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국가안보 차원에서 그린란드 필요” 재차 덴마크 자극
▶ 덴마크 총리 “트럼프 야욕, 진지하다”…유럽 “영토 주권 존중하라” 촉구
무력으로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를 체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영토 야욕을 재차 드러내 북극권에서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린란드와, 그린란드를 자치령으로 두고 있는 덴마크는 동맹국의 영토 주권을 존중하라며 당장 반발했고 유럽연합(EU)과 개별 유럽 국가들도 이들에게 일제히 연대를 표명했다고 AFP, dpa 통신 등 외신이 5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그린란드를 이끄는 34세의 젊은 총리 옌스-프레데리크 닐센은 전날 밤 페이스북에 "이제 그만하라"는 문구를 적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닐센 총리는 "더 이상의 압박도, 암시도, 병합 환상도 안된다"고 경고하며 "우리는 대화와 논의에 열려 있지만 이는 반드시 적절한 (공식)경로로, 국제법을 존중하는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초 마두로 축출 사태를 계기로 그린란드가 또 다시 달갑지 않은 조명을 받게 되자 온건한 표현으로 진화에 나섰으나 그린란드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도발이 이어지자 어조를 좀 더 강경하게 바꿨다.
이미지 확대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U와 유럽 주요 국가들은 영토 주권을 존중하라고 촉구하며 덴마크와 그린란드 편에 섰다.
EU 외교정책 담당 대변인 아니타 히퍼는 기자들에게 "EU는 국가 주권, 영토 보전, 국경 불가침의 원칙을 수호해 나갈 것"이라며 "이런 원칙은 보편적인 가치로, EU 회원국 영토 보전에 문제가 제기될 경우 우리는 이를 수호하는 일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그린란드 방어에 덴마크와 함께 할 것이라며 그린란드의 미래를 다른 이들이 결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그린란드는 덴마크에 속해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차원에서 그린란드의 보호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스칼 콩파브뢰 프랑스 외교부 대변인도 현지 TF1 방송에 "국경은 무력으로 바꿀 수 없다"고 말해 덴마크와 그린란드에 연대를 표현했다.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필수불가결한 일부"라며 노르웨이는 덴마크에 "전면전으로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덴마크와 그린란드에 관한 사안을 결정할 권리는 오직 덴마크와 그린란드만이 가진다"며 스웨덴은 이웃나라 덴마크를 확고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인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도 "그린란드와 덴마크 스스로가 아니면 누구도 이들을 대신해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는 미국, 덴마크와 마찬가지로 서방의 군사·안보 동맹체인 나토의 일원이다.
이미지 확대미국 우파 팟캐스터 케이티 밀러가 올린 그린란드 지도 [케이티 밀러 X.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우파 팟캐스터 케이티 밀러가 올린 그린란드 지도 [케이티 밀러 X.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스티브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아내이기도 한 팟캐스터 밀러는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미군의 작전 완료 수 시간 후 엑스에 성조기로 된 그린란드 지도와 함께 '머지않아'(SOON)라는 도발적 문구를 올려 덴마크를 자극했다.
닐센 총리는 밀러가 올린 성조기가 채워진 그린란드 이미지는 무례하다고 비판하면서 그린란드는 자치권을 지닌 민주 사회로, 자유로운 선거와 강력한 제도를 갖추고 있으며 "우리의 입장은 국제법과 국제적으로 인정된 협정에 확고히 기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집권 1기 때부터 천연 자원이 풍부한 북극권 요충지 그린란드에 호시탐탐 눈독을 들여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 직후인 4일 미국 잡지 디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방위를 위해 그린란드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노골적으로 밝혀 논란을 부추겼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인터뷰 보도 직후 성명을 내 "미국이 그린란드를 장악해야 한다는 말은 완전히 터무니없다는 점을 미국에 분명히 말해야 한다"며 "역사적 동맹국을 위협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런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 저녁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동승한 기자들에게 "우리는 국가안보 관점에서 그린란드가 필요하고, 유럽연합(EU)은 우리가 그것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들은 그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도처가 러시아, 중국 선박으로 뒤덮여 있고, 덴마크는 이를 감당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그린란드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그들은 개썰매 하나를 추가했다. 사실이다"라고 말하며 덴마크를 조롱하기도 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도발이 계속되자 5일 현지 공영방송 DR과의 인터뷰에서 "안타깝게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원한다고 말할 때 우리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야욕이 허언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이어 "덴마크의 입장을 이미 매우 분명히 밝혔고, 그린란드 역시 미국의 일부가 되고 싶지 않다는 뜻을 거듭 천명했다"며 "미국이 또 다른 나토 회원국을 공격한다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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