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국일보와 뉴욕타임스가 실시하는 ‘전문기자 교환 프로그램’ 1기생으로 뉴욕타임스 맨하탄 본부에서 연수받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가 ‘사후 검토’(Post-Mortems) 보고서였다.
이 보고서는 그날 발행된 신문을 편집국에서 정밀 검토, 잘된 문장 잘못된 표현 등을 지적하는 것으로 편집국 직원을 위한 내부 배포용이다.
보고서는 오타에서부터 오보까지 기사내용은 물론 문맥의 매끄러움, 기사 제목과 부제, 사진에서부터 그래픽까지 당일 신문에 게재된 모든 내용을 평가한다. 최종적으로 만들어지는 보고서 분량은 매일 책 한권 두께에 달한다.
신문사는 또 항상 시간에 쫓기는 기자들을 위해 매일 제작되는 보고서 중 가장 중요한 내용을 간추려 매주 요약본을 만들어 배포한다. 이 요약본의 분량은 일일 보고서의 2배 정도가 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뉴욕타임스에 매일 이렇게 많은 실수가 있는지 상상도 못했다"는 질문 아닌 질문에 당시 뉴욕타임스 부사장이 ‘USA 투데이’, ‘월스트릿저널’ 등과의 치열한 발행부수 경쟁을 설명하며 "사후 검토 보고서는 우리가 매일 더욱 좋은 신문을 만들겠다는 회사와 편집국의 의지가 담겨있는 증거"라고 자랑스레 말한 기억이 난다.
최근 미주한인사회에서 전개되고 있는 ‘동해 표기 캠페인’에 동참한 매릴랜드주 한인이 매일 261만부를 발행, 뉴욕타임스(약 167만부)를 누르고 미국에서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USA 투데이’로부터 앞으로는 신문에 게재되는 지도에 ‘일본해’와 ‘동해’를 병기하겠다는 편집방침변경 사실을 통보 받았다.
이 신문사는 또 지도 뿐 아니라 기사에서도 ‘일본해’, ‘동해’, ‘한국해’를 병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동해’가 일본해로 둔갑된 역사적 배경을 설명한 뒤 "미국의 최고 신문이라는 당신들의 모토에 따라 독자들에게 가정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을 촉구한 한 독자의 편지를
받은 신문사가 나름대로 조사한 결과 그 정당성을 인정한 것이다.
USA 투데이는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주의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독자들의 의견을 환영한다"며 오히려 이같은 잘못을 지적한 독자에게 감사의 뜻도 전했다.
정중한 편지 한 장으로 수백만명에게 ‘동해’를 바로 알리는 성과를 얻어낸 이번 사안은 정당한 이슈를 갖고 미국사회를 움직이는데 있어 한 사람의 관심과 참여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실감케 한다.
신용일 <취재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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