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자의 눈
▶ 장래준 <취재부 차장대우>
플러싱에 위치한 유흥주점 관광열차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저녁에는 여느 유흥주점과 똑같지만 낮에는 경로센터로 탈바꿈, 마땅히 갈 데 없고 외로운 노인들에게 여가활동과 친구를 사귀는 장소로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 경로센터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정부 지원 없이 순수하게 한인들의 힘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로센터를 이끄는 임형빈 노인상조회 명예회장은 물론 저녁 영업에 지장을 받으면서도 흔쾌히 장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고영숙 사장, 금전적인 지원은 물론 직접적인 봉사활동까지 적극적인 작은돌 봉사회(회장 이정숙) 등등 일일이 다 열거하지 못할 많은 한인들의 도움으로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다.
이곳에는 하루 평균 150명 정도의 한인 노인들이 매일 찾아와 무료로 점심을 먹고, 각종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자신의 취미와 관심거리에 따라 홀에서 흥겨운 음악에 맞춰 댄스를 배운다. 별도의 룸에서는 영어 강좌, 사회복지 관련 설명회 등이 진행된다.
고영숙 사장은 "처음 경로센터를 시작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노인들의 표정이며 복장이 달라졌다"며 "아무래도 이곳에 와서 다른 노인들과 사귀고 즐기다 보니 기분이 좋아진데다 외모에 신경을 더 쓴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낯선 타국 땅에서 이민생활을 시작한 우리들의 1세 부모들이 경로센터에서 그만큼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건강해졌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외형적인 건강함과는 달리 경로센터는 최근 내부적으로 큰 고비를 겪었다.
지난 7월 시정부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거절당해 위기를 맞았던 것. 지난해 10월15일 경로센터를 시작할 때만해도 올해부터 시정부의 지원을 받을 계획이었던 만큼 운영 계획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심지어 지난달 건물 보수 때문에 일주일간 문을 닫을 때만해도 ‘정부의 지원을 받는 목표가 실패하는 바람에 경로센터가 문을 닫았다’는 루머가 퍼질 정도였다.
하지만 임형빈 회장과 고영숙 사장 등 한인들의 노력으로 경로센터는 여전히 플러싱 한인 노인들의 사랑을 받는 복지 기관으로 문이 활짝 열려 있다. 그러나 계획이 어긋난 만큼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 당장 재원이 딸려 노인들의 다양한 욕구에 맞는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이 어렵고 일손도 부족해 할머니들이 점심 반찬에 사용될 야채를 손수 다듬어야 할 때가 많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경로센터에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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