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형 고속정으로 선원공격·화물손상·기뢰부설…이란 비대칭전력의 핵심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로이터]
이란 남부 해안 곳곳의 만과 동굴 등에 은밀히 분산 배치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이른바 '모기 함대'가 미군의 골칫거리로 부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기 함대'는 수백척 규모의 소형 고속정들로, 명령이 떨어지면 호르무즈 해협으로 떼 지어 출동해 이란의 해협 통제 능력을 과시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일부는 기관총 정도만 장착했지만, 단거리 미사일을 탑재한 고속정도 포함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고속정 대부분은 미 해군 군함이나 현대식 유조선을 직접 격침할 정도의 화력은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모기 함대'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미사일·드론 전력과 결합할 경우 선박들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한 위협이 된다는 분석이다.
미국 싱크탱크 해군분석센터(CNA)의 조슈아 탈리스 연구원은 "군함이든 고속정이든 선박을 향해 다가오면 선원에게는 실제적이고 즉각적인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 해군이 "바다 밑바닥에 처박혔다"며 이란 고속정에 대해 "빠르다고 해봐야 앞에 기관총 하나 달린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모기 함대'는 오랫동안 이란 비대칭 전력의 핵심으로 간주돼 왔다. 미국의 항공모함 등을 직접 상대해 이길 수는 없지만, 감당하기 번거롭고 위험한 군사력으로서의 존재감은 확실한 것으로 평가된다.
CNN 방송에 따르면 이 전력은 전통적인 해군 함대보다 탐지가 훨씬 어렵다.
소형 고속정은 사실상 해수면과 가까이 붙어 움직이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도 않고 레이더로도 너무 늦게 탐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런 '모기 함대'를 효과적으로 관찰·추적하려면 헬리콥터와 드론 같은 자산을 동원해야 하지만, 언제 어디에서 출동할지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FT에 따르면 이란의 정규 해군이 노후화한 와중에 모기 함대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시다르트 카우샬 연구원은 "이란의 정규 해군은 팔레비 왕조 시절 도입한 미국산 초계함 몇 척과 개조 화물선, 노후한 러시아제 잠수함 정도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일부는 사실상 운용 불능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전쟁 초기 이란의 정규 해군을 사실상 무력화했다"며 "이란이 실제 의존하는 것은 '모기 함대' 등 비대칭 전력"이라고 덧붙였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처음 가동된 '모기 함대'는 선원 공격, 화물 손상, 선박 나포 지원, 기뢰 부설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이슬람혁명수비대는 현재 고속정 500∼1천척을 운용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자폭형 드론정, 미사일·어뢰 발사 무인정 등 1천척 이상의 무인 수상 전력과 해안 배치 미사일 포대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이번 전쟁이 끝난 이후 이란 정권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사실상 통행료를 부과하는 전략을 유지할 경우 '모기 함대'가 핵심 집행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해방 프로젝트'에 착수한 첫날인 지난 4일 아파치 헬기를 동원해 이란의 소형 고속정 6척을 격침했다.
전문가들은 이 고속정들이 공해상으로 나올 경우 이처럼 미군의 정밀 타격 대상이 되기 쉽다면서도, 지형적 이점을 활용한 장기전에서는 이란이 유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싱크탱크인 워싱턴연구소의 파르진 나디미 연구원은 "현재 수준의 미군 통제력이 유지되면 이란 고속정 활동은 제한될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이러한 수준의 미군 배치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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