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무모하고 변덕스러우며 법을 무시하는 행보로 전 세계의 상당수를 격분시키고 있다. 일방적인 군사 행동을 감행하고,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며, 동맹을 뒤엎고,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규범을 불편한 장애물쯤으로 취급하고 있다.
그런데도 세계의 떠오르는 초강대국인 중국은 요란한 비난을 퍼붓거나, 신뢰할 수 없는 미국을 대신할 책임 있는 대안임을 자처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를 이해하는 것은 베이징의 장기 전략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나는 지난 일주일을 중국에서 보내며, 이번 중동에서의 미국 전쟁에 대해 현지인들이 이전의 대규모 전쟁 때와는 사뭇 다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라크 전쟁 당시 중국의 전략가들은 미국이 사막에서 수렁에 빠지는 모습을 거의 즐기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관리들, 싱크탱크 학자들, 기업인들 대부분이 미국의 혼란스러운 정책에 당혹감을 느끼고 있었고, 이를 우려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에 무엇을 할지에 대해 깊은 불확실성을 드러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자국의 이해관계와도 맞닿아 있다.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와 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더 넓게 보면 중국은 러시아와 같은 ‘불량 국가’가 아니다. 자국의 성장이 개방된 해상 교역로, 제대로 작동하는 시장, 안정적인 규칙에 달려 있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
중국 관리들은 시진핑 주석의 발언을 되풀이하듯, 미국이 세계를 ‘정글의 법칙’ 시대로 되돌리고 있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이는 도덕적 비판이라기보다 전략적 불안에 가깝다. 세계화된 환경에서 패권 국가가 완전히 예측 불가능해질 경우 그 여파는 모두에게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중국 관리들은 자국이 미국을 대체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주장한다. 기업인들 역시 미국이 여전히 더 혁신적인 경제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 반중 정서가 확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실리콘밸리와 미국 대학, 그리고 미국 시장의 규모와 정교함을 여전히 높이 평가하고 있다.
중국의 전략은 이번 위기를 자국의 경제력과 글로벌 영향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데 있다. 중국은 차세대 성장의 핵심으로 판단하는 첨단 기술 분야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로봇공학, 실물 산업에 적용되는 인공지능, 첨단 제조업과 서비스가 그 대상이다. 일부 분야에서 중국의 지배력은 이미 압도적인 수준이다. 전 세계 태양광 패널의 80%, 풍력 터빈의 약 60%, 배터리의 75%를 생산하고 있으며, 전기차 공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세 차례의 경제 충격을 통해 이러한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해왔다. 팬데믹 기간 동안 중국 기업들은 의료장비 공급을 통해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인공지능 붐이 확대되자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금속, 전기 장비, 배터리, 냉각 시스템, 산업용 부품 등 물리적 인프라 공급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이제 이란 전쟁은 새로운 에너지 확보 경쟁을 촉발했다. 이 역시 중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분야다. 각국이 수입 석유와 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필요로 하는 태양광, 풍력, 배터리, 전기차 등 친환경 기술에서 중국은 사실상 필수적 존재가 되고 있다.
베이징은 이러한 산업적 강점을 영향력으로 전환한다. 자금 조달과 인프라, 공급망을 제공하며 국가들을 중국 중심의 시스템에 묶어둔다. 미국은 변동성을 가져오는 반면, 중국은 장비와 신용, 지속성을 제공한다는 메시지를 각국 정부에 각인시키고 있다. 2000년부터 2025년까지 베이징은 전 세계 90개국 항만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했다. 지난달에는 대만에 일종의 제안을 하기도 했다. 평화적 통일을 수용한다면 본토가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중국의 다음 영향력 확대 단계는 더욱 중요하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위안화를 글로벌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분명히 밝혔다. 한 전직 관리는 중국이 채권시장과 금융 인프라를 점진적으로 확장해, 투자자들이 미국을 위험하다고 판단할 경우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몇 주 사이에는 의미심장한 변화도 감지됐다. 세계은행이나 유럽투자은행 같은 기관들이 미국 국채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모든 흐름은 미국이 누려온 이른바 ‘과도한 특권’, 즉 세계 기축통화를 보유한 데서 비롯된 이점의 종식을 위협하고 있다. 만약 그 기반이 흔들린다면 미국 정부와 가계가 더 이상 낮은 비용으로 막대한 자금을 차입할 수 없게 되면서 심각한 충격을 겪게 될 것이다.
중국은 이 순간을 활용해 이미지를 개선하는 동시에 무엇보다 힘을 축적하고 있다. 힘의 균형이 점차 중국 쪽으로 기울고 미국이 스스로의 글로벌 영향력을 계속 소모한다면 어느 시점에서 베이징은 결국 세계의 주도적 강국이라는 역할을 떠맡겠다고 결단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워싱턴이 이를 되돌릴 수 있는 여지는 이미 사라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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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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