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과의 대회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사상 처음 월드컵 무대에서 첫 승을 올린 우리 팀은 또 한번 승리해 ‘16강 진출’이라는 짜릿한 감격을 안겨줄 것인가. 아니면 ‘월드컵 첫 승’이라는 의미로 만족해야 할 것인가. 14일 새벽 열리는 포르투갈과의 경기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축구사의 중대한 전환점이 아닐 수 없다.
많은 축구 전문가들은 객관적인 전력을 들어 포르투갈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유럽의 도박사들도 -일부는 이제야 승률을 수정하고 있지만- 우리가 이길 확률은 미미한 것으로 점친다.
그러나 FIFA 랭킹 4위의 포르투갈은 홈팀인 한국을 반드시 꺾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 꿀릴 것은 없다고 본다. 더욱이 우승후보였던 프랑스와 아르헨티나가 연이어 예선탈락하면서 생긴 불길한 예감은 그들을 소리 없이 짓누르고 있을 것 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국민은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어떻게 지켜봐야 할 것인가. 먼저 ‘승리냐 패퇴냐’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볼 것을 제안하고 싶다. 게임에 이기려는 것은 당연한 이치지만 지더라도 아쉬움 이상의 감정에 호소할 필요가 없다.
스포츠는 스포츠일 뿐이다. 목적을 갖고 펼치는 응원전은 선수들에게 이중삼중의 부담감만을 안길 뿐이다. 순간 순간의 감동의 드라마를 차분하게 지켜보면 될 일이다. 이런 마음속에서만이 우리는 더욱 신명난 응원전을 펼칠 수 있다.
우리가 그런 여유를 갖고 응원전을 펼쳐야하는 이유가 있다. 폴란드전과 미국 전에서 보여준 우리 국민들의 자발성과 역동성은 이미 전 세계로 타전돼 세계인의 귀감이 되고 있다. 너 나 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붉은 옷을 챙겨 입고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 경기장을 찾아서도 일사불란함을 잃지 않은 조직적 현란함, 우리의 열정을 한 곳에 담아 불사르는 저력, 경기가 끝나 휴지조각 하나 주워담는 여유와 상대선수들의 세기에 아낌없이 갈채를 보내는 응원문화는 이미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가 되어버렸다.
LA만해도 우리는 한민족의 저력을 과시한 역사의 현장을 지켜보았다. 누구도 부추기지 않았건만 교민들은 대형 TV 앞에 붉은 옷을 찾아 입고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TV 앞에서 펼쳐진 자발적이고 일사불란한 응원은 아마도 TV 출현이래 처음 있는 진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연발생적이고 자발적인 이들의 ‘나라사랑’ 열기는 한민족 힘의 원천이 아니고 무엇이랴. 우리 교민들은 축구장 밖의 선수가 되어 온몸으로 뛰었고 그런 모습은 시시각각 전 세계로 타전됐다. 모든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유명매체에 수천 억을 뿌려도 거두지 못할 민족유산이리라.
우리는 ‘월드컵 승리’에 버금가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이미 과시했다. 상당부분 승리하고 있는 것이다. 포르투갈과의 경기는 바로 이런 분위기 속에서 치러지는 것뿐이다. 우리가 포르투갈을 이겼을 때 우리는 이를 ‘금상첨화’라고 생각하자. 포르투갈에게 졌을 때 우리는 비탄에 잠겨 울분을 토로하기보다 월드컵 기간 중 세계에 알려진 우리민족의 저력을 음미하자.
대한민국의 브랜드는 이미 알려졌고 이제는 진품과 유사품을 가려야 할 정도로 대한민국은 타국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포르투갈과의 경기결과와 관계없이 태극전사들의 축구 사를 다시 써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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