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동산
▶ 집파는 이유 알면 흥정 쉬워진다
주택 시장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럴 때는 집을 사는 사람보다는 파는 사람의 목소리가 높은 편이다. 이와 달리 일부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셀러의 시장’을 벗어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택 시장이 ‘셀러의 시장’이 아니라는 사실이 곧 바이어의 입장을 무조건 편하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바이어가 집을 살 때 유념해야 할 사항을 알아본다.
▲집주인이 집을 파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집을 팔기 위해 내놓은 집주인이 집을 팔려는 실제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집주인이 필요한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켜줌으로써 거래를 훨씬 신속하고 유리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집주인이 이혼 때문에 집을 팔 경우라면 집을 판돈을 부부가 나눠 갖기 위해 몽땅 현금으로 받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나 은퇴를 하기 때문에 집을 파는 경우라면 집주인은 어쩌면 집 값을 전액 현금으로 받지 않고 일부는 ‘셀러 파이낸싱’(seller financing)으로 해서 월수입을 원할지 모른다. 만약 집이 차압절차에 들어가 있는 경우라면 집을 사려는 사람은 평상시보다 구매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시켜야 한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에서는 집주인이 집을 팔려는 진짜 이유를 부동산 중개인이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놀라울 정도로 많다. 심지어 어떤 중개인은 집주인이 집을 팔려는 진짜 이유를 물어보는 바이어에게 그런 것은 바이어가 상관할 문제가 아니다는 식으로 답변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럴 때는 중개인을 당장 바꾸는 것이 좋다. 진짜 프로페셔널이라면 집을 팔려는 집주인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정확히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집주인이 집을 샀던 가격을 알아본다:
현재 집주인이 집을 샀던 가격은 공공에게 개방되는 정보이기 때문에 부동산 중개인에게 부탁하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격을 알아보는 것은 실제 부동산 거래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출발점이다.
집주인의 에퀴티가 많으면 그만큼 협상의 여지가 많기 마련이다. 현 집주인이 집 값이 밑바닥을 쳤을 때 집을 샀고 그 후 집 값이 아주 가파른 곡선을 그리며 단기간에 대폭 오른 경우라면 집 값을 깎기가 그만큼 쉬울 것이다. 에퀴티의 규모가 같다고 해도 장기간에 걸쳐 쌓인 것이고 그만큼 집주인이 이자 지출이 많았다면 얘기가 다를 수도 있다.
▲사려는 집 근처에 문제점이 있는지 알아본다:
리스팅 중개인은 매물로 나와 있는 집에 대한 모든 질문에 답변을 줄 수 있는 프로페셔널이다. 바이어의 에이전트를 통하거나 바이어의 중개인이 없는 경우에는 직접 리스팅 중개인에게 사려는 집을 중심으로 한 이웃에 있는 모든 문제점과 잠재적 문제점에 대해 확인해야 한다.
리스팅 중개인은 이 모든 질문에 대해 답을 갖고 있지 않을 경우 집주인으로부터 답을 가져올 수 있다.이 때는 예를 들면 매물 근처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가?와 같이 ‘주관식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같은 질문은 리스팅 중개인과 집주인 사이에 보다 책임 있는 대화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칭 ‘미건법’(Megan’s Law)에 따른 성 추행범의 존재 여부는 바이어가 직접 확인해야 한다. ‘미건법’의 정보 공개는 집주인이나 중개인의 책임 사항이 아니며 바이어가 관할 경찰서에 문의해 알아내야 한다. 경찰서를 방문한다면 매물이 나와 있는 지역의 범죄율 같은 것도 알아볼 수 있다.
▲집주인이 집에 대해 가졌던 문제점의 종류와 수리 방법을 알아본다:
그러나 집주인이 집을 매물로 내놓기 전에 있던 결점 가운데 집주인이 보수공사를 통해 해소한 결점에 대해서는 집주인이 문서 또는 구두로 바이어에게 가르쳐줄 의무가 없다. 그렇지만 바이어로서는 이처럼 교정된 문제라 해도 그 같은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당황해할 만한 문제가
있다.
집 주위를 둘러싼 언덕이 무너져 내렸던 사실이 있었다거나 지반에 문제가 있었다거나 하는 등 특히 자연환경과 직접 관계가 있는 사항 가운데 이 같은 문제가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집 근처에 있는 공립학교가 좋아지고 있는지 나빠지고 있는지 알아본다:
이 질문도 ‘주관식 질문’으로 제기해 집주인과 중개인 사이에 책임 있는 대화가 오가도록 유도할 수 있는예이다.
보통 바이어들은 매물 근처에 있는 학교가 각종 표준화 검사에서 얻었던 점수들을 다른 학교와 비교함으로써 학교의 발전 또는 퇴보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려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비교도 물론 타당하지만 집주인이 자신의 자녀를 매물 근처에 있는 공립학교에 실제로 보내는 지를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바이어가 자녀가 없거나 자녀가 이미 성장해 학교에 다니지 않는 경우라 해도 매물 근처에 있는 공립학교의 발전상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학군이 좋은 지역일수록 부동산 시세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집주인이 집에 대해 가장 좋아하는 점과 가장 싫어하는 점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많은 중개인들은 최종적으로 바이어와 집주인이 매물을 거래하기로 합의하고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까지는 바이어와 집주인이 직접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바이어로서는 집주인을 직접 만나봄으로써 잃을 것은 없고 얻을 것은 생길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집주인도 바이어를 만나길 원할 수도 있다.
따라서 바이어로서는 중개인에게 집주인과의 면담을 주선하도록 요청해 볼 만하다. 이 때 집주인이 이 같은 면담에 응하는 것을 꺼린다면 매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단 집주인과 만나게 될 경우라 해도 실제로 바이어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그 자리에서 물어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같은 면담이 주선될 경우에는 바이어가 알고 싶은 사항을 차례로 메모해 우선 순위를 정해서 중요한 것부터 물어보는 것이 현명하다.
이 때 집주인에게 매물로 내놓은 집에서 살면서 무엇이 가장 좋았으며 무엇이 가장 싫었는지를 물어볼 수 있다. 이 질문은 집주인이 실제로 집을 파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확인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같은 대화를 통해 집주인이 직장을 바꾼다거나 전근을 가게 됐기 때문에 집을 처분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매물을 살 것인가 여부를 결정하는 일이 훨씬 쉬울 것이다.
<연창흠 기자> chye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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