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과 15일 UC 버클리에서 열린 ‘제10회 아·태평양 안보협력위원회(CSCAP) 포럼’에는 한성렬 UN주재 북한대사를 비롯한 3명의 대표단과 문하영 외교부 정책심의관을 비롯한 4명의 한국측 대표단이 참가했다.
양측 대표단의 대표를 만나 회담의 성과를 들어봤다.
(한성렬 주 UN 북한대사)
"회담에 참석한 주변국들은 다자회담을 원하지만 우리는 북·미간의 직접대화를 원합니다"
북한측의 대표인 한성렬 주UN 북한대사는 "본국의 훈령대로 할 뿐"이라면서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강조했다.
한 대사는 북핵문제를 남북 당사자들을 포함한 주변국들이 모두 참여하는 다자간 협의를 통해 해결한다는 미국의 입장에 상당히 불만스러워했다. 한 대사는 "우리는 정치적 협상을 원한다"면서 "미국은 북·미회담 자체를 보상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직접대화를 외면하는 미국정부를 못마땅해했다.
그러나 미국과의 대화가 막혀있는 상태에서 대북 폭격론과 같은 강경책이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언론에서 논의되는 것에 답답한 듯한 표정이었다. 한 대사는 "2년간 (북·미간에) 대화를 안해 오해가 많다"면서 "아마도 미국이 이라크문제에 집중하다보니 회담을 원치 않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주UN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를 맡고 있는 한 대사는 UN무대를 넘어 미국과의 창구를 맡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대사는 "UN에서 (미국과의) 외교채널은 가동중"이라는 말로 조심스럽게 외교적 해결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 북한측의 주제발표자로 나섰던 김삼종 북한 평화군축위원회 선임연구원은 "남한과 일본이 미국의 안보우산 아래 놓여있다"면서 따라서 "한반도에서 불안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측은 이번 회의기간중 시종 미국의 대북한 공격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하영 외교부 정책심의관)
"북한측은 이번 회담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이 국제사회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상당히 배웠을 것입니다"
한국측 대표로 참가한 문하영 외교부 정책심의관은 이번 포럼을 통해 "북한의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주어진 것같다"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의 핵개발을 둘러싸고 빚어졌던 한·미공조의 균열상태에서 "한국정부도 다자회담을 지지한다는 발표를 통해 애매한 점이 많이 줄었다"면서 "미국측이 이점을 높이 평가하고 고마워했다"고 말했다.
문 심의관은 이번 포럼중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은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고 공동번영정책을 추구한다"고 주장해 "북한이 우리를 믿고 이해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문 심의관은 특히 "핵문제로 남한의 경제가 악화되면 국민여론이 나빠져 남북경협을 못하게 된다고 북한을 설득했다"면서 "다자회담을 하는 과정에서 북한과 미국이 양자회담을 할 수도 있다"고 북한과 미국의 체면을 동시에 살려주는 제안을 해서 주목을 끌었다.
한편 이번 회의중 북한측은 미국언론에 보도된 영변 핵시설을 포함한 대북 폭격설을 상당히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측 대표들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대안은 없다"는 말로 핵위기 해결을 위한 무력사용의 가능성을 일축해 북한을 달랜 것으로 전해졌다.
<한범종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