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DJ로 일하는 존 윌리엄스(40)씨는 최근 집 두채를 사서 수리한 후 팔아 2만7천달러를 벌었다.
그는 부동산으로 좀더 재미를 보기 위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팜데일-랭카스터 지역의 집을 알아보러 나갔다가 부동산 열풍에 휩쓸린 사람이 자신만이 아님을 알게 됐다.
그와 다른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집을 보여준 여성은 부동산 중개업체에서 부업으로 일하는 미용사였고 그들이 인근 식당에서 식사하면서 부동산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식당 종업원 조차 모기지(주택담보 대출) 중개 자격증을 땄다고 말했기 때문.
지난 1990년대 닷컴 열풍에 못지 않은 부동산 투기 열풍이 일면서 미국 사회가 일확천금의 기대에 들떠 있지만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경고도 나오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6월13일자)가 커버 스토리로 보도했다.
타임이 인용한 전미부동산중개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현재 미국 주택의 중간값은 20만6천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5%, 5년 전에 비해서는 무려 55%가 급등했다.
주택 구입자가 필요한 비용 대부분을 차입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입자금 대비 수익률은 더욱 커진다.
예를 들어 5년전 선금 20%를 주고 15만달러였던 집을 산 경우 이 집의 가격이 55% 올랐다면 투입자금 3만달러로 올린 수익은 8만2천500달러로 수익률은 무려 275%에 달한다. 주식투자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짭짤한 수입이다.
특히 잘나가는 시장의 집값 상승률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로스앤젤레스의 단독주택 가격은 지난 5년간 135%나 치솟았고 같은 기간 샌디에이고와 라스베이거스의 단독주택가 상승률은 각각 132%와 117%에 달한다. 마이애미와 워싱턴의 집값도 5년간 100% 이상이 올랐다.
부동산 가격이 이처럼 급등하다보니 한국의 `떴다방’ 영업과 같은 초단타 매매와 착공조차 하지 않은 주택 매매 등 미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거래형태도 등장하고 있다.
플로리다주 남부의 부동산 투자자 맥스 카이저씨는 지난해 42만5천달러에 매입 계약한 마이애미 지역의 침실 두개짜리 고급 아파트를 즉석에서 52만5천달러에 되팔고 차익 10만달러를 챙겼다.
라스베이거스의 부동산업자 브루스 하이어트씨는 오는 2007년 또는 2008년 완공예정이며 올 가을에야 착공하는 아파트 매매계약을 14건이나 성사시켰다.
`열풍’의 정도를 지나 `광풍’에 가까워진 부동산 열기에 대해 일부 경제학자들은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경제분석기관인 UCLA 앤더슨 포어캐스트의 에드워드 리머 소장은 일부 해안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터지기 직전의 거품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의 경우 지난 3년간 가격이 두배 이상으로 올랐으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기본요소들이 결여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미부동산중개업협회의 데이비드 레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부동산시장을 버블기의 코스닥 시장과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식은 종잇조각에 불과하고 재빨리 사고 팔 수 있지만 부동산 시장은 실체가 있고 안전하다고 말했다.
옆집의 주택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서 내 집 값도 같이 떨어질 것이라고 할 수는 없고 내 집을 반드시 팔아야 한다는 법도 없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IBM 주가가 폭락했을 때와 같은 반응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타임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주식시장에서는 1%의 투자자가 시가총액의 33.5%를 통제하는 반면 주택시장에서는 상위 1% 투자자가 시가총액의 13%를 통제하는 데 불과해 주택가격의 급락사태가 가져올 여파는 주식에 비해 훨씬 광범위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선금을 내지 않고 이자만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차입해 주택을 구입하는 투자자들의 경우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경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원리금 부담 때문에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타임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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