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反中) 극우세력을 단속하라’-.
오랜만에 언론에 등장했다. 이름 하여 싱하이밍이란 작자 말이다. 2021년 7월 당시 야권의 대선 주자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는 명백히 우리 주권적 영역”이라고 하자 다음날 언론기고를 통해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2년 후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 접견자리에서 “미국의 승리에 배팅하는 자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외국의 일개 대사가 한국의 내정간섭을 하는 발언을 마구 해댔던 거다. 그가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자 이번에는 ‘반중=극우’란 프레임을 씌우면서 공공연히 ‘단속’을 직접 요구해 매스컴을 탄 것이다.
실로 오만방자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다. 그 문제는 그렇지만 일단 논외로 치고-. ‘반중=극우’- 이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 주장일까.
‘한 세기 전에 사망한 레닌이 21세기의 중국에서 부활해 호시절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레닌주의가 만들어낸 불치병을 앓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조지 윌이 한 말이다.
‘규모는 작지만 치열한 혁명의식을 지닌 전위정당이 민중을 깨우쳐 공산주의로 이끌어가야 한다.’ 레닌의 국가론이다. 이 레닌주의에 찌든 독재자가 시진핑이라는 게 윌의 지적이다.
‘오늘날 중국에는 마오시대 이후 본적이 없는 공포가 만연해 있다. 사람들은 아무런 사전 경고 없이 일시적으로, 혹은 영구히 자신의 소유물이나 생계를 박탈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레닌주의자들이 장악한 시진핑 치하의 중국에 대한 포린 어페어스지의 지적이다.
터프트 대학의 마이클 베클리는 또 다른 앵글에서 시진핑 체제를 조명하고 있다. ‘중국은 점차 파시즘 체제로 변모하고 있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시진핑 숭배가 강조되고 있다. 국가선전선동기관들이 나서서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함께 중국 현대사의 성삼위일체, 그 정점으로 시진핑을 찬양해대고 있다. 바로 이점이 시진핑 체제가 내 보이고 있는 첫 번째 파시즘적 특질이란 지적이다.
그 두 번째는 극도로 배타적인 한(漢)지상주의, 혹은 초(超)국가주의다. 이 초국가주의가 위험한 것은 단순히 중국의 위대성에 자부 감을 표명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치욕의 한 세기’에 대한 설원(雪?)의 섬뜩한 메시지가 담겨 있어서다.
이 한(漢)지상주의는 동시에 극히 배타적으로 중국내 소수 민족도 그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 중국공산당이 신장의 위구르족을 절제해내야 할 암 덩어리로 표현 한 게 바로 그것이다.
세 번째는 철저한 감시 시스템 구축이다. 중국전역에 깔려 있는 감시카메라만 7억대에 이른다. 거기에다가 소셜 크레딧 시스템을 도입, 사소한 경범을 저질러도 여행에 제한을 가하는 등 삶을 옥죄고 있다.
네 번째 특질은 전 영역의 병영화다. 시진핑 체제하에서는 기업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무슨 기관이든 국가가 부를 때 응해야 한다. 군(軍)과 민(民)의 영역이 따로 없는 것이다.
파시스트화 되어가고 있는 중국은 세계질서에 이미 심장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게 베클리의 결론이다. 국내적으로는 국가주의에, 군사주의에 박차를 가하면서 탄압이 가중되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더 공격적, 호전적이 되어가고 있다는 거다.
‘대약진운동을 비롯해 수 천 만이 넘는 무고한 인명 학살의 주역은 분명히 중국공산당이다. 그러나 이를 공산당의 문제로만 제한시켜 보는 것은 잘못이다.’ 디플로매트지의 지적이다.
중국과 관련된 온갖 국내외적 재난 급 상황, 그에 따른 지정학적 위협의 보다 근본적 원인은 중국 정치문화의 근저에 스며든 대일통(大一統) 이데올로기에서 찾아진다는 것이다.
대일통은 중국 역사에서 통일된 국가와 중앙집권적 정치 체제를 정당화하는 사상으로 단순한 정치적 개념을 넘어 중국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왔다. 중국공산당의 지배 이데올로기도 사실상 그 변형의 하나로 식민지 확장, 소수민족 문화말살을 통한 철저한 중화화(中華化) 등 제국주의의 모습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요약하면 레닌주의에, 파시즘에, 중화제국주의의 혼합물, 이것이 시진핑 체제의 중국이다.
이 체제를 프랑스의 석학 기 소르망은 농민 등 전체 인구의 80%는 저임금 노동력 착취의 대상이며, 공산당 세력 20%만이 경제 성장의 혜택을 누리는 구조의 ‘사악한 체제’로 규정했다.
그 중국 체제의 악취가 전 지구적으로 진동한 것은 코비드 팬데믹 때였다. 중국공산당의 관리실수로 코비드-19이 전 세계로 번져나갔다. 그런데 이 위기를 체제선전의 호기로 악용, 거짓 선전선동에만 열을 올렸다. 그리고 국내적으로 코비드 바이러스가 번지자 수천만이 거주하는 메가 도시도 눈 하나 깜짝 않고 봉쇄 했다. 레닌주의의 본때를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확산된 게 반중정서다. 세계 주요 국가 국민들은 중국이라면 진저리를 내게 된 것이다. 2024년에 실시된 퓨 국제여론조사는 여전한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조사대상 35개국 중 미국, 호주, 일본, 한국, 그리고 유럽의 주요 나라 등 18개국 선진민주국가 국민의 70% 이상, 절대 다수가 중국에 비호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그러면 이들 대다수 선진국 국민들은 모두 극우인가’-.
중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는 오히려 인류 보편의 가치관에 충실한 건강한 사회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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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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