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이 TV 논어강좌를 중단하고 일본으로 잠적해 버린 걸 기독교 때문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도울이 성경번역의 오류를 꼬집자 발끈한 교계의 박해 여론이 무거워 일본으로 탈출했다는 것이다. 그건 도올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도올은 비판을 받을수록 더 신바람이 나는 사람이다. 단지 떠날 때가 되어 떠났을 뿐이다.
도올은 원래 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학문의 방랑객이다. 자기 고백대로 서울대에 들어갈 실력이 안돼 고려대에 들어간 그는 1년간 철학개론을 듣고보니 철학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 한신대로 옮긴다. 신학개론을 공부하고는 더 배울 게 없다는 듯 이번에는 하바드로 떠난다. 하바드에서 학위를 받은 그는 원광대에서 철학을 강의하다가 엉뚱하게 한의대에 편입하여 한의사 자격을 따낸다. 더 이상 겉돌지 않고 얌전하게 한약방에 앉아 침통을 흔들며 맥이나 짚고 있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다. 어느새 TV에 등장하여 논어를 강의하는 것이었다.
방청객들은 도올의 천재성에 감탄하는 표정들이다. 그러나 평자의 눈에 비친 방청객의 수준은 서태지 클론 마광수 구성애 황수관에 미쳤던 오빠부대 처럼 한심하게 보일 뿐이다. 사람들은 열가지 학문에 통달한 도올의 천재성에 감탄하는 모양인데 이는 기만이다. 열가지를 아는 사람은 한 가지도 모르는 것이요 한가지를 아는 사람은 열가지를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올의 열가지 학문은 모두가 개론 수준일 뿐이다. 어느 것 한 가지도 제대로 아는 게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끝없이 방황하는 학문적 히피족이 된 모양이다.
논어강좌만 해도 그렇다. 논어의 유학사상은 인간화(人間化) 학문이다. 그래서 유학의 연구는 윤리 도덕 예의 충효의 자세로 연구해야 학문적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게 돼 있다. 그런데 TV에 비친 도올의 모습은 도깨비 모습이다. 까까중 머리에 침을 튀겨가면서 기성음(奇聲音)으로 쌍소리 된소리로 공자를 욕하다 칭찬하다 한다. 어중이인지 떠중이인지 한참 헷갈리게 한다.
겨우 신학교 1년을 다닌 도올이 성서번역의 오류를 떠들어대는건 하루강아지의 만용이다. 나는 신학을 전공했고 평생 성경을 읽어오고 있지만 성경번역 문제는 전문가들에게 맡긴다. 1880년 사복음서 번역 이후 13번의 번역끝에 1937년에 한글판 ‘개역 성경’이 나왔다. 그 후로 히브리어 헬라어 원전(原典)에서 직역(直譯)한 한글성경, 문법식 완전자구(完全字句) 번역성경, 현대어 번역성경, 심지어는 신구교 통일번역성경 등 여러차례의 번역이 있었다. 그런데 한국 교회가 가장 애독하는 성경은 1937년의 ‘개역성경’이다. 원전번역도 아니고 번역문장도 어설프지만 일제 박해속에서 기도와 눈물로 번역한 성경이기 때문이다.
영어권에서 사랑받는 성경도 우수한 현대판 번역성경들을 제치고 1611년에 나온 ‘킹 제임스역’이다. 신학은 커녕 성경도 신앙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성경 번역을 떠들어대는 건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도올이 일본으로 가버렸다고 서운해 할 필요는 없다. 잊을만 하면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게 도올이기 때문이다. 그때 도올의 모습이 무당 점쟁이 모습일런지 예수 만난 체험을 간증하고 다니는 부흥강사 일런지 모른다. 무당도 좋고 점쟁이도 좋지만 제발 예수천당 간증자는 안됐으면 좋겠다.
대교회에서는 앞다투어 김용옥 초청 간증집회로 교인을 끌어모으겠지만 잠시후가 되면 도올은 예수를 버리고 가버릴 게 틀림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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