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를 바꾼 첫번째 무기는 청동검이다. 기원전 3500년경 메소포타미아의 첫 도시국가인 수메르의 누군가는 구리에 소량의 주석을 섞으면 강력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금속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중의 하나가 청동검이었다.
청동검으로 무장한 집단과 돌멩이밖에 없는 집단과 싸움의 결과는 뻔했고 청동 무장 세력은 그렇지 못한 세력을 노예로 삼고 관개 공사를 통해 대대적 영농을 시작했다. 이렇게 창출된 부는 청동 무장 세력의 규모를 늘리고 이는 다시 부를 창출하는 피드백이 이뤄지며 인류 최초의 문명이 탄생했다. 인류 4대 문명으로 불리는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더스, 중국 문명이 모두 청동기 시대에 일어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 다음으로 중대한 신무기의 등장은 야생마 길들이기와 함께 이뤄졌다. 인류가 말을 처음 길들인 것은 기원 2200년전 지금의 우크라이나 일대로 추정된다. 말을 탄 무장 병력이 발로 뛰는 보병을 압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말을 처음 길들인 인간들이 살던 곳과 원 인도 유럽어를 쓴 사람들이 살던 지역이 일치한 것과 인도 유럽어가 영국에서 인도에 이르기까지 가장 광대한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 또한 우연이 아니다.
그 다음 인류 역사를 바꾼 무기는 화약이다. 기원 9세기 불로장생의 약을 만들려던 중국의 연금술사들이 우연히 숯과 초석, 유황을 섞으면 폭발 물질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폭발물 이름에 ‘약’자가 들어간 것은 그래서다. 이는 ‘화창’으로 불렸던 총기와 대포의 발명으로 이어졌고 이는 몽골을 통해 아랍과 유럽에 전파되면서 군사 혁명을 일으켰다.
서로마 멸망 후에도 1천년을 버티던 동로마 제국의 콘스탄티노플이 1453년 투르크 족에 무너진 것도 이들의 대포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중세의 상징이던 유럽의 고성들이 대부분 사라지고 지금은 관광 명소로 남아 있는 것도 대포 때문이다.
그 다음 중요한 신무기는 비행기와 탱크다. 1911년 11월 1일 이탈리와 쿠르키예 전쟁에서 이탈리아 조종사 줄리오 가보티는 4발의 수류탄을 공중에서 투하했다. 이것이 비행기를 전투에 사용한 첫 사례로 꼽힌다.
그리고 1916년 9월 15일 영국은 제1차 대전 중 솜 전투에서 탱크를 처음 선보였다. 당시 유럽 전투는 참호전이었다. 기관총으로 무장한 참호는 당시로서는 난공불락의 요새나 마찬가지였다. 탱크는 이를 무력화시켰고 이는 제2차 대전 독일군 기갑사단을 통해 입증됐다.
역사상 가장 중요한 병기는 두말할 필요 없이 원자탄이다. 전원 옥쇄와 결사항전을 외치던 일본도 두발의 원자탄에 맥없이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 가공할 위력에도 불구하고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그 후 한번도 사용되지 않고 있다.
21세기 들어 이들의 뒤를 이을 신병기가 주목받고 있다. 드론이 그것이다. 드론의 공식 명칭인 ‘무인 비행기’(unmanned aerial vehicle)가 처음 사용된 것은 1849년이다. 오스트리아 군대가 화염 풍선을 베네치아 진영으로 날려 보낸 것을 그 시조로 본다. 그러나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바람에 적군이 아니라 오히려 아군이 피해를 입는데 그쳤다.
드론의 효능이 주목받게 된 것은 GPS 기술 발달로 정밀 조종과 타격이 가능해지면서다. 드론의 장점은 싼 가격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고가의 적국 무기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비대칭적 전략 자산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를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한 것이 2022년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인구나 자원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는 러시아군이 쩔쩔 매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드론 때문이다.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다. 러시아군이 인류 역사상 처음 드론에 항복한 것이다.
최근 포브스에 따르면 이 전쟁 사상사의 ¾는 드론에 의한 것이다. 거기다 1천 달러짜리 드론은 수백만 달러짜리 탱크와 수억 달러짜리 전함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드론을 이용해 수십억 달러짜리 전략 폭격기를 파괴한 바 있다.
드론의 정밀 타격 능력이 향상되면서 몸을 노출해야 하는 공격군의 안전은 취약해지고 있다. 군사 전문가는 과거 공격군의 전력은 수비군에 비해 3배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10배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거기다 AI 발달로 한 사람이 여러 대를 조종하는 것은 물론 드론까리 자체적으로 협력해 공격하는 것도 가능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700만에서 1천만대의 드론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에 비해 러시아는 600만대, 미국은 불과 10여만대에 불과하다. 드론에 관한한 우크라이나가 선진국이다. 댄 케인 합참의장은 드론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전투의 승패를 드론이 좌우할 날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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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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