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과 생각
▶ 이순자<상담심리학 박사·아시아태평양 상담치료센터>
"난 저 인간하고 더는 못 살아요. 냉혈동물보다도 더 차가운 사람이에요. 총각 때는 저런 줄 몰랐거든요"
신음과 분노가 섞인 부인의 말.
"병이란 병은 온몸에 다 지고, 하루도 안 아픈 날이 없다니까요. 처녀 땐 멀쩡하더니. 속았어요. 의사도 병명을 못 찾아 낸다니까요!"
그 남편의 말이다. 외과, 내과, 신경내과 의사들을 지난 4년 반이나 찾아다녀도 병의 원인을 찾아내지 못해 마지막으로 심리치료를 받아보라는 권고를 받고 찾아온 부부이다.
부모의 반대로 3년8개월이나 기다려 결혼한 부부였다. 두 자녀는 십대를 지나고 있는데 부인은 아픈 곳이 너무 많아서 집안에서 매일 일과를 겨우 유지해나가는 정도이고, 남편은 하루에 14-20시간을 사업에 바치며 살아왔다.
"집에 들어가는 것이 하루일과 중에 가장 싫은 일" 이라며 폭발 일보직전의 남편이 불평을 한다. 상담을 해보니 남편은 사무적이고 언제나 바빴던 어머니 밑에서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따뜻함을 많이 경험하지 못한 채 자랐다.
그의 엄마가 그랬듯이 언제나 사무적이고 실질적이었다.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말과 행동으로 대하는 것보다는 돈 버는 일에 훨씬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며 살아온 결과 결혼생활 16년은 싸움과 병의 연속이었다.
옆 사람을 사랑스럽게 쳐다보고, 사랑스럽게 대화해주고 사랑스럽게 행동해줄 수 있는 힘은 그 자신이 어렸을 때 주위 사람들로부터 받은 사랑에서 솟아난다. 우리는 우리의 지성 뇌와 감정 뇌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받은 사랑의 모습들을 기록하고 내면화하면서 성장한다. 내면화된 사람의 모습-그 모습으로 오늘 자신의 모습을 그리며 살아가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변화는 자신의 모습을 검토 정리하는 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사랑하는 아내가 두통을 호소할 때 내가 첫마디를 어떻게 시작하는가가 그 두통을 없애줄 수도 있고 더 심화 시킬 수도 있다.
"그 딴걸 가지고 그렇게 누워있고 밥도 못하냐! 우리 엄마는 아파서 눕는 것 한번도 본적이 없다" 는 말로 통증을 심화시킬 수도 있고, "여보, 어떻게 하지. 당신이 그렇게 아파서, 자 내가 마사지 해줄께"하는 따뜻한 말로 잔잔한 병들을 예방· 치료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사랑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어야 옆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수 있다. 스스로 보기에 내 모습이 회오리 바람처럼 차고 매서우면 내 마음에 고통스러웠던 어렸을 때의 상처들을 먼저 치유받아야 한다.
치유의 첫 단계로는 나의 말과 행동의 모습의 근원을 찾아 검토해 보는 나의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내 차가운 모습을 스스로 위로하며 용서해주고 나에게 상처를 남긴 분들을 용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다음엔 내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꾸는 일에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구체적인 단어, 구체적인 행동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연습해야 한다. 어렸을 때 상처가 많으면 많을수록 홀로 이 과정을 진행하며 스스로 사랑의 힘을 개발하기가 힘들다.
혼자 애써 노력해도 잘 되지 않아 전문가의 심리치료를 필요로 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 치료하는 동안 심한 아픔들을 치유하며, 나와 타인을 용서하고, 내가 원하는 모습을 찾아 개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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