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칼럼
▶ 가격 싸고 영양소 풍부한 ‘영양 폭탄’
▶ 가장 저렴한 단백질 공급원 중 하나
▶ “콩 하루 반컵 기존 식단에 넣으면 끝”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큰 장벽은 종종‘비용’이다. 과일, 채소, 고기, 해산물 같은 영양가 높은 음식은 초가공식품에 비해 훨씬 비싼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영양가 높은 식품 중 일부는 가격도 매우 저렴한데, 바로 대두와 완두콩, 렌틸콩 등 콩류이다.
콩류는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장 건강을 증진시키며 체중 감량을 돕고,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러 연구에서는 콩류가 탄소 발자국도 낮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보건 당국은 성인이 주당 1~3컵의 콩, 완두콩 또는 렌틸콩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필요한 열량에 따라 양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스탠포드 예방연구센터의 영양학 연구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가드너는 “미국인 대부분은 이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고작 반 컵 정도만 섭취하고 있다”며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량이다. 콩류는 단백질과 섬유질,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한 진정한 ‘영양 폭탄’인데 말이다”라고 했다.
가드너는 지난 12월, 미국 식이 지침(Dietary Guidelines for Americans)의 개정안 보고서를 작성한 정부 자문 위원단의 일원이기도 하다. 해당 보고서는 콩류를 건강한 단백질원이자 붉은 고기와 가공육의 훌륭한 대체 식품으로 강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성인은 일주일이 아니라 매일 반 컵 이상의 콩류를 섭취해야 한다”며 “우리는 콩 섭취량을 두 배, 세 배로 늘려야 한다. 매일 먹어야 한다. 영양 면에서 좋은 건 다 들어 있고 나쁜 건 거의 없다. 게다가 다른 식품들보다 훨씬 저렴하다. 콩류만큼 싸고 영양가 높은 식품은 드물다”고 강조했다.
■ 콩류가 건강에 좋은 이유콩과식물은 인류가 재배한 가장 오래된 작물 중 하나이며, 전 세계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콩류가 전통 식단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높은 영양 밀도다. 콩류는 현미, 옥수수, 밀 등 다른 곡물보다 단백질과 섬유질 함량이 몇 배나 더 높다. 예를 들어, 익힌 렌틸콩 한 컵에는 단백질이 18그램이나 들어있는데, 이는 달걀 3개 분량과 맞먹는다. 게다가 동물성 식품과 달리 콜레스테롤이 없고 포화지방도 적다.
모든 콩류는 섬유질이 풍부하고 철, 칼륨, 마그네슘, 비타민 B군 등의 영양소가 많다. 익힌 렌틸콩 한 컵에는 16그램의 식이섬유가 들어 있는데, 이는 성인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섬유질 권장량의 절반 이상이다.
2020년에는 무작위 임상시험들을 종합한 체계적 문헌 고찰에서, 하루 반 컵 정도의 익힌 콩류를 섭취한 성인들이 심혈관, 장, 대사 건강에서 현저한 개선을 보였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체중이 줄고, 허리둘레가 감소했으며,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 혈당 수치가 모두 낮아졌다. 염증 수치도 감소했고, 장내 미생물 환경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연구진은 이런 건강상의 이점이 주로 콩류에 풍부한 섬유질, 특히 ‘저항성 전분’ 때문이라고 보았다. 이 전분은 소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대장까지 도달해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고, 이로부터 단쇄지방산과 같은 건강한 물질이 생성된다.
물론 콩 하면 ‘방귀’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서도 살펴봤는데, 위장 불편 사례는 드물고, 증상이 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중도 탈락한 참가자는 한 명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위장 문제가 걱정된다면, 처음에는 서서히 콩류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가장 좋다. 몸이 섬유질 증가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면, 초기 가스 증상도 점차 사라진다. 워싱턴대학교 메디컬센터 소화기 건강센터의 위장병 전문의 크리스 댐만 박사는 “천천히, 조금씩 늘리기가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 예산과 환경에도 더 좋은 선택댐만 박사는 “건강을 위해 무엇을 먹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가장 먼저 콩류를 추천한다고 말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영양가가 높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건 수퍼푸드예요. 건강에도 좋고, 저렴하니까요. 특히 요즘 같은 인플레이션 시대에 이런 선택은 더 중요하죠.”
연구에 따르면 콩류는 가장 저렴한 단백질 공급원 중 하나다. 평균 가격은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칠면조, 해산물, 견과류, 씨앗, 양고기보다 훨씬 낮고, 심지어 계란보다도 저렴하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말린 콩 1파운드의 평균 가격은 약 1.70달러, 소고기 간 것 1파운드는 약 6달러, 닭가슴살 1파운드는 약 4.20달러, 달걀 12개 한 팩은 4.60달러 이상이다.
연구자들은 콩류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저렴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식품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또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뛰어나다. 육류 생산보다 물 사용량이 적고 온실가스 배출도 낮다. 심지어 토양 건강도 개선시켜 화학 비료의 사용량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 콩을 더 많이 먹는 방법 가장 간단한 방법은 평소 먹는 음식에 콩류를 더하는 것이다. ‘당뇨 전단계 완벽 가이드’의 저자인 질 바이젠버거 영양사는 “지금 먹고 있는 식단에 살짝 더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큰 변화가 필요 없다”고 설명한다.
다음은 실생활 예시다.
▲아침에 계란을 먹는다면? 검은콩을 곁들여 보자. 그냥 함께 먹거나, 아침 부리토에 넣어도 좋다.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먹는다면? 마요네즈 대신 후무스를 빵에 바르면 병아리콩이 추가된다.
▲치킨 샐러드에 흰강낭콩을 섞자. 참치 샐러드에도 잘 어울린다. (단, 콩을 씻어서 나트륨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샐러드를 만든다면? 통조림 콩류를 열고 한두 스푼 얹기만 해도 된다.
▲저녁에 토마토 소스 파스타를 먹는다면, 강낭콩을 넣어보자. 맛과 식감이 소스와 잘 어울린다.
▲대가족을 위한 칠리, 수프, 스튜를 만든다면, 흰콩을 으깨어 넣어 보자. 걸쭉해지면서도 티 나지 않게 건강을 더할 수 있다.
▲다진 소고기를 넣는 요리라면, 일부를 익힌 갈색 렌틸콩으로 대체해보자. 렌틸콩은 맛이 순하고 식감도 비슷해 버거, 볼로네제, 타코, 슬로피조 등 다양한 요리에 잘 어울린다. 추천 비율은 다진 고기 1파운드당 익힌 렌틸콩 2컵이다.
콩류는 종류도 다양해서 조리 방법도 무궁무진하다. 후무스를 칩이나 채소에 찍어 먹거나, 병아리콩을 구워 간식으로 먹는 것도 좋은 예다. (집에서 오븐에 구워도 되고, 온라인이나 마트에서 구입해도 된다.) 바이젠버거는 “집에서 요리할 때는 대부분의 경우 콩류를 추가할 방법이 있다. 멕시칸 요리에도, 이탈리안 요리에도, 아시안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콩류는 정말 활용도가 높다는 점을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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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ahad O’Con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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