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들 애도물결 ‘제2의 홍정복씨 사건’
▶ 무장강도 형쏜후 뒤쫓던 동생까지
롱비치에서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던 40대 한인 형제가 28일 업소에 침입한 무장강도의 총격으로 한꺼번에 피살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애도하는 이웃 주민들이 촛불추모회를 열고 애도하는 행렬이 끊이지 않아 ‘제2의 홍정복씨 스토리’로 부각되고 있다.
28일 저녁 8시10분께 북부 롱비치 지역에 위치한 단스(Don’s) 리커(6176 Long Beach Blvd)에서 함께 일하던 한인 업주 김경선(48·풀러튼)씨와 김씨의 동생 김경민(44·세리토스)씨 형제가 두 명의 흑인 강도의 총격을 받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기던 도중 숨졌다.
롱비치 경찰국에 따르면 두 명의 강도는 권총을 들고 업소에 들어와 카운터로 연결되는 방탄문을 열고 침입하려다 이를 저지하던 김경선씨에게 머리와 상체에 두 발의 총격을 가한 뒤 금고와 계산대에 있는 수만달러의 현금을 털어 달아났다. 이때 업소내 냉장창고에서 나오던 동생 김경민씨가 쓰러져 있는 형을 발견하고 범인들을 뒤쫓아 나가다 업소 밖 인도에서 범인이 쏜 총에 가슴을 맞고 숨졌다.
당시 리커 바로 옆에 있는 피시마켓에서 일하고 있던 김경선씨의 부인 김윤영(48)씨는 "갑자기 비상용 적색등이 켜져 강도임을 직감하고 밖으로 나가 리커 안을 들여다보니 강도들이 총을 휘두르고 있었다"며 "얼른 안으로 들어와 알람버튼을 누르고 911에 신고하려 했으나 잘 되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삼촌(김경민씨)이 범인들 뒤를 쫒아나가는 모습이 보이더니 총소리가 울렸다"며 오열했다.
가족들은 당시 금고와 계산대에 7∼8만여 달러의 현금이 있었다며 범인들이 이를 노린 것으로 보아 업소 사정을 잘 아는 소행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업소 뒤 골목에서 범인들이 떨어뜨린 것으로 보이는 현금 뭉치를 발견했다.
롱비치 경찰국 재나 블레어 공보관은 "일단 현금을 노린 강도로 보이지만 용의자들이 김씨 형제를 모두 살해할 목적으로 여러 발을 쏘는 등 잔인한 수법으로 봐서 원한관계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당시 업소 안팎에 있던 목격자들의 증언과 수거한 감시카메라 테입들을 토대로 다각적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소가 위치한 노스 롱비치 지역 주민들은 김씨 형제의 비극적 사망 소식에 촛불추모회를 열고 추모기금을 모금하는 등 이웃 전체가 이례적으로 한인 리커업주 형제의 죽음을 일제히 애도하고 있다.
사건 다음날인 29일 오후 6시 김씨 형제의 리커 앞에서는 150여명의 주민들이 촛불을 들고 나와 고인들을 기리는 추모행사를 벌였다. 또 업소 앞에는 이웃들이 추모를 위해 가져다 놓은 촛불과 꽃다발로 발디딜 틈이 없었으며 업소 출입문과 벽에는 주민들의 추모와 애도의 글이 100여개 이상 빽빽하게 붙어 있었다.
주민들은 "김씨 형제는 항상 친절한 웃음을 잃지 않고 고객과 이웃들에게 베풀어 왔으며 커뮤니티의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발벗고 나섰던 커뮤니티의 큰 형님 같은 존재였다"며 "우리는 그들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종하·이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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