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1번 김홍익 후보가 코리에나 마켓 앞에서 한인들에게 공약이 적힌 전단지를 나누어 주고 지지를 호소하고있다.
선거일 다가올수록 허리 숙이는 일 익숙
24일 새벽 5시30분, 아직 밖은 미명조차 없는 어둠이지만 기호 1번 김홍익 후보는 지친 몸을 다그치며 이불을 털고 일어났다.
선거가 막바지를 향해 치달릴 수록 잠자는 시간은 줄어들고 자동차의 마일리지는 갈수록 늘어난다.
원체 아침잠이 없다는 그 이지만 요즘 같아선 몸이 천근 만근이다.
샤워를 하며 몸과 마음을 정리하고 재충전을 위한 새로운 활기를 집어넣는다.
김 후보는 잠시 소파에 앉아 커피를 한잔을 마시고 휴식을 취한 후 6시30분경 송이웅 이사 등 참모진들에게 전화를 걸어 하루 일정을 확인했다.
바삐 양복을 차려입고 밖으로 나가려는 찰나, 부인 김경옥씨가 등뒤에서 그를 부른다. 여타 행사에 나서지 않는 김 후보의 부인이지만 넥타인의 색깔이 양복과 맞지 않는 다며 다른 넥타이로 바꿔 매어준다.
김 후보는 행사 외에는 안 입던 양복을 요즘 선거하느라고 원 없이 입고 다닌다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샌프란시스코 트윈 피크인근에 위치한 집을 나서서 참모들과 만나기로 한 게어리 스트릿의 선거 사무실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7시30분이 조금 지난 시간이다.
그곳에는 김신호 부회장 후보와 이미영씨 등 봉사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침 회의를 통해 12시30분까지 샌프란시스코 한인 비즈니스를 돌며 홍보를 펼치고 그 이후부터는 오클랜드와 저녁에는 노우스 베이 등을 차례로 돌기로 의견을 모은 후 햄버거로 대충 아침 식사를 때우고 사무실 문을 힘차게 열어 젖혔다.
그는 게어리 일대와 제팬 타운의 한인 업소를 방문해 인사를 나누고 ‘기호1번’을 찍어달라고 허리 숙여 인사한다.
김 후보는 처음 선거운동에 나설 때만해도 굽실거리는 것 같아 허리 숙여 인사하는 것이 어색하고 악수도 한 손으로 했지만 선거일이 점점 다가오면서 두 손으로 한인 유권자를 덥석 잡고 허리도 저절로 90도 이상 내려가더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단 한 명의 한인들도 그냥 스쳐 보내지 않기 위해 전후좌우를 꼼꼼히 살피다 보니 혼자 있을 때도 두리번거리는 새로운 ‘직업병 아닌 직업병’이 생겨났다고 우스개 소리를 했다.
유권자들을 만나며 지지를 호소하는 동안 시간은 어느새 12시를 훌쩍 넘어서고 있었다.
그는 S반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있는 북가주재향군인회를 찾아 한 표를 부탁했다.
이어 오늘 정해진 스케줄을 다 소화해 내려면 지금 오클랜드로 가야한다는 참모들의 말에 따라 자칭 ‘에어포스 원’이라고 부르는 7인승 밴에 몸을 실었다.
김 후보는 베이 브릿지를 건너가는 도중에도 송이웅, 이미영 전동국 등 이사 후보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오클랜드 14가 선거 사무실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을 재확인했다.
사무실에 당도한 시각이 1시 20분, 준비된 김밥으로 이사들과 대충 허기진 배를 달래는 김 후보는 김밥을 먹는 다기보다는 입에 털어 넣는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제대로 씹지도 않고 삼키고 있었다.
그는 수면시간과 먹는 시간외에도 줄일 수 있는 시간은 최대한 줄여 한 명의 유권자라도 더 만나려고 한다면서 엉덩이를 사무실 의자에 붙인 지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다음 가두 캠페인 장소인 코리아나 플라자로 향했다.
장을 보러 온 한인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고, 공약이 적힌 전단지를 나누어주고, 또 그 주위의 상가와 식당, 은혜병원 등을 찾아서 한인들에게 다시 한번 지지를 호소한 후, 유진 식품으로 발길을 돌릴 시간은 4시30분. 그 곳에서도 ‘기호 1번’을 외치는 그의 목소리는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었다.
선거운동 하느라 허리띠의 구멍 하나가 줄었다는 김 후보는 몸과 마음이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살은 빠지고, 입술도 부르트고, 잠은 늘 부족해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 중 10분 20분씩 짬을 내서 ‘조각 잠’을 자면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하면서도 다이어트에는 선거운동이 최고라고 말하는 여유를 보여줬다.
7시 사무실 맞은편에 위치한 식당에서 주문해 놓은 부대찌개를 먹으며 한숨을 고른 김 후보는 요즘 가정에서 ‘0점 아빠’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자주 같이 놀아줬는데 이제는 왜 안 놀아 주냐고 아이들이 볼 멘 소리를 한다며 이점이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속사정을 털어놓았다.
식사를 마치자마자 김 후보는 몇 일 전부터 계획해 놓았던 산라파엘 노바토 등 노스베이 5개 도시를 돌며 지지자 주선모임에 참석하고 한인 업소들도 방문하기 위해 떠날 채비를 했다.
오늘도 자정은 넘어야 집에 들어갈 것 같다고 말하는 김 후보는 각 지역 한인들을 만나서 문제점이 무엇인지 한인회로부터 원하는 점은 무엇인지 후보자로서 그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싶다며 열린 밴 안으로 몸을 실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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