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문구 논란
“체중을 줄이고 싶으시다고요? 낙농제품을 더 많이 잡수세요” 요즘 TV및 인쇄 매체 광고에서 우유업계 및 요구르트, 치즈 판매업자들이 외치고 있는 메시지다. 그러나 그러한 주장의 과학적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단의 의사들은 그것이 낙농업계의 마케팅 기구인 ‘데어리 카운슬’ 및 요플레이 요구르트 제조사인 ‘제너럴 밀스’의 자금 지원을 받은 단 한사람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주장일 뿐이라고 맞서고 있다.
우유 낙농업계 주장에
의사단체 “말도 안돼”
당국에 과장광고 고발
“우유 마시는 사람이
체중 덜 나가는 것은
건강 신경쓴 노력 덕분”
이 그룹 ‘책임있는 의학을 위한 의사협의회’는 낙농제품과 체중감소를 연결시키는 것은 틀렸고, 대중을 오도하는 일이라며 연방통상위원회(FTC)및 식품의약청(FDA)에 고발했다.
자신들의 주장은 과학적으로 충분히 뒷받침된다고 주장하는 국제낙농식품협회 대변인 수잔 룰랜드는 “우리는 그런 주장을 할 때 매우 겸손하고 조심스러운 자세로 한다. 몇년동안 과학적 성과를 지켜보고, 어떻게 말하는 것이 가장 공정한지 살펴본다”고 말한다. 제너럴 밀스 대변인 매리 베스 소스가드도 광고업계의 자체 규제기관인 베터 비지니스 뷰로 협의회 국내 광고부도 작년에 요플레이의 체중 감소 주장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요플레이의 TV 광고는 하루에 요플레이 라이트 요구르트를 3서빙 먹으면 손바닥만한 작은 비키니를 입을 수도 있다고 소비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룰랜드는 책임있는 의학을 위한 의사협의회를 “채식주의를 권장하는 급진적인 비주류 단체”라고 불렀는데, 이 협의회 회장인 닐 바나드 박사는 협의회가 채식 위주의 식사를 권장하는 것은 사실이고 오래 전부터 우유가 사람의 건강에 좋지 않다고 믿어왔지만 그렇다고 자신들이 한 고발의 내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른 단체들도 우유업계의 광고 캠페인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치즈를 먹으면 칼로리 섭취를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의 ‘크래프트’ 광고.
제너럴 밀스가 제시하는 과학적 근거에는 전국낙농협의회 웹사이트에도 나와 있는 8페이지에 달하는 논문 제목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연구들의 대부분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것이거나 보다 크고, 통제되지 않은 일단의 사람들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근거로 한 과학자들이 결론을 도출하려한 간접연구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런 종류의 연구는 통제집단을 이용한 임상 실험보다 신빙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말한다.
간접 연구중에는 낙농제품을 많이 먹는 사람은 적게 먹는 사람에 비해 체중이 덜 는다는 내용이 많다. 이에 대해 바나드 박사는 “건강에 신경쓰는 사람들은 우유와 요구르트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는 반면 건강에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은 닥터 페퍼나 마운틴 듀를 마실 것이다. 체중이 덜 나가는 것은 그들이 건강에 신경을 쓰기 때문이지 우유를 마셔서가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낙농협의회 웹사이트에 나와있는 2건의 출판된 임상실험은 테네시대학 영양연구소 소장인 마이클 제멜이 한 것이다. 그는 전국낙농협의회와 제너럴 밀스의 자금지원으로 그 연구를 했다고 밝히면서 그렇지만 연구 결과에는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의사협의회에 따르면 제멜은 전국낙농협의회에서는 168만달러, 제너럴 밀스에서는 최소한 27만5,000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요구르트및 칼슘을 강화시킨 시리얼에 대해 연구했다. 제멜은 또 2002년에 특허를 받은, 낙농제품 소비와 체중조절을 연관시킨 자신의 연구 결과 사용을 허가해주면서 제너럴 밀스와 낙농농부들의 업계 단체인 데어리 매니지먼트로부터 로열티도 받았다고 인정했다. 그는 두 회사로부터 받은 사용료중 연간 5만달러 정도만 챙기고 나머지는 학교 영양연구소에 기부했다고 말했다.
제멜의 연구도 우유를 그냥 더 많이 마시기만 한다고 체중이 빠진다는 것은 아니다. 그의 연구 자체가 하루에 평소보다 500칼로리를 덜 섭취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의 결론은 칼로리를 덜 섭취하고 있는 사람에게 낙농제품 섭취는 체중 감소및 체지방 감소에 도움된다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내용은 ‘대넌스 라이트 앤 핏 넌팻 요구르트’와 ‘크래프트’의 다양한 치즈 제품 인쇄매체 광고 하단에 작은 글씨로 쓰여 있다. 그러나 그런 것까지 챙겨 읽는 소비자가 별로 없을 것은 불문가지. 낙농제품과 체중 감소를 연관시킨 광고에 비판적인 또 다른 단체 ‘공익과학센터’의 영양학자인 데이빗 샤트는 “요플레이의 TV 광고에는 날씬한 모델이 출연해서 우유 덕분에 몸매를 유지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데 그것은 잘못된 메시지”라고 말하고 있다.
또 제멜도 만일 하루에 900~1,200밀리그램 정도로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낙농제품을 더 먹어도 체중감소에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광고에는 그런 자세한 내용까지 언급되지는 않고 있다.
최근 FTC와 합의한 펩시코는 트로피캐나 오렌지 주스를 마시면 혈압이나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급감시켜 심장병과 뇌일혈 위험을 줄여준다는 주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 트로피캐나는 지난 3~4년간 ‘건강한 심장’이라는 일련의 광고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하루에 오렌지주스를 두세잔 마시면 혈압은 10이 떨어지고, HDL 콜레스테롤은 21%가 증가하며, HDL 대 LDL 비율을 16% 향상시켜준다고 주지시켜 왔는데 FTC는 그와 같은 주장은 신빙성있는 과학적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은 것이라고 판결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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