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에 울린 포성이 워싱턴 한인사회를 위축시키고 있다.
미국의 미사일 공격과 공습이 시작된 19일을 전후해 한인들은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소비를 줄이는 등 전쟁의 경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따라 식당, 식품점, 여행사등 한인업소들의 매출이 현격히 떨어지는 등 타격을 입었다.
20일 애난데일의 한인식당가는 눈에 띄게 한산해졌다. 평소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비던 한 식당은 절반 가까운 좌석이 비어있을 정도로 손님이 줄었다.
한 웨이트리스는 “9.11 테러때도 이렇지는 않았다"며“손님들이 저녁이면 집에서 TV를 시청하느라 외출을 기피하는 것같다"고 말했다.
동양식품점들을 찾는 쇼핑객들도 부쩍 줄었다. 개전 전 물, 개스 버너등 비상용품을 찾는 쇼핑객들이 몰리기도 했으나 막상 개전 후에는 뜸한 편이다.
19일 버지니아의 한 식품점은 평소보다 20% 가까운 매출 감소를 보였다. 전쟁에 따른 불안감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한 식품점 간부는“요즘은 전시경제체제나 마찬가지"라며“전쟁이란 어수선한 분위기에 경기악화, D.C. 한인업소들의 불황, 식당등 대량 구매처들의 매출부진이 겹쳐 4중고를 겪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부문은 여행업.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최근 1-2주간 한인여행사마다 예약 취소나 연기를 알리는 전화가 불이 났다.
워싱턴 샤프여행사의 윤석규 매니저는“사실 미국만큼 안전한 지역이 없는데도 전쟁의 추이를 지켜본 뒤 여행을 하겠다는 전화가 많다"며 “9.11 테러 이후 고생하다 숨을 좀 돌리는가 싶더니 전쟁이란 악재가 터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반적인 여행객 감소 추세속에 한국행 나들이객들의 발길은 여전히 분주한 편이다. 대한항공 워싱턴 지점 조안 김 판매과장은“다행히 큰 영향은 없다"며 항공편도 정상운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쟁의 여파는 D.C. 한인업소들에도 적색 비상등을 켜게 했다.
D.C.가 전시체제로 돌입함에 따라 그로서리, 델리, 캐리아웃, 레스토랑등 한인 운영 업소들은 썰렁한 봄을 맞고 있다. 삼엄한 보안조치에 언제 테러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D.C. 주민과 출퇴근자들의 외출을 가로막고 지갑을 꽁꽁 묶어놓았다.
관광객들을 상대로 의류와 기념품을 파는 벤더상들은 최악의 상황을 만났다. 해마다 4월이면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왔으나 올 봄은 거리가 한산할 정도로 인파가 격감했다.
한인벤더상협회의 정일환 회장은“예년보다 40% 이상 매상이 떨어졌다"며 넋을 놓았다.
전쟁의 격랑은 그러나 한인사회 전체에는 아직 미치지 않은 듯하다. 미용실, 부동산업, 유치원등 많은 한인업소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손님들을 맞고 있으며 한인들의 일상도 비교적 평온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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