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쿠, 벌써 금년도 다 갔네. 세월이 왜 이리 빠르노” 노인회관의 어느 할머니의 푸념이다.
이미 6월도 몇일 남지 않은 가운데 농민들의 마음을 애태우던 가뭄으로 논, 밭에 물대기 양수기 지원을 위한 성금 모으기로 한 때 법석을 떨고있는 속에서 한편에서는 ‘백의의 천사’라고 불리워지는 대학병원 간호사와 의료요원들이 머리에는 하얀 간호사 캡 대신 붉은색의 머리띠를 두르고 중환자 따위는 외면한 채 민주노총이란 노동단체에 휩쓸려 전면 파업을 무기한 자행함으로써 국민들에게 너무나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다 주었다.
의성인 ‘히포크라테스’나 천사같은 간호사인 ‘나이팅게일’이나 근년에 작고한 ‘테레사 수녀’같은 이의 박애와 봉사정신의 교훈과는 완전히 이반(離反)된 몰지각한 행위로 가뜩이나 과거에 볼 수 없던 심한 가뭄 속에 속태우던 동포들의 가슴에 더 뜨거운 불을 지펴주었다.
금년 6월에도 51회를 맞는, 잊지못할 6.25의 망상이 새삼스럽다.
1950년 6월 25일. 우리의 국군장병들이 주말 휴가와 외출중인 틈을 타서 먼동도 트기 전 이른 새벽에 북한 공산군이 38도선 전역에 걸쳐 불법으로 남침하며 소련제 대형 전차와 야포로 남으로 밀어부치면서 불을 뿜기 시작한 것이다.
무려 3년 1개월 동안 계속된 이 전쟁으로 민간인을 포함하여 약 450만명의 막대한 인명피해를 냈고 전쟁 초반에는 북한군의 전력 우세로 낙동강 전선까지 파죽지세로 밀고 내려왔으나 우리 국군의 결사적인 애국심의 항전과 유엔군의 참전과 인천 상륙작전으로 전세는 역전되고 국군은 두만강까지 북진하였으나 느닷없이 중공군의 개입으로 전선이 다시 교착되면서 전세는 또다시 밀려 수도 서울을 다시 빼앗기는 등의 비운을 낳았다.
이 와중에 휴전회담이 병행되다가 53년 7월 27일 휴전이 성립되었다.
죽음과 파괴, 그리고 혈육의 지리멸렬로 파생된 이산가족의 비극 등 인류사회에서 씻지못할 큰 죄상과 그 책임을 누구에게, 어떻게 물어야 하는 것일까. 마치 기름과 물같은 동족간의 관계를 놓고 우리는 “통일 통일” 하고 숙원을 외쳐댔다.
서로간의 신뢰성도 회복되지 않은 속에서, 또 통일 후를 대비한 경제력 확보와 행정과 법률적 대비책이 현 정부체제로는 아직 명확히 공개되지 않은 속에서 정부는 통일을 지향한 “햇볕정책”이라고 하는 북한 끌어안기에 골몰하고 있다.
작년 6월 김대중대통령의 과감한 북한 방문으로 얻어낸 6.15 남북 공동성명이라는 역사적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김대통령 방문에 이은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이 우선 이루어짐으로써 양자 합의된 여러 문제들이 풀려 나가겠는데 김위원장의 답방이 약속대로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 김대통령으로선 무더운 날씨 못지않게 민주노총의 파업 등으로 더욱 초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비단 대통령 뿐만 아니라 모처럼 어렵게 열어놓은 남북 정상의 경이적인 대화의 문을 다행으로 반기며 큰 기대에 부풀었던 민심들도 이제는 실망과 체험했던 과거의 편견으로 되돌아가는 듯 해서 안타깝다.
지금도 여전히 북한의 선박은 NNL이라는 휴전선을 도도히 넘나들고 있는 심사가 무엇일까. 이를 보고도 안일하게 대처했던 국방당국의 처신은? 6.15의 공든 탑이 무너질까 두려웠던가.
‘6월의 상념’ 6.15와 6.25의 교착된 심정이 언제나 평화의 횃불로 바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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