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다, 아이만 바로 잡을수 있다면…”
마약·범죄 등 10대 문제아 교정 프로그램
하루 400달러 고비용 불구 등록 크게 늘어
연 10만명 최소 10억달러 매출 수익‘짭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 광고업에 종사하는 매리 앤 데이비스는 작년에 마약 에 열여섯살 짜리 딸에게 여기저기서 상담 및 교육을 받게 하느라 10만달러 이상을 썼다. 앞으로도 2년간 뉴욕의 한 기숙사 학교에 보내기로 했으니 10만달러가 더 들 예정이라 빚더미에 올라 앉았지만 딸의 인생이 걸렸으니 돈이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데이비스처럼10대 문제아 자녀를 비용이 얼마가 들건 특수 프로그램에 등록시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그러면서 문제아들을 수용, 교육시키는 프로그램 또한 급증하고 있다. 올 여름 ABC-TV가 방송한 리얼리티 쇼 ‘브랫 캠프’가 바로 그런 프로그램인데 10년전만 해도 신병훈련소같은 엄격한 분위기 아니면 장기입원 정신과 병동 같았지만 요즘은 경치도 좋은 곳에서 기분좋게 치료와 교육을 병행하는데 월 평균 5000달러쯤 든다.
야외 미술수업중인 브롬리 브룩 스쿨은 10대 문제아 교정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아스펜 에듀케이션 그룹 산하 학교다.
이에 따라 그만한 비용이 지불되는데다 이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함을 알아 본 큰손 투자가들의 관심과 돈이 몰려들자 이 분야에 오래 종사한 사람들 가운데는 학생이 아니라 투자가들의 이익이 우선시될 것을 우려하는 이도 있으나 아직은 학비가 대부분의 학부형을 만족시키면서도 이익 또한 충분히 남기는 수준이다.
“문제아를 둔 부모는 자신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식을 바로잡을 수만 있다면 아까운 것이 없다”고 말하는 ‘캐피털소스 파이낸스’의 자금담당사장 조셉 케너리는 캘리포니아주 세리토스에 본부가 있는 ‘애스펜 에듀케이션 그룹’및 또 다른 10대 문제아 교육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있다. “잘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항상 만원이라 만족스럽고도 즉각적인 투자 소득을 올린다”고 말한다.
10대 문제아 교정 프로그램에 등록한 학생이 몇명인지, 수입이나 성공률 또는 실패율에 대한 통계는 없다.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는데다 각자 뿔뿔이 영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금융분석가들과 교육계 컨설턴트들은 그런 프로그램에 적을 둔 10대 청소년 숫자는 1995년 이래 4배가 증가해 올해는 10만명쯤 되었을 것으로 추산한다. 그렇다면 이들 프로그램의 연매출은 최소한 10억달러는 된다는 것이다.
‘와버그 핀커스’와 ‘스프라우트 그룹’ 같은 벤처 캐피털 회사들도 이 프로그램들을 유망한 사업기회로 파악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규모가 큰 개인회사들인 ‘애스펜’과 ‘스리 스프링스’는 그동안 소규모 프로그램들을 매입해서 계속 새로 창립해 왔고, 종합병원을 수백개 소유하고 있는 ‘유니버설 헬스 서비시즈’는 십대 행동치료 프로그램을 추가시켰다.
1996년에 몬태나주 매리온에 ‘몬태나 아카데미’를 공동 창립, 소유하고 있는 존 샌타는 그동안 자기 학교를 사겠다는 사람을 서너번 만났지만 팔지 않기로 했다. “우리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개개인을 돌보는 사람들입니다. 기업이 되면 달라질까 두렵습니다”
데이케어를 제공하는 ‘브라이트 호라이즌 패밀리 솔류션’이나 차터 스쿨 회사 ‘에디슨 스쿨스’처럼 일반 교육에 집중하는 회사와 달리 행동교정 프로그램이 다루는 것은 위험 요소가 다분한 아이들이다. 지난 4년간 이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자세히 알아본 앤드루 캐플란은 “그들은 다른 아이들과 다릅니다. 만일 한번이라도 일이 잘못되면 모든 일이 뒤틀어질 수 있습니다. 아무리 잘해도 무언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언제나 있죠”라고 말한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들도 자기들이 제공하는 치료법이 모든 10대 문제아들에게 두루 잘 듣는 것은 아니라고 인정한다. 프로그램에 만족하는 부모들조차 자기 아이가 철들 때가 돼서 나아진 것인지, 그 프로그램의 덕을 본 것인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 학교에 오는 아이들은 대부분 주의력 결핍이나 기타 행동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처방약을 먹기도 하고, 마약에 중독됐거나 성적 학대를 당한 일도 있고, 학교에서 말썽을 부리고 경범으로 경찰서도 들락거린 아이들이다. 가출하거나 부모의 것을 도둑질한 아이들도 있다.
전국 치료학교및 프로그램협회에는 140개 학교와 프로그램이 가입해 있는데 그중 1999년 이후에 생긴 것이 100개가 넘는다. 그러나 학부모들에게 이런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교육 상담가들은 현재 그 숫자가 300개에 가깝다고 말한다.
이렇게 문제아 학교가 늘고 있는 것이 요즘 아이들이 전 세대보다 더 문제가 많아선지, 아이를 치료하기 위해 멀리 보내는 부모가 많아진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요즘은 그런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사회적으로 덜 창피하게 여기는 경향이라고 교육 상담가들은 말한다.
그보다는 집에 에퀴티가 쌓였거나 가처분 소득이 늘어난 부모들이 많아져서 하루에 400달러나 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요인일텐데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 비용을 자기가 부담하지만 교육구나 보험회사의 도움을 받는 이들도 없지 않다.
자기 사업을 하고 싶은 카운슬러나 심리치료사, 혹은 스스로 문제아로 10대 시절을 보낸 이들이 시작한 것이 많은 문제아 교정 프로그램업계는 1990년대 중반부터 상업화되기 시작했다. 1998년에 ‘스프라우트 그룹’과 ‘프레이저 헬스케어 벤처스’가 ‘아스펜’의 다수지분을 매입했고, 2002년에는 ‘와버그 핀커스’가 1500만달러를 아스펜에 투자했다. 비슷한 때 ‘아스펜’은 중소규모 회사 투자 전문인 ‘캐피털소스’와 ‘캘시우스 메자닌’으로부터 최소한 4800만달러를 빌렸다. 투자가들은 법이 바뀌면 하루 아침에 없어지는 공공자금이 아니라 개개인이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이 분야에 특히 매력을 느끼고 있다.
그 덕에 1998년에 6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아스펜’은 현재 11개주에서 31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비만 치료 시장에도 진출, 과체중 10대 청소년을 위한 학교및 캠프도 연다. 업계 분석가들은 언제고 상장할 수 있는 이들 문제아 교정 프로그램 제공사들의 이익율을 10~20%로 보고 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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