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양봉업자들은 지난해에 다시 캘리포니아주에 미국 최고의 꿀 생산주라는 타이틀을 되찾아줬지만 주 전체에 걸쳐 그 타이틀에서 위안을 느끼는 양봉농가는 거의 없다. 꿀 값이 지난 몇 년보다 올랐지만 양봉업계가 직면한 문제들은 산적해 있다. 수입 꿀부터 해충에 이르기까지 꿀 생산을 줄여서 양봉업자들을 망하게 할 요인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계속되는 가뭄으로 올해는 꿀벌들을 먹일 초목이 크게 줄었다.
연방농무부는 캘리포니아를 제일로 칠지 모르지만 베테런 양봉업자들은 장래가 불확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장밋빛 그림은 그릴 수가 없어요. 실제로 그렇지 않으니까요"라고 말하는 레드 베넷(60)은 전직 NASA 엔지니어. 24년 전에 우주 비행 뒷바라지 일을 접고 대신, 벤추라 카운티에서 땅 가까이 비행하는 벌 뒷바라지를 시작했다. "양봉도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 그걸로 장사를 계속하기는 더 어렵고, 요즘은 거의 앞이 캄캄합니다"라고 덧붙이는 그는 한때 양봉업이 번창하던 벤추라 카운티에 몇 안 남은 양봉업자다.
꿀 생산량은 그 전 해보다 줄었어도 캘리포니아의 양봉업자들은 2001년에 2,800만파운드의 꿀을 수확했다. 이는 미국 전체 생산량의 7분의1에 해당하는 양이자 오랫동안 라이벌이었던 노스다코타를 앞지른 것인데 두 주는 10년이 넘도록 꿀 생산량에 있어 1, 2위를 다투었다.
캘리포니아나 노스다코타와 마찬가지로 꽃이 피어 벌이 꿀을 빨아들일 수 있는 풀, 나무들이 많은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플로리다도 주요 벌꿀 생산지인데 캘리포니아는 지난 9년 중 7년을, 주로 좋은 날씨 덕분에 최고 생산주 자리를 차지해 왔다.
캘리포니아에서 해마다 거의 50만개 가까운 벌집에서 거둬들이는 꿀은 2001년에 1,850만달러어치에 달했는데 꿀 생산이라면 툴레어 카운티가 가장 앞서고 다음이 리버사이드, 킹스, 컨, 머시드 카운티의 순서다.
벌은 캘리포니아주 농업 전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농부들은 아몬드부터 호박에 이르기까지 각종 작물의 생산량과 품질을 높이고자 벌집을 빌려다 벌들로 하여금 꽃가루를 나르게 한다.
사실 양봉업이 직면한 도전과 변화는 농업 전반에 걸친 것이다. 현재 양봉을 전문으로 하는 업자는 350명 정도로 돌림병, 가격 폭락, 기타 요인으로 인해 그만두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지난 10년 사이에 25%나 감소한 숫자다.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추세다. 국내 전체 꿀 생산량도 지난 10년 동안 20%가 감소했다.
수입 꿀에 대한 관세부과 결정에 힘입어 최근 꿀 값이 오르긴 했지만 많은 국내 양봉업자들은 아직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 급급하는 정도다. 콜로라도에서 3대째 양봉업을 하는, 회원 900명의 미국 꿀생산업자협회 회장 라일 존슨은 "지난 20년 사이에 양봉업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고 업계가 정말 축소됐다. 이제 남은 사람들은 골수분자들 뿐"이라고 말한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그 말이 정말 맞다. UC 데이비스의 꿀벌 전문가인 에릭 무슨은 요즘은 10년 전보다 꿀을 생산하는 사람의 숫자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남은 사람들은 모두 이 업종의 베테런들 뿐으로, 수천년 역사의 유서 깊은 직업인 양봉업의 뒤를 잇겠다는 젊은이들이 별로 없는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게다가 합병 바람이 불어 대형 업체들이 점점 더 꿀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툴레어 카운티의 양봉업자 맥스 에그먼은 어릴 적부터 이 일을 배웠다. 아버지와 형도 양봉에 종사, 그도 1967년 해병대를 제대하면서 이 일에 뛰어 들었다. 이제 72세인 그는 자기가 생산한 꿀을 길거리 가판과 샌프란시스코 파머스 마켓에 내다 파는 것으로 대형 업체들과 경쟁하면서 꿀 시장에서 틈새를 형성하고 있다. 그렇지만 양봉업계가 퇴락하고 있음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600~700개의 벌통을 관리하는 그는 꽃을 찾아 벌통을 수천개씩 트럭으로 실어 나르는 대형 업체들과 경쟁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고 말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빚을 져야 하는데 빚지면서 해봐야 버는 돈이 없으므로 새로 이 일에 뛰어드는 사람도 없다. 에그먼의 3자녀 중에도 벌을 치겠다는 자식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사실 양봉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업자들이 전혀 자기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인 날씨다. 바로 지난달, 북가주의 일부 양봉업자들은 때아닌 늦추위로 꽃가루를 나르라고 벌들을 풀어놓은 새크라멘토 밸리 작물들이 모두 망가지는 바람에 벌들을 40% 이상 잃었다고 보고했다. 게다가 오랜 가뭄의 영향으로 꿀벌들이 먹을 꽃피는 풀들이 자꾸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벤추라 카운티의 베넷은 아내 앤과 함께 다른 양봉업자들이 생산한 꿀을 가공하고 배급하는 것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미 오래 전에 사무실에서 하는 일은 끝내기로 작정했으므로 양봉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일을 다양화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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