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증유의 9.11 테러로 붕괴된 뉴욕 맨해턴 세계무역센터의 폐허더미 제거작업이 거의 마무리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16에이커 땅에 무엇이 들어설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아직 ‘그라운드 제로’에 무엇이 세워질지 정해진 것은 없다.
그러나 이것만은 분명하다. 즉 붕괴된 어마어마한 초고층 빌딩은 건축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크게 바꿀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또한 새로 들어설 건물 혹은 건물군의 최종 청사진은 아무리 빨라야 10년 후에나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건설안은 없지만 뉴욕 선출 공직자들을 비롯한 도시계획가, 비즈니스 지도자, 부동산 소유주, 커뮤니티 그룹 및 희생자 유가족 등 관계자들은 다음과 같은 대략적인 윤곽에 동의하고 있다.
다음 달 폐허더미 제거작업이 완료될 그라운드 제로에는 과히 높지 않은 사무실 빌딩을 포함한 아파트, 상가, 박물관 및 극장을 짓고 거의 3,000명의 테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비를 건립하는 것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그라운드 제로의 재개발 계획은 성급하기로 유명한 뉴요커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주 뉴욕타임스는 재개발 감독기관으로 주 및 시정부가 설립한 ‘로워 맨해턴 개발회사’가 "초점을 잃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지역 도시계획협회의 책임자 로버트 야로는 이렇게 항변한다.
"이것은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것 가운데 가장 민감한 도시개발 사업이다. 이것은 미국 역사상 가장 야심적인 공공사업 프로젝트의 하나이며 전국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비즈니스 지역에 관한 것이다. 결코 성급하게 진행시킬 사안이 아니다"
야로는 1995년 오클라호마시티 연방청사 폭파사건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위한 기념 건축물 건립에 5년이라는 세월이 소요된 것을 예로 들었다.
세계무역센터는 엄청난 부를 자랑했던 주지사 넬슨 록펠러가 지원한 소수 개발업자들의 노력으로 30여년 전 세워졌었다.
사무실 총면적 1,350만평방피트였던 이 일곱 개의 건물군은 9.11 테러를 당하면서 주변 지역을 함께 폐허로 만들었고 세계무역센터를 포함하고 있는 로워 맨해턴의 한 구역을 뉴욕시로부터 완전 격리시키고 말았다.
세계무역센터에는 수만 명이 근무, 지구촌의 명소가 됐었지만 이제 사람들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110층짜리 쌍둥이 타워가 붕괴된 직후 사람들은 테러에 위축되지 않는 불굴의 미국정신을 과시하기 위해 똑같은 건물을 다시 세우자고 외쳤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은 현재 정책 입안자들 사이에서 거론되지 않고 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영향력 있는 건축가 브루스 파울은 이렇게 말한다.
"테러리즘과 싸우는 것은 건물을 크게 다시 짓는 것이 아니라 보다 훌륭하게 다시 짓는 것이다"
이 방안은 건물군의 밀집을 과거의 절반으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세계무역센터 대지를 뉴욕 및 뉴저지주 당국으로부터 리스하고 있는 래리 실버스타인은 각각 50층짜리의 빌딩 네 개를 세우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쌍둥이 빌딩이 채웠던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빌딩이 최소한 75층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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