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스프링스 인근 프리웨이에서 운전자, 승객 등 3명의 목숨을 앗아간 무허가 한인 ‘밴 택시’ 사고는 안전수칙과 불법택시에 대한 불감증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는 점에서 경종이 되고 있다.
경찰은 밴이 갓길에서 후진하다 프리웨이로 진입하던 트럭에 받혔다고 발표했고 당시 밴에 타고 있다 부상을 당한 한인은 차에 이상이 생겨 갓길에 정차했는데 트럭이 들이받았다며 ‘후진론’을 반박해 논란이 되고 있지만, 운전자와 승객 4명중 3명이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은 교통안전 수칙에 얼마나 소홀했던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지난해 연말 연휴기간에 LA카운티 내 윤화 사망자 중 한인이 3할을 차지했으며 안전벨트 미착용이 사건의 주요 원인에 꼽힐 정도다. 간단한 안전수칙조차 제대로 준수하지 않아 아까운 생명을 잃는 일이 언제까지 반복될 것인가. 이제 연말 연휴가 다가온다. 순간의 방심이 소중한 목숨을 앗아가 자신은 물론 가족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이번 참극이 일깨우는 또 다른 교훈은 한인사회에 만연된 무허가 택시영업의 문제점이다. 200여개나 되는 한인 무허가 택시업소는 그 자체가 불법이기도 하지만 교통사고 발생 시 보상이 제대로 되지 않아 승객에 엄청난 피해를 끼칠 수 있다. 게다가 과당경쟁으로 인해 과속, 난폭 운전이 비일비재해 항상 대형사고 위험을 안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시정부의 허가 기준이 까다로워 많은 영세업소가 이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점은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고가 났을 때 피해 승객에 대한 보상을 보장할 수 없으면서도 영업을 계속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다. 자가용으로 등록된 차로 택시 영업을 한 것을 ‘약관 위반’이라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보험사와 재정이 취약한 영세 무면허 택시업소 사이에서 결국 피해자만 억울한 처지에 놓이게 십상이다.
이용객들도 그렇다. 면허 택시보다 비교적 요금이 싸고 한국어로 소통되니 부르기가 편하다지만 무면허인줄 알면서도 이용하는 한인이 적지 않다고 한다. 위험을 안고 달리는 무면허 택시를 굴러가게 하는 데 이처럼 이용객들의 책임도 크다. 무면허 택시를 이용하는 것은 불법업소를 지원하는 것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LA 시내를 달리는 한인택시 400여대 등 3,700여대의 무면허 택시를 시정부가 일일이 단속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업소의 자성과 자발적인 영업중단이 최선이겠지만 기대 난망이다. 불법택시 운행을 정지시키는 데는 이용자들의 각성이 선행돼야 한다. 조금 비싸고 번거롭더라도 면허택시를 부르는 게 무면허 택시의 위험 운전을 막고 교통사고 발생 시 피해보상 문제를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길임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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