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 제조사 ‘마스’가 10년이 넘는 노력 끝에 마침내 건강에 좋다는 초컬릿 바와 초컬릿으로 싼 아몬드 라인을 선보였다. 코코아를 건강식으로 만들겠다며 ‘마스’가 내놓은 ‘코코아바이아(Cocoa Via)’라는 이름의 캔디는 겉은 초컬릿이지만 속은 그라놀라와 쌀, 플라바놀이 가득한 코코아 덩어리에 액상 카놀라 스테롤을 집어 넣은 것인데, 바로 이점이 ‘마스’의 다른 초컬릿 제품들인 ‘M&M’이나 ‘스니커스’‘도브’ 등과 다른 점이다.
조지아주 올바니의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코코아바이아’ 초컬릿 바.
캔디회사 ‘마스’개발
혈압 낮춰주는 성분인
‘플라바놀’‘스테롤’첨가
전문가 “고칼로리”우려
플라바놀은 코코아 속에 든 항산화 기능을 하는 천연물질, 스테롤은 다양한 식품에서 발견되는 식물성 화학물질이다.
‘마스’는 플라바놀이 혈액의 흐름을 개선시키고 혈압을 낮춰준다면 그것을 넣은 식품도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연구에 착수했었다. ‘코코아바이아’를 개발하면서 추가한 주요 성분인 식물성 스테롤 또한 ‘코코아바이아’가 심장과 혈관에 좋다는 주장을 할 수 있도록 해줬다. 그래서 ‘마스’는 이 제품을 ‘월마트’나 ‘타겟’ 같은 소매점의 캔디 진열대가 아니라 건강식품 진열대에 자리잡게 했다.
아울러 ‘코코아바이아’ 포장지는 소비자들에게 그 혜택을 최대한으로 누리려면 하루에 2개씩 먹으라고 장려하고 있다. 과연 소비자들이 이 제품에 맛을 들일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문제지만 ‘마스’가 지난 몇년간 시행착오를 거치며 제품개발에 들인 노력만은 평가할 만하다.
“심장병은 세계 제1의 사망원인이고 초컬릿은 세계 제1의 애호성분인만치 두가지를 결합시키려 했다”고 ‘마스’의 짐 카스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말하고 있으나 영양학자들은 획기적 신제품이라기보다 심장병 위협을 이용한 초컬릿 판매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전부터 판매되어 온 ‘코코아바이아’제품은 섭취 열량이 개당 80~140칼로리고 섭취 지방은 2~11그램이다. 따라서 하루에 2개를 먹을 경우 ‘스니커즈’ 바 2온스와 맞먹는 최고 280칼로리까지 더해질 수 있다. 터프츠대학 교수로 미국 심장협회 영양소위 위원장인 앨리스 릭텐스틴 교수는 “그 정도 칼로리면 대단히 심각하다. 아무리 몸에 좋더라도 소비자들이 평소대로 음식을 먹고 이것을 더 섭취할 경우 체중이 늘게 될 것이 뻔하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마스’의 움직임에 따라 주요 경쟁사들인 ‘허시’와 ‘네슬레’도‘천연 플라바놀 항산화제’의 존재가 부각되도록 기존 제품들의 포장을 바꾸고 있다. ‘허시’의 리차드 레니 사장은 다크 초컬릿 부문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 나온 예일대학 연구에 따르면 허시의 ‘엑스트라 다크’ 초컬릿을 먹으면 그 안의 천연 플라바놀 항산화 함량이 높기 때문에 혈압과 혈류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대상 45명에게 ‘엑스트라 다크’를 2.6온스씩 먹였는데 그 지방 함량은 26그램이었지만 그만하면 소비자들에게 다크 초컬릿과 항산화 성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야기할 만하다는 것이 레니 사장의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마스’의 수석 과학자이자 ‘코코아바이아’ 개발의 주역 중 한사람인 해롤드 슈미츠는 이의를 제기한다. 진짜 중요한 것은 플라바놀 함량인데 경쟁사들이 초컬릿의 항산화 성분을 들먹이면서 소비자들을 오도한다는 것이다. 비영리단체 공익과학센터의 영양부장인 바니 리브먼은 플라바놀에 관한 한 마케팅이 앞서간다고 말한다. 최근에 나온 2개 연구에 따르면 플라바놀과 유방암이나 심장병 위험 감소 사이에는 아무 연관이 없었다는 것이다.
플라바놀은 쓴 맛을 내기 때문에 캔디회사들은 보통 초컬릿에서 제거해 버린다. 슈미츠와 그의 팀이 특정 플라바놀이 혈류를 개선시키고 혈압을 낮출 수 있음을 발견한 이후 ‘마스’는 플라바놀을 없애지 않고 맛을 좋게 하느라 설탕과 밀크 초컬릿을 첨가했다.
2000년 여름에 ‘마스’ 간부들이 심장전문의와 영양학자들로 구성된 사외자문위원회에 내놓은 원형은 플라바놀이 많이 들어 있는 것이었는데 이 자리에서 다수의 위원들은 무늬만 건강식품인 캔디 이상을 기대하지 않았었다.
처음부터 제일 큰 염려는 칼로리였다. 초기 원형의 열량은 여타 초컬릿 바와 다를 것이 없어 위원회가 개당 100칼로리라는 상한선을 제시했다. ‘마스’의 제품개발팀은 마침내 목표를 달성, 개당 80칼로리까지 낮췄지만 소매용으로 맛을 좋게 하다보니 칼로리가 조금 더 높아지게 됐다.
그런데 플라바놀 하나만 가지고는 심장 건강에 얼마만큼 좋은지 그 수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가 없어 결국 FDA의 승인을 얻어 식물성 스테롤을 첨가한 것인데 스테롤의 경우 하루에 2그램 정도씩 먹을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치를 10%까지 감소시켜 준다는데서 매일 ‘코코아바이아’ 바를 2개씩 먹으라는 권장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식물성 스테롤을 더 많이 섭취한다고 건강상의 혜택이 더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릭텐스틴 교수는 말한다. 만일 콜레스테롤치를 낮추기 위해 매일 이런 식물성 스테롤을 섭취한다면 칼로리가 너무 높은 초컬릿 대신 다른 매체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릭텐스틴은 덧붙였다.
지난 달 매장에 나온 ‘코코아바이아’가 날개돋친듯 팔리고 있지는 않지만 ‘마스’는 앞으로 건강에 좋다는 제품을 더 많이 내놓을 계획으로 최근 체중관리 및 에너지와 퍼포먼스를 겨냥한 영양식품과 음료를 개발할 별도의 부서를 신설했다. 카스 부사장은 “결코 초컬릿을 더 많이 팔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 회사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코코아에 대한 지적 재산을 먼저 활용했다 뿐이지 시간이 가면서 소비자들이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초컬릿 이외의 다른 제품들로 범위를 확대시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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