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앞둔 베이비부머들 기업 마케팅의 중심에
성인 3명중 한명, 재력 집중된 거대 소비 집단
돈 많은 중년을 잡지 않고서는 비즈니스의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 기업의 시장 정책이 변하고 있다. 소비시장을 리드하는 주체는 젊은층이며 이들의 마음을 잡아야 시장을 석권한다는 기존의 마케팅 전략에서 벗어나 중년에 새로이 조명을 맞추기 시작했다. 머리 희끗희끗한 중년이 앞으로는 인구적으로 다수를 점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가장 재력이 든든해 돈을 많이 쓸 수 있는 소비집단이기 때문이다. 전후 세대인 베이비부머들을 겨냥하여 변하고 있는 기업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최근 US 뉴스&월드 리포트지가 보도했다.
“미니밴은 잊어버려라. 애들은 장성하여 집을 떠나고, 가진 것이라고는 돈밖에 없는 베이비부머들이 올라앉기에는 멋들어진 럭서리 세단 A6나 힘 좋은, 도로 불문 전천후 콰트로가 제격이다.”
아우디가 고민 끝에 내린 자동차 시장 정책의 결론이다. 이에 따라 아우디는 광고에 고가의 날렵한 세단을 몰며 럭서리 라이프를 즐기는 부유한 중년을 등장시키고 있다.
전후 베이비부머들, 구체적으로 1946년부터 1964년 사이에 출생한 이들은 미국기업들의 시장정책에서 중심으로 부상하는 인구 집단이다. 수적으로 7,500만명에 달할 뿐 아니라 재정적으로 가장 부유하다.
늙음을 거부하는 시장이 뜬다
히말라야 하이킹 등 활동적 모험 관광 각광
바이아그라는 시작일 뿐 노화방지 상품 ‘금맥’
재력 막강 부자집단
미국 전체 자산의 4분의 3을 차지하며 연간 소득이 무려 1조 달러에 이르는 막강한 구매력을 보유한 계층이다. 베이비부머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이는 내년이면 60으로 다들 은퇴를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들 베이비부머를 겨냥한 기업 광고 활동은 미약했다. 전체 광고비의 10%가 50+ 연령대를 특별히 겨냥해 지출됐을 뿐이다.
기업 마케팅의 초점은 언제나 18세에서 49세에 맞춰져 있었다고 마케팅 전문가 브렌트 그린은 지적한다. 그러나 이런 고루한 접근법과 사고방식을 탈피하고 마케팅 타겟을 나이 많은 연령층으로 이동시키는 기업들도 이제는 속속 나타나고 있다.
맥주회사 안호이저 부시가 저칼로리 저탄수화물 미켈롭 울트라를 미국은퇴자 최대 조직인 AARP가 발행하는 ‘더 매거진’에 광고를 싣기 시작한 것이 좋은 예. 이 광고에서는 머리는 희끗희끗해졌지만 탄탄한 몸으로 카약과 자전거, 수영을 즐기는 50대의 중년이 등장한다. 늙어도 힘차게 사는 이미지가 강조된다.
여태컷 대부분의 광고는 젊은층에 맞춰졌다. 소비를 창조하고 광고를 구매하는 주류가 30세 이하라는 광고회사들의 믿음 때문이었다. 또 젊은이였을 때 좋아한 상품을 나이가 들면서도 좋아하게 된다는 광고계의 독단도 한 몫 했다.
그러나 젊었을 때 브랜드를 인식시켜놔야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을 영원히 이어나갈 수 있다는 오랜 믿음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지난 2002년 AARP가 시행한 조사에 의하면 45세 이상의 소비자들도 젊은층과 거의 마찬가지로 브랜드를 쉽게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회사 ‘제너널 밀스’사의 이 TV광고는 빈 둥지에 남은 베이비부머들을 겨냥해 꺼내 먹기 좋게 포장된 식품임을 강조한다.
변화를 리드한 특별한 세대
지금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들은 변화를 몰고 다닌 세대다. 아기였을 때는 일회용 기저귀를 처음으로 입었고, 십대나 젊은이였을 때는 장발과 바랜 청바지, 락캔롤 음악을 도입했다. 부모가 됐을 때는 자동차 메이커들은 미니밴과 SUV를 등장시켰다. 이처럼 ‘변화’를 몰고 다닌 특별한 세대이기 때문에 이들이 은퇴에 들어가면 어떤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과 문화가 생겨날지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며 주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마케터들은 앞으로 2010년이면 미국은 50세 이상의 사람이 성인 3명중 한명을 차지하는 사회가 된다는 사실을 이제 서서히 인식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그린은 본다.
그렇다면 기업의 시장인식과 광고활동은 이제는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그린은 “미래의 비즈니스 성패는 늙은 중년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빨리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베이비부머들은 자신의 60~70대는 자아의 재발견, 재창조의 시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은퇴가 곧 죽음과도 같은 무위의 나날로 이어지는 과거의 은퇴와는 전혀 다른 것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프레그레소‘ 수프 광고가 나이 많은 중년이 일본어를 배우고 도자기 클래스를 수강하는 장면을 내보내고 ‘제너럴 밀스’가 애들을 다 떠나 보내고 둥지에 혼자 또는 늙은 부부만 남은 소비자들을 겨냥해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꺼내서 한번에 먹기 좋은 작은 분량의 패키지 음식을 광고하고 있는 것도 모두 베이비부머를 겨냥한 것이다.
베이비부머들은 은퇴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어한다. 은퇴가 곧 끝이며 사회활동의 종착역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 이들 세대에게 은퇴는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새롭게 정의될 것이다.
고생스럽게 일만 했으니 이젠 즐겁게, 그리고 럭서리 라이프를 마음껏 즐기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베이비부머들의 이런 태도와 희망은 비즈니스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뜨끈뜨끈한 날씨 때문에 노인들이 좋아했던 플로리다나 피닉스 같은 전통적인 은퇴촌 보다도 요즘의 베이비부머들은 활동적인 삶을 즐길 수 있기 좋은 도시를 선호한다. ‘풀트 홈스’ 건축회사가 55세 이상 노인 고객들을 겨냥해 시카고나 클리블랜드, 디트로이트 등 대도시 근교에 새로운 커뮤니티를 건설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아우디의 광고는 이제는 자유인이 된 돈 많은 베이비부머들이 즐기고 싶어하는 럭서리 라이프를 판다.
늙음을 거부하는 영원한 청년
럭서리 여행 사업은 베이비부머들의 취향과 재력을 감안하면 아주 전망이 밝다. 많은 여행사들이 이젠 하이엔드 어드밴처에 힘을 쏟고 있다. 돈많은 베이비부머들의 관심을 채기 위해서다. 히말라야 하이킹, 스페인이나 투스카니에서의 사진 워커샵 , 아프리카 사파리같은 관광상품들이 좋은 예다.
베이비부머들은 늙음을 거부한다. 이런 점에서 노화방지 시장의 앞날은 더욱 밝다. 바이애그라나 보톡스 등은 시작에 불과하다. 수많은 노화방지 의약품들이 개발중에 있다. 화장품 시장에서 주름살 방지 크림 등은 더욱 판매가 늘 것이다.
베이비부머에 대한 광고에는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고 한 전문가는 말한다. “신체적 나이에 대해서는 절대로 언급을 하면 안된다. 대신 셀프 이미지를 그리는데 집중해야 한다. 50대가 30대의 ‘필링’을 가질 수 있게 한다면 그 광고는 먹힌다.”
늙어도 늙지 않은 삶을 살고 싶은 베이비 부머들. 이들을 잡느냐 못 잡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는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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