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 곰 런런과 은 욕구가 있다. 채식 식단이 필요하다. 값비싼 식단이다. 각자 하루 84파운드를 먹어치운다. 관리인이 4명이나 따라붙는다. 그래도 런런과 앵앵은 그들만의 프라이버시를 좋아한다. 마치 ‘공주병’ ‘왕자병’에 걸린 사람을 연상시킨다. 그래도 이는 참을 만하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 판다들로 인해 동물원이 중국정부에 지불해야 하는 돈이다. 판다 한 쌍을 빌려 온 대가로 애틀랜타 동물원은 중국정부에 매년 200만달러를 지불한다. 동물원 예산을 움푹 파내가는 판다이야기를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비싼 식단, 전담요원 4명, 대나무 주문공급 ‘돈 잔치’
중국 정부에 매년 마리 당 100만달러 임대료 지불
새끼 낳으면 60만달러 추가, 관리비도 타의 추종 불허
샌디에고 등 네 곳 파산 위기, 중국에 “깎아 달라” 요구
애틀랜타 동물원의 데니스 켈리 원장은 더 이상 대안이 없다. 이 대로 가다간 동물원이 파산할 지경에 이르렀다. 중국정부와 다시 협상을 벌여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만 했다. 켈리는 판다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내 다른 3개 동물원의 원장들과 만났다.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방법은 단 하나뿐이었다. 중국정부에 곰 임대료를 깎아달라는 것이다. 만일 중국정부가 ‘NO’ 하면 미국 내 동물원 모두가 판다를 중국으로 돌려보내자고 합의했다.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켈리는 “만일 중국정부와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기존의 계약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미국에서 판다 구경하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 판다 임대 계약을 맺은 샌디에고 동물원도 애가 탄다. 2008년이면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멤피스 동물원이 가장 늦은 2013년 계약이 끝난다. 아무튼 적정선에서 타협이 돼야 한다.
판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수두룩하다. 동물원 문이 열리자마자 입추에 여지없이 몰리는 곳이 바로 판다가 있는 곳이다. 어린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다시피 한다. 이 두 마리 거대한 판다에 대한 방문객들의 사랑엔 추호의 의심도 없다. 그래도 동물원 주머니 사정은 우울하다. 금고에 돈이 채워지기도 전에 싹싹 긁어 중국으로 보내고 나면 허황해지기만 한다. 런런과 앵앵을 관리하고 있는 애틀랜타 동물원의 켈리 원장으로서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약 두 달 전 워싱턴 국립공원에서는 판다 테이 샨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두 시간 만에 표가 1만3,000장이나 팔렸다. 나중에는 방문객들이 표를 구하기 위해 e베이를 찾았다. 한 장에 200달러를 지불하기도 했다. 샌디에고 동물원의 판다 관리책임자인 단 린드버그는 “판다에 대한 관심은 도저히 다른 동물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판다 한 마리를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은 다른 동물에 비해 엄청나다. 두 번째로 비용이 많이 드는 코끼리의 경우보다 5배나 많으니 입에 다물어지지 않는다. 판다가 살도록 환경을 조성하려면 대나무가 필요하다. 동물원 공터에 심어 공급했으니 판다들이 퇴짜를 놓아 하는 수 없이 이곳저곳을 누비며 자원봉사자 400여명을 찾아 이들의 뒷마당에 심었다. 6명이 팀이 되어 이 대나무들을 매주 6일간 수거해온다. 인건비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판다는 사시사철 활동한다. 그래서 관리가 더욱 까다롭고 비용이 그만큼 많이 든다.
중국정부와의 계약기간은 대체로 10년이다. 연간 판다 한 마리에 100만달러를 준다. 새끼를 낳을 경우 60만달러를 추가해야 한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에서 행해지는 판다 보호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해야 한다. 결국 미국이 중국에 지불하는 돈이 연간 8,000만달러를 상회한다. 중국은 미국이 부자라서 그 정도는 문제없이 지불할 것으로 믿는 모양이다. 그런데 판다를 빌린 오스트레일리아나 태국은 중국에 매년 30만 달러만 낸다. 미국은 이 점을 부각해 임대료를 싸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중국의 공식적인 입장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전망했다.
멤피스 동물원은 판다를 빌려온 첫 해 약 3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그러다 판다가 새끼를 낳으면서 방문객이 들어 첫 3년간 겨우 수지를 맞추는 정도였다. 미국의 정서는 10년 전 판다를 데려올 때만 해도 그 파장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았으나 이제 그 문제점과 부작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미국의 요청에 대해 중국 정부는 “미국이 기존의 계약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재차 강조하면서 “새로운 계약에 대해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만 밝혔다. 새로운 협상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중국의 특성 상 그럴 것이다. 다만 미국이 희망적인 생각을 품고 있는 것은 다른 나라보다 임대료가 비싸다는 점 외에 희귀동물인 판다가 미국 땅에서 새끼를 낳아 번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 좀 더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판다는 약 1,500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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