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업체 밀집지역 검문
▶ 업 소들 영업 포기 ‘치명타’
▶ 고객 발길 뚝 ‘상권 마비’
▶ “1년새 방문객 37% 급감”
▶ 업주들 “버티기 힘들어”
한인 업소들이 밀집해 있는 LA 다운타운 패션디스트릭트 중심부에 또 다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들이닥쳐 인근 자바업체 종사자들과 손님들을 대상으로 이민 단속을 실시했다. 지난해 6월 장갑차까지 동원된 대대적인 급습 이후 인력난은 물론 손님들의 발길까지 끊기며 매출 급감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던 한인 업주들은 이미 한계에 몰린 상황에서 또다시 단속이 이어지자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지경에 내몰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다수의 목격자들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11시께 ICE 요원 등 연방 이민 급습 단속팀이 LA 다운타운 지역 메이플 애비뉴와 11가 일대에 차량을 세워두고 상점과 노점상을 돌며 신분을 확인했다. 중무장한 이민 단속 요원들이 나타나자 현장 분위기는 급속히 냉랭해졌고, 단속이 이어지자 업주들은 영업시간이 한참 남아 있었음에도 서둘러 문을 닫았다.
다운타운 자바시장에서 중소규모 의류업체를 운영하는 한인 업주 김모씨는 “ICE가 들이닥칠 때마다 많은 업체들이 불안감 때문에 그냥 문을 닫는다”며 “신분과 상관없이 일단 연행됐다가 며칠 혹은 몇 달 뒤 풀려나는 경우도 많아 모두 긴장한 상태다.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이번 단속은 트럼프 행정부가 LA 다운타운 패션디스트릭트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을 시작한 후 LA 곳곳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급습 작전으로 진행됐다.
목격자들은 이번 단속에서 체포 사례를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인 업주들은 실제 체포 여부보다 반복되는 단속으로 형성되는 ‘공포 분위기’가 상권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업주는 “요원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하면 손님들이 한동안 오지 않는다”며 “작년 6월 단속 이후 손님들이 뚝 끊겼던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같은 일이 반복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주는 “이날은 체포가 없었지만, 전날 리틀도쿄에서는 연행 사례가 발생했다”며 “언제 상황이 바뀔지 몰라 모두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단속 여파로 인한 상권 위축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LA 패션디스트릭트 상권개선지구(BID) 회장이자 최고경영자인 앤서니 로드리게스는 17일 LA타임스를 통해 “지난 여름 연방 당국의 조치 이후 방문객 수가 약 37% 감소했다”며 “특히 연초는 통상적으로 소매업체 매출이 둔화되는 시기인 만큼, 이때 단속이 이어질 경우 상권에 미치는 타격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인 업주들은 불법체류자 인력을 아예 배제하기 어려운 현실을 호소했다. 한 업주는 “신분이 있는 사람들은 박스를 싸고 배송하는 등 고된 육체노동을 기피한다”며 “게다가 지난해 급습 이후 인력난이 심해져 불법체류자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버논이나 헌팅턴팍 등 공장이 밀집한 지역의 제조업체들은 단속 우려 때문에 아예 문을 닫아 잠근 채 영업을 이어가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한인 업주 S씨도 비슷한 상황을 전했다. S씨는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 함께 일해 온 직원들을 신분 문제로 하루아침에 내보낼 수는 없다”며 “ITIN이라도 받아 세금을 내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도록 권하고 있지만, 업주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한인 업주들은 현재로서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한 업주는 “이미 위축된 한인 경제가 더 큰 압박을 받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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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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