끌어 온 것이다.
“첫 부임 당시 지점은 5곳이었죠. 이사회와의 합의를 통해 한인 거주 지역을 찾아가 영업망을 확대하는 성장주도 전략을 도입한 게 맞아떨어진 겁니다. 지점과 대출사무소를 합쳐 전국적으로 영업망이 21곳이나 늘어났고 기존의 지점 5개도 모두 대형 지점으로 성장했죠. 물론 미국 전체의 경기 여건이 좋았고 한인 경제도 크게 신장된 시기와 맞물린 것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은행이 잘 되어서 좋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성장의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데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기간은 한인 은행들 대부분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두루 성장한 시기였지만, 김 행장의 리더십 아래서 중앙은행은 상품과 서비스의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차별성을 보여왔다. 그래서 한인 은행들 중 새로운 서비스를 최초로 도입해 실시한 것들이 많다는 평가다. 김 행장은 중앙은행이 처음 도입했던 ‘팩스 뱅킹’을 그 한 예로 들었다.
“직원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매일 아침 거래명세서를 팩스로 보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지요. 특히 비즈니스 고객들이 아침마다 은행에 전화하는 불편을 줄이고 은행 업무의 효율을 높이자는 취지였는데 문의 전화 건수가 3,000통 이상 줄어드는 효과가 만점이었습니다. 주류 은행들보다도 먼저 시작한 선구적인 서비스였는데 이후 다른 은행들도 따라 도입하는 등 은행권 전체를 업그레이드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김 행장은 ‘편리한 서비스, 친절한 사람들’이라는 모토에 맞게 고객들이 어떻게 하면 보다 편리하게 은행을 이용할 수 있을까를 연구한 결과가 은행 거래명세서를 CD에 담아 고객과 CPA에게 보내줌으로써 자료 보관과 회계 정리를 더욱 간편하게 하는 ‘뱅크 2 CPA’ ‘뱅크 2 유’ 등 중앙은행의 특화된 서비스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중앙은행이 한인 은행들 중 체류 신분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계좌를 오픈 해주는 유일한 은행이라는 점, 다른 은행들이 외면하는 FDIC의 일반인 대상 금융지식 교육 가이드를 한국어로 번역한 것 등도 이같은 서비스 정신의 산물이라는 설명이다.
김 행장이 지휘하는 중앙은행의 또 하나의 차별점은 인력 양성과 직원 교육에 있다. 중앙은행은 지난해 처음으로 신입 직원 공채를 실시하면서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직원 교육기존 직원들에게는 인터넷을 활용한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직원 교육의 체계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는 김 행장이 은행 설립 20주년의 기점을 지나며 새삼 강조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20주년을 직원들이 고객 서비스를 더욱 더 잘 해보자는 교육의 계기로 삼는다는 것이다. 20주년 기념 행사를 자산관리 세미나 등 교육 프로그램 위주로 구성한 것도 이 같은 뜻이 있다는 설명이다.
경영철학과 비전
실패는 용인될수 있어도
게으름은 용납되지 않아
김 행장은 평소 ‘실패는 용인되고 성공은 인정을 받을 것이지만 게으름은 용납되지 않을 것’(Failure will be tolerated, success will be recognized, but inactivity will not be allowed)이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헌신적으로 노력하다 실패하는 경우는 다시 격려하고 성공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지만 노력 없이 무임승차하려는 것은 금기라고 했다.
은행에서만 35년 연륜을 가진 김 행장은 서울대 공대를 나와 ROTC 장교로 복무한 뒤 71년 한국의 장기신용은행에 입사, 10년간 근무하며 금융계 경력을 쌓았다. 80년 미국 이민과 함께 전 가주외환은행에 들어가 웨스턴 지점장과 버몬트 지점장을 거쳤으며 86년에서 98년까지 한미은행에서 CCO와 CFO 등 주요 직책을 역임한 뒤 98년부터 중앙은행 행장직을 수행해오고 있다.
이제 20주년의 기점을 넘어서는 향후 비전에 대해, 김 행장은 당장의 심한 경쟁 속에서도 무리수를 두지 않는 절제(discipline)의 경영을 강조했다. 향후 경기 변화에 대비, 성장과 내실을 동시에 추구하는 효율적인 경영 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단순히 대출이자를 낮추고 예금이자를 높이는 방법의 경쟁은 너무 지나치면 악순환을 일으켜 은행 비즈니스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가 될 수 있지요. 원칙을 가지고 건실히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지주회사를 활용 커뮤니티에 필요한 뱅킹 이외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도 밝힌 김 행장은 “은행 감독 규정 준수와 리스크 관리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 많은 투자를 해온 만큼 앞으로 장기적 측면에서 확고한 토대를 다져 중앙은행을 내실 있는 성장을 계속할 수 있는 건강한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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