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챗GPT 개발사 ‘오픈AI’
▶ AMD 차세대 AI 가속기
▶ 내년부터 대량도입 계약
▶ 반도체 업계 ‘지각변동’

샘 올트먼(왼쪽) 오픈AI CEO와 리사 수 AMD CEO. [로이터]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지배해 온 엔비디아의 아성에 균열이 발생했다. AI 시대의 문을 연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엔비디아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는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를 대규모로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차세대 AI 칩의 핵심 부품인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를 삼성전자(005930)가 주력으로 공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000660)로 굳어졌던 글로벌 AI 반도체 동맹이 거대한 지각변동을 맞게 됐다는 분석이다.
8일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 전문 분석가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오픈AI가 2026년 하반기부터 AMD의 차세대 AI 칩 MI450을 기반으로 한 1기가와트(GW) 규모의 시스템 구축을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AI 칩 생산의 핵심 공정인 TSMC의 칩온웨이퍼온서브스트레이트(CoWoS) 첨단 패키징 기준 약 5만 장에 달하는 물량이다. 궈 애널리스트는 AMD가 이미 2026년 CoWoS 생산능력을 6만~8만 장 확보한 상태라 오픈AI의 주문을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오픈AI와 AMD 간 연합은 오픈AI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적 포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AI 칩 시장은 엔비디아가 80% 이상을 장악하며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엔비디아가 정하는 가격과 공급 일정에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AI 시장의 수수퍼 갑으로 불리는 오픈AI가 직접 AMD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엔비디아를 견제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해 안정적인 AI 인프라를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이번 협력은 단순히 개별 기업 간의 거래를 넘어 AI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AMD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함께 엔비디아의 독점 기술인 ‘NVLink’에 대항하는 개방형 표준 ‘울트라 엑셀러레이트 링크(UALink)’ 동맹을 주도하고 있다. 오픈AI가 AMD 진영에 합류하면서 UALink 생태계가 급격히 확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장기적으로 엔비디아의 기술적 폐쇄성을 허물고 더 많은 기업이 AI 칩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
엔비디아 역시 반격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AMD의 추격이 본격화되기 전에 차세대 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기술 격차를 더욱 벌려 시장 지배력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는 “AI 시장 전체의 파이가 커지는 만큼 엔비디아와 AMD의 싸움이 시장을 더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엔비디아의 독점 시대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한 경쟁의 시대가 막을 올렸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같은 상황의 최대 수혜자로 삼성전자가 꼽힌다.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AMD의 MI450에 탑재될 HBM4의 주력 공급사로 삼성전자를 지목했다. 그동안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와 공고한 협력 관계를 통해 HBM3(4세대), HBM3E(5세대) 시장을 선점해왔다. 하지만 AI 칩 성능을 좌우할 차세대 HBM4 시장에서만큼은 삼성전자가 AMD라는 확실한 우군을 확보하며 SK하이닉스를 넘어설 결정적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이는 ‘메모리 초격차’를 내세웠던 삼성전자가 자존심을 회복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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