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에인절스와 사이닝보너스 400만달러에 계약한 위버는 지난해 드래프트 최대어로 꼽혔었다.
제로드 위버-에인절스 극적 계약
LA 에인절스가 거의 1년동안에 걸친 장기 신경전 끝에 수퍼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산하 선수로부터 ‘항복’을 받아냈다. 보라스군단 소속으로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에인절스에 1라운드 12번째로 지명됐던 우완투수 제로드 위버(22)는 계약협상 결렬과 드래프트 재진입 데드라인을 눈앞에 둔 30일 밤 에인절스가 제시한 오퍼내용(계약금 400만달러)을 군말없이 받아들이는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에인절스 식구가 됐다. 이로써 에인절스는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고서도 ‘보라스 군단’이라는 사실 때문에 1라운드 12번째로 밀린 위버를 염가(?)에 확보하는 알찬 수확을 올렸다. 반면 선수몸값협상에 관한 한 ‘양보는 없다’는 철칙으로 유명했던 보라스의 아성은 이번 위버의 사인으로 흠집이 생기게 됐다.
현 LA 다저스 선발투수 제프 위버의 친동생이기도 한 제로드 위버는 지난해 6월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단연 최고의 스타였다. 롱비치 스테이트대 에이스로 지난해 시즌 15승1패, 방어율 1.62, 144이닝동안 탈삼진 213개에 포볼 21개라는 눈부신 성적은 과거 USC 에이스였던 마크 프라이어(현 시카고 컵스)에 버금가는 대학야구 역대 최고투수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 하지만 정작 드래프트가 시작되고 지명권을 행사한 첫 11팀은 위버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위버의 재능은 탐나지만 그의 뒤에 서있는 보라스라는 존재를 의식해 모두 발을 뺀 것. 보라스의 엄청난 요구조건을 감안할 때 지명해봐야 계약이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모두들 위버를 피해가기 바빴다. 결국 대학야구 최고 대어는 12번째 지명권을 쥐고 있던 에인절스 품에 떨어졌고 에인절스는 보라스의 악명에도 불구, 일단 그를 지명한 뒤 협상에 들어가는 도박을 감행했다.
물론 다음은 예상대로였다. 보라스는 역대 최고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면 계약금만 1,000만달러선 패키지를 요구했고 에인절스는 400만달러 선을 제시, 양측의 격차는 아예 협상을 시작하기도 힘들만큼 멀리 떨어져있었다. 하지만 에인절스는 “사인할 의사도 없이 지명했다”는 보라스의 공세에도 불구, ‘싫으면 그만둬라’는 식으로 꿈쩍도 않는 강경책 일변도로 나섰고 보라스는 그답지 않게 지난 3월 요구액을 800만달러로 낮춘 뒤 지난주에는 이를 600만달러로 재차 내리는 등 다급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 에인절스는 5년간 525만달러의 메이저리그 계약, 또는 400만달러 마이너리그 계약 가운데 택일하라는 최후오퍼를 변함없이 고수했고 결국은 계약협상 종료 데드라인인 30일 밤 9시(LA시간) 직전 보라스와 위버의 ‘무조건 항복’을 받아냈다. 이 시간까지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에인절스는 위버를 놓치게 되고 위버는 올해 드래프트에 다시 나서게 된다. 하지만 남가주 출신의 위버는 가족이 있고 형도 빅리그 선수로 뛰는 홈타운에서 형과 함께 선수생활을 할 기회를 놓치기 싫었기에 버틸 때까지 버티다가 결국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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