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클 사라졌다는 믿음, 폭락 직전 나와”…과도한 낙관 경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기록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업계 특유의 '호황과 폭락'(boom and bust) 사이클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최근 몇년간 메모리 관련 주식들의 이례적인 수익률이 미국과 한국 증시 상승세를 견인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업종 특유의 주기적 특성을 잊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고 25일 보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각각 114%, 186% 급등했으며, 미국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역시 14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주가 상승세의 배경에는 메모리 산업이 과거의 주기적 특성을 떨쳐버렸다는 믿음이 있다고 CNBC는 전했다. 경영진들은 AI로 메모리 산업의 호황과 폭락의 역사를 뒤엎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투자 전문가들의 시각은 신중하다.
자산운용사 블루박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윌리엄 드 게일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메모리 산업은 "막대한 등락"을 겪는 경향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상당히 끔찍한 산업"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메모리 사이클은 사라졌고 이제는 장기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 됐다'는 주장이 나올 때마다 결국 업황이 급격히 꺾이곤 했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사 JM 핀의 존 컨리프 투자부문장은 현재의 주가는 높은 마진과 업계의 철저한 공급 통제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가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최근 몇 주간 쏠림 현상이 심해진 만큼 시장은 조정에 취약해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CNBC에 "특히 AI 수요가 정상적인 속도로 증가한다면 향후 3년간 생산량이 의미 있게 증가해 공급 제약이 완화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란모어 펀드 매니지먼트의 최고 투자 책임자(CIO)인 앤드루 라핑은 메모리 산업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에 대해 "표범은 쉽게 자신의 무늬를 바꾸지 않는다"고 했다.
메모리 주가 과열이 한국 증시 전반의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코스피 지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은 50%를 넘어선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브 브라이스 글로벌 CIO는 지난 13일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정점에 가까워졌다"며 "투자자들에게 한국 주식의 차익을 실현하고 글로벌 포트폴리오로 분산투자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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