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로봇 등 조립해보려는 소비자 늘어
Radio Shack, 로봇 조립 킷 판매 인기
‘포퓰러 미캐닉스’지, 초강력 PC 조립법 게재
보스턴에 사는 리모 프라이드의 책상 위에 놓인 ‘알토이즈’ 통 안에는 페퍼민트 캔디 대신 음악이 들어 있다. 그 조그만 양철통 안에 회로판과 칩들을 집어 넣어 휴대용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로 만들고, 오래된 스테레오 앰프에 연결시킨 것이다. 그 모든 일을 혼자 한 프라이드는 MIT 전기공학 석사학위 소지자지만 요즘은 MIT와 관계가 없이도 이런 정도의 기계는 혼자 만드는 사람이 많다.
‘두-잇-유어셀퍼’, 무엇이건 손수 만드는 유행이 되돌아와 새로 나온 관계 잡지에는 구독자가 몰리고 있다. 그저 그런 베이지색 상자에 싫증난 컴퓨터광들은 맞춤 페인트에 고급 부품을 사용해 자기만의 PC를 꾸미고 있고, 벌써 몇년 전에 취미용 전자제품 조립용품 시장에서 철수한 ‘Radio shack’도 로봇 조립 킷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아마추어 전자제품 조립 취미는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 1920년대의 초기 라디오 청취자들은 라디오를 자기 손으로 조립하는 일이 흔했다. 1940년대 들어 미시간주 벤튼하버에 있는 ‘히스’사가 ‘히스킷’이라는 조립용 전자제품 라인을 개발해 내놓기 시작, 스테레오 시스템, 컬러 텔리비전, 개인용 컴퓨터까지 스스로 만들 수 있게 됐고 ‘Radio Shack’도 전자제품 조립 킷을 팔면서 전자제품 조립 안내 서적까지 출판했다.
그러다 1990년대 들어 조립 취미는 사라지기 시작했다. 미시간주 디어본의 헨리 포드 박물관 큐레이터 빌 프렛저는 미국의 노동력 분포가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반세기 전에는 미국 노동인구의 41%가 광산, 제조, 혹은 건설업에 종사하므로 기계를 가지고 노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던 반면 2002년에는 그처럼 손을 써서 일하는 직종 종사자가 18%로 줄었다. 제조업 종사자들마저 기계가 아니라 키보드를 가지고 일하는 것이 현실이다.
‘히스킷’의 고객 기반도 그처럼 줄어들었다. ‘히스킷’의 공동 소유주인 도널드 디스로처스는 킷 비지니스의 수요가 급감한 이유로 전자제품의 완제품 원가의 폭락을 든다. 1980년대말쯤까지는 전자제품을 손수 만드는 것이 돈이 덜 들었지만 10년쯤 후부터는 더 싼 완제품 텔리비전 세트, 스테레오, 컴퓨터들이 미국 시장에 넘쳐났던 것이다. 요즘 ‘히스킷’은 직업학교에서 사용하는 교육용 전자제품을 제조한다.
그렇지만 새로운 세대들이 자가 제조에 흥미를 보이고 있다는 징조는 농후하다. 앞에 말한 프라이드가 자기가 평소 즐겨 만든 전자 제품들을 인터넷에 소개하면서 그걸 읽은 사람들이 자기도 만들어 보겠다고 도움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프라이드는 친구와 함께 아마추어가 오디오 신서사이저나 기타 전자장치들을 조립하게 해주는 킷을 생산하는 비지니스를 차렸다.
‘히스킷’처럼 아마추어 전자제품 조립시장에서 물러났던 ‘Radio Shack’도 로봇 자가조립 킷인 ‘벡스 로보틱 디자인’ 시스템으로 다시 이 시장에 돌아왔다. ‘벡스’는 ‘세그웨이’ 전자 스쿠터를 발명한 딘 카멘이 창설한 고교 과학및 기술 경연대회 때문에 생겨났다. ‘Radio Shack’은 청소년들에게 기술 교육을 장려하기 위해 이 대회를 공동 주최하고 있는데 많은 청소년들이 로봇을 아주 처음부터 만들어 내는 것을 너무 어려워 하기 때문에 그 과정을 단순화시킨 킷을 디자인한 것이다.
300달러짜리 ‘벡스’ 시스템에는 부품은 잔뜩 들어 있지만 만드는 방법은 가장 기초적인 것만 안내한다. 그대로 하면 아주 간단한 로봇을 만들 수 있을 뿐이지만 사용자가 상상력을 발휘해서 남는 부품을 이용하면 독특하게 디자인할 수 있다.
그런가하면 ‘포퓰러 미캐닉스’ 잡지는 최근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부품을 이용하여 초강력 컴퓨터 만드는 방법을 ‘몬스터 PC’ 라는 제목 아래 게재했더니 이 기사에 대한 독자 문의가 무려 3만건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 대부분은 자기도 그런 PC를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요령을 가르쳐 달라는 것이었다.
미국 제일의 컴퓨터 도서 전문 출판사중 하나인 ‘오라일리 미디어’는 자가 제조 유행에 합류, 잡지를 창간했다. ‘메이크’라는 제목의 이 계간지에는 쉽고 어려운 다양한 기기들 만들기에 대한 기사들이 꽉 차 있는데 최근호에는 취미로 영화 ‘스타 워즈’에 나오는 로봇들인 ‘C-3PO’와 ‘R2-D2’를 자기 나름대로 만든 사람에 대한 기사도 실렸었다.
‘메이크’의 편집인 데일 도어티가 이 잡지를 만들 생각을 한 것은 2003년인데, 첫해에 고정구독자를 1만명 정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호를 구입한 5만명중 고정독자는 절반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편 MIT에서 로봇 공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댄 팔루스카, 제시카 뱅크스, 잭 백랙은 실용성보다 예술성을 추구한다. 그들이 만든 ‘포트론 2000’은 비디오 게임 아케이드에 설치된 사진촬영 부스처럼 생겼지만 사진은 로봇이 작은 불빛을 가지고 폴라로이드 필름 위에 그려 준다. 뉴욕에서 열린 로봇 전시회에 출품된 로트론은 화가 대접을 받았다.
도어티는 최근의 손수 만드는 전자제품에 대한 관심 고조는 과학과 기술 교육을 멀리하는 미국 청소년들에게 자극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요즘 대학들은 과학 전공 학생들은 무언가를 만들 줄 아는 아이가 아니라 추상적으로 따지기를 잘 하는 아이를 선택한다고 지적하는 그는 요즘처럼 온갖 부품과 도구들이 갖춰져 있는 때에는 적성이 아니라 태도가 문제라고 주장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했던 과거 에디슨처럼 이렇게 저렇게 자꾸 시도해 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진 넣어 볼수 있는 새 디자인 MP3 플레이어
몸에 걸치고 다닐 수 있는 MP3 플레이어야 새로울 것이 없지만 ‘빗사운즈’에서 나온 ‘디지털 로켓 EMP-Z 2 플러스’는 사진을 전시할 수 있는 작은 타원형 컬러 스크린이 달려 있어 남다르다.
가로 세로가 각각 2, 1.8인치에 무게는 0.9 온스, 배터리는 재충전까지 16시간 가는 이 디지털 로켓은 MP3와 윈도스 미디어 오디오 포맷을 틀어주며 윈도스나 매킨토시 컴퓨터에서 사진이나 음악 파일을 USB를 통해 옮기는데 필요한 자체 소프트웨어도 제공한다. FM도 들을 수 있고 음성도 녹음할 수 있다. 256메가바이트 짜리는 80달러, 1기가바이트짜리는 150달러고 빨강, 은색이 있다. www.beat sounds.com과 전자제품 상점에서 살 수 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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