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 강(웨스트체스터 거주)씨는 퀸즈 브롱스 식물원에 재직중인 교사 200명 가운데 최고의 강사로 선정돼 지난달 식물원으로부터 유일하게 ‘2005년도 우수 교사상’을 받아 화제가 된 한인이다. 그녀가 받은 상은 이 식물원에서 매년 학생들의 연중평가에 의해 정해지는 연례 상으로 브롱스 식물원의 ‘컨티뉴 에듀케이션 프로그램(continue education program)’ 7개 부문 가운데 ‘floral design’ 즉, ‘꽃꽂이’ 과목이다.
강씨의 수상은 지난 17년간 이 식물원에 꽃꽂이 강사로 있으면서 그동안 학생들과 식물원에 상
당한 도움을 준 것을 인정받은 것이다.
강씨는 그동안 학생들에게 꽃꽂이 지도를 하면서 꽃을 통해 인생의 좌표, 그리고 삶의 교훈과
진리, 인내와 사랑, 겸손 등을 함께 가르쳐 꽃꽂이 학과의 질 향상은 물론, 식물원의 이미지도 크게 높였다는 것이다. 그의 강의를 거쳐간 학생은 지금까지 한 해 평균 100여명씩만 잡아도 거의 2,000명에 이른다. 이처럼 많은 이들로부터 인기를 얻은 이유는 그의 자세가 학생들에게
진정한 배움을 심어주기 위해 뜨거운 가슴으로 최선을 다한 데 따른 결과다. 때문에 학생들이 한번 그의 과목을 선택하면 계속 청강을 하기 때문에 가든에서도 인정을 해준 것이다.
강씨는 한국에서 이화여대(생활미술과)를 졸업하자마자 필라델피아아의 유펜대로 유학왔다. 꽃꽂이 교사가 된 것은 아이들이 성장 후 자신을 좀 더 발전시켜야 되겠다고 생각, 유학오기 직전 수료한 신부수업 과목중 하나인 꽃꽂이 과목이 바탕이 되었다. 전공이 미술이다 보니 한 미
국인 친구가 브롱스 식물원에 추천, 교사로 가게 된 것이 계기가 된 것이다. 당시 학생들로부터 받은 첫 강의 평점이 24명 모두 만점이었다.
강씨는 학생들에게 지도할 때 늘 개개인에 주어진 독창성을 강조한다. 그것을 개발해 나가야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다면서 단지 ‘성공에는 시간과 노력의 차이가 있을 뿐, 결과는 언제나 있게 마련’이라는 믿음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특히 꽃을 보면서 학생들에게 스스로를 발견하고 알아내고 거기서 행복을 찾았다는 사실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인종간 차별의식도 사라져 어떤 계급과 신분의 사람을 보더라도 다 똑같이 보인다는 사실을 강조해 왔다고 한다. 그 것은 ‘내가 내 것을 사랑해야 남도 내 것을
사랑해준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누구나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어야 한다. 그리고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동족간에 마음이 좀 불편하더라도 서로 감싸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씨는 또 진정한 배움이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존경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것이 없으면 다 헛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바탕이 있을 때 진정한 배움의 길을 습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야만 손님을 만나도 친절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 그것은 하나님이
만들어준 아름다운 꽃을 보면 꽃이 마음과 정신을 부드럽고 안정되게 해줘 기쁨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강씨는 특히 강좌를 통해 그를 거쳐간 수많은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국인 홍보대사 역할도 톡톡히 해왔다. 그것은 후세들이 이 땅에서 잘 자랄 수 있도록 기름진 옥토를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 그런 취지에서 우선 자신부터 노력, 한인의 이미지를 심기 위해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홍
보대사라는 생각으로 열심을 다했다고 한다. 또한 1세들은 후세들에게 반드시 무엇을 유산으로 넘겨주어야 한다. 그것은 돈이 아니고 바로 배달민족의 뿌리인 인내심과 성실, 끈기, 그리고 투지, 강한 정신력이며. 이를 타민족에게도 전수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티파니 보석상과 록펠러 플레이 하우스, 블루밍데일, 노스트럼 백화점에 이어 현재 커네티컷 차파카 소재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집 꽃장식을 계속 맡아 하고 있다. 한 때는 홀 후드 마켓의 플라워 파트에서 매니저 트레이닝을 맡으면서 한인의 독창성과 실력을 발휘했었다.
그녀의 강의가 지금까지 뜨겁게 이어지고 있는 것은 나름대로 강한 철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꽃을 언제나 인생과 삶에 비유, 꽃꽂이를 할 때 어떤 경우 꽃이 피어져 있는 것을 그대로 이용해 꽃을 꽂아야 하는데 반대로 어떻게 해보려고 하면 부러지게 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에 대한 것은 우리의 몫이 아니다. 생각과 말, 모습이 틀리고 색깔이 다 다르다. 그러나 자기 자신에 무서울 정도로 엄격하게 솔직해지면 누구든지 목적이나 꿈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강씨는 설명한다. ‘오랜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생겨도 결국 나는 나다. 그러므로 내가 하던 것을 그대로 하라. 사람은 바뀔 수 없다. 상대방이 밉다고 같이 미워해서는 안 된다. 그래도 나는 나이므로 미워할 수가 없다. 이를 생각하면 결론적으로 나와 그 어떤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이다. 이를
잘 정립해야 나의 인생도 마무리를 잘 할 수 있다.’ 이것이 그가 가지고 있는 철학이다.
사람이 살다보면 예기치 않게 일이 생겨 화나고 속상할 때도 있다. 그런 경우,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이다. 그럼 내가 이 사람과 어떻게 하겠는가. 모든 게 다 비워지고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남을 질투하거나 미워하면 창조력이 없어져 꽃꽂이를 잘 할 수가 없다. 그러므
로 학생들에게 가르치기를 ‘마음을 비워라’, ‘남 보다 더 잘 해야 한다’는 인간의 세속적
인 욕심이 따르면 절대 안 된다. 아름답고 부드러운, 즉 꽃 같은 마음으로 꽂아야 꽃을 제대로 꽂을 수가 있다고 말한다는 것.
강씨는 “꽃의 색깔이나 모양, 피워지는 과정에서 자연의 법칙을 배우고 그것이 이해되면 모든 걸 순응하게 되고 받아들이게 된다”면서 “종교관과 삶의 방식,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다 배워지게 된다. 어느 교파나 인종이더라도 꽃의 아름다움은 다 똑같다. 그러므로 우리가 꽃처럼
되어야 모두 평등하고 더불어 지구도 평화로울 수 있다며 꽃과 같이 되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씨는 아름다운 꽃이 금새 시드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고 영원성을 간직하기 위해 그 느낌을 마른 꽃으로 액자를 만드는 등 그녀만의 독특한 작품으로 수 차례 대형 쇼에 출품, 주목을 끌어왔다. 2000년도부터 시카고에 이어 영국으로부터 초대받아 플라워 쇼를 개최했으며 지난해에
는 힐튼호텔에서 시험을 거친 회원으로 이루어진 미 꽃꽂이 장식협회 AIFT(American Institute Floral Design) 회원 1,500명이 참가한 쇼에 출품, 큰 호응을 얻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학생들을 가르치며 꽃과 같이 살다 꽃과 함께 지고 싶다는 클레어 강, 그녀는 “We can do anything we want to do, If we stick to it long enough” 이라고 말한 헬렌 켈러의 말을 가장 좋아하며 좌우명으로 아이들에게도 이 말을 항상 해준다. 그녀는 또 ‘자신을 사랑하라(love yourself)’ ‘꽃을 존중하라(respect flower)’ ‘일을 즐겨라(enjoy your work)’라는 세 구절을 읊으면서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You are the most beautiful flowers)’이라는 문구를 강조하며 ‘no pain, no gain’ 이라는 의미 있는 말을 여운으로 남겨놓고 자리를 떠난다.
슬하에는 유펜대에서 만나 결혼한 부군 강성권(58. 공학박사, IBM)씨와의 사이에 에스더(30), 엘리자벳(26) 두 딸이 있다.
<여주영 논설위원>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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