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여 전 17%p 이긴 곳서 14%p 패배
▶ “경종 울려” 반성… 민주“역사적 선전”
▶ “고강도 이민 단속·추방 역효과” 분석도

텍사스 주의회 의사당 모습. 작은 사진은 테일러 레미트 당선자. [로이터]
텍사스주 핵심 보수 텃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공화당 후보가 14%포인트 차이로 패배하면서(본보 2일자 보도) 공화당의 11월 중간선거 전망이 더욱 어두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당인 공화당이 2024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던 보수 성향 지역구에서 14개월 만에 31%포인트를 잃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치러진 텍사스주 상원 제9선거구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테일러 레메트가 57%를 득표해 43%를 얻는 데 그친 공화당 후보 리 웜스갠스를 14%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주상원의원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승부 결과도 예상 밖이지만 모두를 놀라게 한 것은 격차다. 해당 선거구는 2024년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섰던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을 17%포인트 차이로 따돌린 곳이다. 1년여 만에 표심이 31%포인트나 민주당 쪽으로 이동한 셈이다.
공화당 소속 댄 패트릭 텍사스 부지사는 1일 엑스(X)에 “9선거구 결과는 텍사스 전역 공화당원에게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라고 적었다. 켄 마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장은 성명에서 “역사적인 선전”이라며 “안전한 공화당 의석은 없다는 게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결과는 ‘민주당의 승리’라기보다는 ‘공화당의 패배’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레메트가 민주당 정체성보다 생활 이슈를 강조한 후보였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NYT에 유권자들이 정치적 당파 싸움에 지쳐 있다고 말한 그는 공교육 지원과 생활비 부담 완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중도층과 일부 보수 유권자까지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 당시 끌어들인 라틴계 유권자가 다시 떠나고 있다는 반성이 공화당 내에서 제기되기도 한다. 공화당 주의원을 지낸 텍사스 히스패닉 정책 재단 대표 제이슨 비얄바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텍사스 라틴계 유권자 사이에서 공화당이 거둔 성과가 무위로 돌아가고 있다”며 “이는 미국 전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1년 남짓 동안 밀어붙인 고강도 이민 단속·추방 정책의 역효과라는 진단도 있다. WSJ은 1일 사설에서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 요원에 의해 두 명이 숨진 직후 치러진 이번 선거는 공화당에 최악의 타이밍이었다”며 “거리에서 유혈 사태까지 부른 이민 단속이 올해 의회 선거 승패를 좌우할 부동층 유권자를 돌아서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이민 단속 대상이 라틴계이기도 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화당보다 민주당 지지층이나 무당층 유권자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레메트에게 투표했다는 45세 무당층 유권자 섀나 애벗은 WSJ에 “매일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앉아서 불평만 하는 대신 나가(서 투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패트릭 부지사는 X를 통해 “우리(공화당) 유권자들은 아무것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며 지지층에 중간선거 투표를 독려했다.
투표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웜스갠스에게 “전폭적 지지”를 보냈던 트럼프 대통령은 결과가 패배로 나오자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1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취재진에 “나는 무관하다. 텍사스 지역 선거”라며 “내가 후보 명단에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치러진 텍사스주 18선거구 연방하원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인 크리스천 메네피가 당선됐다. 이 선거구는 민주당 하원의원 실베스터 터너가 지난해 3월 숨진 뒤 1년 가까이 공석이었다. 메네피는 승리 연설을 통해 “의회에 가면 크리스티 놈(국토안보부 장관)을 탄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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