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2년마다 이맘때 쯤이면 한인사회에 한바탕 회오리 바람이 몰아치곤 한다. 평통위원 선정과 관련된 바람이다.
올해는 노무현 대통령의 방문으로 인해 물속에 잠겨 있기는 하지만 이곳에도 조만간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일어난 난리는 평통위원 선정에 따른 것이 아니라 단지 위원 후보를 선정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평화통일 자문회의’라는 명칭은 80년대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박정희 정권때 통일주체 국민회의 성격을 띤 ‘평화통일 자문회의’는 초기에는 한국에서도 대우를 받았다지만 지금은 그런 것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러나 유독 동포사회에서만은 평통위원이 되지 못해 안달인 사람들이 많아 항상 문제가 되고 있다.
한인들이 많은 로스앤젤레스는 물론이고 평통협의회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샌프란시스코 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평통위원 선정 시기가 되면 영사관은 물론 본국의 정치인들에게까지 선이 닿는 곳이면 로비가 판을 친다. 또 투서와 고자질로 한인사회가 멍든다.
’해외 평화통일 자문회의’의 존재이유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한 정부의 통일정책을 배워 이를 주류사회등 외국인들에게 홍보하는 역할이 주임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같은 역할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 한 평통위원은 ‘왜 평통에 나가느냐’는 질문에 "다른 단체장을 맡고 있는데 평통에 참여해야 모금도 잘된다"고 답했다고 한다.
평통이 한인사회에서 행세를 하려면 필수가 되어버린 것이다.
또한 대부분 평통위원들이 주류사회와의 교류가 그리 많지도 않고 그나마 교류가 있는 2세들은 인선이 되더라도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출석을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동포사회에서는 평통이라는 단체에 대해 관심도 없다. 또 대다수는 한인사회에서 물의만 일으키는 평통이라면 없어지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그러나 평통 관계자들은 평통이 헌법이 정한 기관이기 때문에 존속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대한민국 헌법 90조에서 94조까지를 보면 대통령 자문기구가 4개 있다.
헌법은 이들 4개 기구중 국가안전보장회의만을 ‘둔다’로 명시하고 나머지 ‘국가 과학기술자문회의’ ‘평통 자문회의’ ‘국정원로자문회의’등 3개 기구는 ‘둘수 있다’로 명시하고 있다. 현재 ‘국가과학기술 자문회의’와 ‘국정원로 자문회의’는 없는 상태다.
지난 20여년간 동포사회에서 존재해온 평통을 살펴볼 때 순기능은 거의 없고 역기능 작용만을 했음을 모두가 알고 있다.
인선때마다 투서가 판을 치는 것은 물론이고 현지 공관에서 추천한 회장 후보대신 평통 사무처나 청와대 입김으로 낙하산 인사가 회장이 된 경우는 물론 서로 헐뜯고 싸우고 비방 기자회견을 하는등 한인사회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 또 서로가 패로 나뉘어 흠집내기, 깎아내리기, 고국을 방문해서 비방하기등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병폐를 낳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전 미국을 방문했을 때 평통을 없애겠다고 말했던 것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된후 해외 평통을 없애기 보다는 오히려 규모를 더욱 키워 놓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세계에 수천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대통령의 홍보요원이 되어 떠받드는 것을 마다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국의 정치인들이나 대통령이 방문할 때 마다 "해외에 살고 있는 여러분이 현지에 정착해서 주류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것이 고국을 위하는 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평통이라는 덫으로 외국에 사는 한인들은 영사관 눈치를 보고 본국 정치인들에게 목을 빼고 있다.
지금 미주 각지역에는 한국학교들이 산재해 있지만 예산 적자로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는 것은 물론 큰 규모의 학교들도 자체 학교가 없어 남의 학교를 빌려 이리 저리 옮겨 다녀야 하는 실정이다.
2년마다 평통위원들 수천명을 본국에 초청해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만나게 하기 보다는 한인사회를 짊어지고 나갈 2세들 교육에 그 예산을 사용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일이다.
한인사회에는 한인회가 있다. 또 한인회를 중심으로 단체장 회의도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평통협의회가 할 일을 동포사회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진 단체가 힘을 합해 해나갈 수 있다. 한인사회의 중심은 한인회가 되어야 한다. 한인회장은 동포들이 만든다. 평통위원처럼 본국에서 지명을 하는 것이 아니다.
한인회나 다른 단체들이 하는 일에는 참여하지 않고 비난만 하는 사람들도 평통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종종있다. 이런 사람들이 과연 평통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단체장을 맡는 사람들도 평통위원이 되기 위해서라는 시선을 받고 있다.
평통이라는 단체가 동포사회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평통위원들 외에는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순기능을 할 수 있는 평통을 만들 수 없을 바에야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는 말이다.
노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 지역을 방문중이다. 이기회에 제안하고 싶다. 한인사회를 발전시켜 줄 수 없을 바에야 분열은 시키지 말아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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