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발표에 대해 뉴욕 한인들은 찬성과 반대가 팽팽한 양분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본보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뉴욕한인 50명(남 37명, 여 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 조사(질문 참조)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중 52%에 해당하는 26명이 노 대통령의 ‘재신임’ 발표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표명했으며 나머지 48%(24명)는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한인들은 대부분 너무 성급했다, 황당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며 극단적으로 대통령의 생각이 정상을 벗어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한인도 있었다. 또한 대통령이 얼마나 괴로웠으면 재신임까지 생각했겠느냐며 노 대통령에 대한 동정심을 표명하는 한인도 있었다.
한 한인은 한국은 지금 침체된 경제부터 살리는 것이 급선무인데 어떻게 대통령이 국민세금을 낭비하는 재신임 투표를 제시할 수 있느냐며 기껏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뽑아줬는데 이제 와서 재신임을 한다면 지난해 선거는 장난한 것이란 의미냐며 개탄했다.
반면 재신임 발표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보인 응답자들은 신선하다, 멋지다는 표현을 많이 사용했으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의 정치계를 재정리하고 물갈이를 해야된다라고 대답한 한인도 있었다.
한 응답자는 어차피 한국의 분위기상 노무현 대통령은 야당이나 언론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새롭게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야 된다며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져 국민들과 함께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조사 응답자 중 노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고있음에도 대통령의 재신임 발표는 긍정적으로 본 한인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들 중 일부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이나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의 결단력은 높게 평가해주고 싶다고 말했으나 일부는 재신임 발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그만큼 빨리
노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는 길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지원 기자>
■본보 전화여론조사 노대통령 재신임 발표 어떻게 보나?
재신임을 묻는 적합한 시기와 관련, ‘가급적 빨리’ 단행해야 된다는 대답이 24명(48%)으로 가장 많았고 ‘내년 4월 총선전’(26%), ‘총선후’(12%)와 ‘적당한 시가’(12%)가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 중에는 미국의 주민 발의안 처럼 총선 때 표결에 부치자라고 대답한 한인도 있었다.
방법에 있어서는 ▲국민투표가 압도적인 84%(42명)을 차지했으며 ▲인터넷 투표 등 기타방법이 10% ▲국회 표결이 6%를 차지했다. 그러나 ‘여론조사’를 재신임 방법으로 택한 응답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의 대통령직 수행능력에 대해서는 ‘그저 그렇다’가 42%(21)로 가장 높았으며 ‘잘 못해왔다’(20%), ‘잘 해왔다’(16%)가 그 뒤를 이었다.
■여론조사 질문 내용
1.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묻겠다’에 대한 첫 소감은?
2. 재신임 묻는 것이 잘한 결정인가, 아니면 잘못한 결정인가?
3.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이유는? 잘못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이유는?
4. 재신임을 묻는 시기는?
a. 가급적 빨리
b. 내년 4월 총선전
c. 총선후
d. 적당한 시기
5. 재신임 묻는 방법은?
a. 국민투표
b. 여론조사
c. 국회표결
d. 기타방법
6. 지금까지 대통령직 수행능력을 평가한다면?
a. 아주 잘못해왔다
b. 잘못해왔다
c. 그저 그렇다
d. 아주 잘해왔다
e. 잘해왔다.
■ ‘노대통령 재신임 발표’ 관련 뉴욕한인 반응
▶김영식(목사·대뉴욕지구한인교회협의회 회장): 새롭게 잘 해보자는 의미로 받아들이지만 국민적 혼란이 올 것 같다. 한반도는 남한과 북한이 아직도 대치하는 상황에 있다. 남한은 반공사상이 너무 해이해 진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재신임을 묻는 것은 나라가 잘못될까 걱정과 염려가 앞선다. 재신임을 묻더라도 경제적 정치적 혼란이 오지 않기를 바
란다. 국정 공백기간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대통령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대통령은 국정을 해나가기 힘들다. 재신임을 통해 한국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기 바란다. 재신임을 한다면 총선 전에 해야 한다.
▶이은정(뉴욕가정상담소 홍보담당자); 노무현 대통령은 과거 정권과 달리 국민에 의해 만들어진 정권이다. 도덕성 문제가 실추되면서 다시한번 국민에게 물어보겠다는 결정은 결단력있다고 본다. 역시 국민을 위해 만들어진 정부라 국민에게 묻는다는 것이 지난 정권과 차이가 있다. 노 정권이 이 재신임을 통해 실추된 도덕성 위기를 극복하고 또 노 정권을 지지하
는, 특히 정치권을 포함한 기반이 단단히 다져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아침에 뉴스를 접하고 단호한 결정이라 충격을 받았지만 국민의 참여를 바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결정을 한국의 정치인 및 국민 그리고 뉴욕한인들도 순수하게 받아드렸으면 좋겠다.
▶박준구(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뉴욕협의회장); 오늘 아침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너무 갑작스럽게 접한 소식이라 어떻게 받아들여야될 지 모르겠다. 아마도 노무현 대통령께서 지지율 하락으로 국정운영에 어려움이 생기자 상당한 정치 실험을 선택한 것 같다. 대통령의 결정이 잘했느냐 못했느냐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만약 재신임을 묻게될 경우, 내년 4월 총선전에 국민투표 방법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은 노 대통령이 지금까지 대통령직을 잘 수행해 왔다고 생각한다. 개혁이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이번 재신임 문제는 역사적으로 미래 한국 정치 발전에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된다.
▶하용화 (뉴욕한인보험재정협회 회장); 한마디로 황당하다. 결론적으로 어느 방식으로든 재신임을 하면 안된다. 대통령이란 국민이 민주주의 원칙에 의해 믿고 일을 맡긴 것이다. 대통령이 소신껏 정책을 밀고 나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재신임을 묻겠다는 결정은 잘못된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 수행은 솔직히 잘잘못을 잘 모르겠다. 노무현 대통령은 현재 좋은 길로 가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그 결과에 대한 판단은 지금 당장이 아닌 역사가 할 일이다. 다만 현재 한국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재신임을 묻는 것은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이정강(미동부한국문인협회 회장); 노대통령이 재신임을 묻겠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혼란스런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본다.
더욱이 한반도가 남북으로 대치된 가운데 한국 젊은이들이 좌경화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불신임은 국정혼란만 가져올 뿐이다. 지금은 국민과 정부가 하나돼 경제난국을 타개하고 혼란을 수습할 때라고 본다. 취임후 공약한 개혁정책을 제대로 펴보지도 못했는데 대통령 재 신임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배시영(한미민주연합회장); 오늘 아침 신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러나 한국에 최근 다녀와서 보고 느낀 것을 감안할 때 노 대통령이 왜 그렇게 해야만 했는지 이해할 것 같다. 해외동포의 한 명인 내가 이번 한국을 방문했을 때 느낀 점은 지금 한국은 정치, 경제, 사상적으로 모든 것이 너무나 꼬여 있으며 도대체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권의 사상정치 때문에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도 더 이상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못하겠다고 해외로 나가고, 또는 나가려고 하고 있다. 사회는 불신과 불안이 팽배해 있어 노 대통령으로서도 더 솟아날 구멍이 없어 빨리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 같다.
▶최윤희(뉴욕한인학부모협의회 공동회장); `국민에게 재신임을 묻겠다’는 노 대통령의 발표를 듣고 왠지 측은한 생각마저 들었다. 아마도 그동안 대통령은 국민들이 느끼는 것 이상으로 힘든 시간을 지내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대통령직을 수행한지 불과 8개월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한인단체를 맡아본 내 개인의 경험을 미뤄볼 때 어떤 대표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적응기간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특히 정치적 배경도 충분히 않은 인물임을 감안할 때 나름대로 잘해보고자 노력 중인데 얼마나 맘 고생이 심했으면 이런 중대결정까지 내렸을까 동정심 마저 인다. 자칫 국민들이 혼란스러워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앞선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과감한 결정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박종각(대 뉴욕지역 한국전 참전 전우회 회장);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너무 성급한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대통령직을 놓고 재신임을 묻겠다는 것은 통치자로서 너무 경솔한 판단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하지만 국민의 불신을 인식, 측근의 비리를 비호하지 않고 이제라도 국민 앞에 신임을 묻겠다는 것은 바람직한 결정이라 생각한
다. 국가가 정치, 외교,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재신임을 묻는다는 것이 국익을 위해 그다지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치성이 배제된 환골탈태하겠다는 순수한 의미의 재신임이라면 난국타개를 위한 적절한 결정이라고 본다.
▶이연주(새정치여성연대 뉴욕지부 회장, 베스트웨딩 대표); 현재 한국이 정치상황이 혼란스럽고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시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을 물어 혼란을 가중케 하는 것은 성급한 처사가 아니었나 싶다. 노 대통령이 재신임을 물은 것은 아마 대통령 직무수행 능력에 대해 반론을 제시하는 국민이 늘고 언론이 시끄럽기 때문에 자신을 방어하는 차원에서 미리 조치를 취한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도 든다.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대통령인 만큼 나라가 더 혼란스러워지기 전에 재신임에 대한 국민투표를 치르고 정치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옳은 길인 것 같다.
<특별 취재반- 김명욱, 이민수, 신용일, 김진혜, 정지원, 김주찬, 이정은, 이진수, 김휘경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