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의 경영이 한 경영자로부터 그의 후계자로 승계되는 것은 갑작스런 외부의 충격적 변화로 오는 경우도 있으나 테러 같은 참사가 자주 있는 것이 아닌 만큼 거의 모든 후계자로의 승계는 계획된 것이다.
창업자나 이민 1세 경영자의 경우 기업가 정신이 투철해서 비즈니스를 제자리에 올려놓는 점에서는 탁월하지만 손을 떼고 비즈니스에서 떠날 때는 미련이 남거나 자기 중심적 사고방식 때문에 후계자가 제대로 역할 수행을 하는데 지장을 주는 수가 많다.
떠난다는 것도 생각보다는 어렵다. 한인사회에서 교회의 후계자 승계가 어려운 것을 신문지상에서 익히 보아온 우리 모두의 눈에는 이것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교회가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기업의 여러 가지 속성이 교회를 세우고 키워 가는 과정에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우리의 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떠날 때는 미련이 남고 후계자가 하는 경영이 선임자 자신이 하는 것보다 많이 모자라 보이는 것이 통례인 만큼 주류사회나 한인사회나 문제가 생기는 것은 비슷하다.
원래 후계자를 선정하는 과정이 상당히 길고,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비즈니스나 소규모의 경우 자기 자식에게 넘겨주는 경우에도 후계자가 누구인가는 알지만 언제 승계를 시키고 떠날 것인가 어떻게 떠날 것인가가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여기에서 필자가 ‘물러선다’는 말 대신 ‘떠난다’는 말을 쓰는데도 이유가 있다.
경영승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혼란이 오고 후계자가 갑자기 밀려드는 문제점들을 한꺼번에 해결하려 할 때 실수로 경영이 그르쳐질 수가 있다. 방향정립이 제대로 되기 전에 혼란이 오면 꼭 누군가가 선임자는 이런 때 이렇게 했을 텐데 하는 얘기가 나오게 되고 그러면 전체 분위기가 걷잡을 수 없게 되어버린다.
경영승계가 제대로 되면 후계 경영자가 자기 자신의 생각대로 일을 대처하게 되고 설사 조금의 실수가 있더라도 주위의 여러 사람과 비즈니스 자체에 새로운 기풍이 생기게 되어 바람직한 변화의 새 물결이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승계가 된 다음엔 후임 경영자는 고용된 이들, 거래선, 공급자들, 거래은행, 소속된 공동사회 여러 곳의 이들과 자기의 생각과 장래의 경영 방향에 대해서 성실하게 오랜 시간을 들여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선임자와 같이 일하는 동안 또 자기 부모의 경우에 자식이 비즈니스에 같이 연계되어 남들이 얼굴은 잘 알지 모르나 같이 실제 비즈니스에서 일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주위에서 생각보다는 후임자를 잘 알지 못한다. 일찌감치 이런 대화에 투자한 시간은 뒷날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고 의심이 가는 비즈니스 거래에서 많은 이들에게 후임자가 어떻게 하리라 믿을 수 있게 하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이런 모든 것은 비즈니스 승계가 되기 전부터 선임 경영자의 지도아래 행해져야 한다. 주위에 남아서 이런저런 일에 자기 생각을 얘기하고 하는 것은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형태로 절대 금해야 한다. 깨끗이 떠나주는 것이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또 그렇게 해주는 것이 도리라고 할 수 있다. 세월이 흐르고 나서 얘기를 할 수 있으나 그때에는 고객의 입장에서 얘기할 일이지 옛 시절 선임 경영자로 얘기하는 것은 금물이다.
<뉴욕 페이스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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