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전당대회서 “어릴 때 소련군 탱크 봤다”
오스트리아 역사학자들 “소련군 철수후 태어나”
‘터미네이터’ 스타 기질로, 또 웅변을 곁들인 쇼맨십으로 캘리포니아주민들을 휘어잡고 지난달 31일에는 부시지지 연설로 주변을 열광하게 하면서 전국적 상승세를 탄 아놀드 슈워제네거(사진)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무식한 오스트리아 역사 왜곡’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오스트리아에서 1947년 출생, 1968년 미국으로 이주, 근육질 스타를 거쳐 지난해 캘리포니아 주지사로까지 등극한 그는 조국 오스트리아에서도 최고 영웅으로 대접을 받고 있다.
그런 그가 오스트리아 역사 학자들의 “자기 나라 역사까지 거짓으로 왜곡시키는가?”라는 비아냥거림을 받고 있다. 또 정치인들도 “조국 이미지를 비하시키고 경멸하는 발언”이라며 불쾌한 심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그가 공화당 전당대회에 부시 지지 연사로 나와 전 미국인의 시선과 귀를 TV 화면에 사로잡으며 했던 ‘애국적’(?) 연설 내용.
당시 슈워제네거는 2차 세계대전 중 오스트리아의 일부가 소련에 강점 당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나는 어렸을 때 고향의 거리를 질주하던 소련군들의 탱크와 공산당원의 설침을 내 두 눈으로 똑바로 봤다”고 열변을 토했다. 그는 또 자신이 1968년 오스트리아를 떠나올 때만해도 조국은 소련이 철수했는데도 ‘내가 싫어하는’ 사회주의 국가였다고 말했다.
그에 대해 오스트리아 역사 학자들은 “그는 전후 역사를 알기나 하는 건가? 아니면 미국인들의 인기를 얻어내기 위해 소설을 쓴 것인가?”라고 조롱하고 있다.
특히 슈워제네거의 고향인 남동쪽 지역 역사 전문가인 스테판 카메르는 3일 비엔나 일간지 쿠리에르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어린 시절 고향 스티리아에서 소련군 탱크를 봤다는 것은 완전 허구”라고 말했다. 그와 다른 전문가들에 따르며 소련군들은 세계대전이 끝나기 2개월 전인 1945년 7월에 이미 스티리아에서 완전 철수했다.
따라서 그로부터도 무려 2년 후에나 출생한 슈워제네거가 어린 시절 거리에서 소련 탱크를 봤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역사 왜곡이라는 것.
또 이들은 슈워제네거가 1955년 소련이 철수한 이후 사회주의 국가가 되었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오스트리아는 1945년부터 그가 떠난 이후까지도 보수 인민당과 사회민주당이 연립 정부를 구성해서 끌어나갔다며 오류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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