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사위가 간 기증해 ‘생체 간 이식’, 가족과 함께 새로운 신화 쓸 터

한국에서 생체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긴 회복 기간을 가진 뒤 지난 15일 LA로 돌아온 남문기 회장은 이전에 비해 수척한 모습이었지만 환한 웃음은 잃지 않았다. [박상혁 기자]
지난해 11월15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12시간의 생체 간이식 수술을 마쳤다. 무려 10번째 수술이었다. 이식 수술은 다행히 성공적이었다. 중환자실과 무균실을 거쳐 항암제 투여와 방사선 치료가 포함된 긴 치료를 마치기까지 170여일이 걸렸다. 이 기간 한국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투병 생활을 한 남문기(66) 뉴스타부동산그룹 회장의 이야기다. 지난 15일 새 생명을 얻고 뉴스타 가족이 있는 정든 LA로 돌아온 남 회장은 살아있음에, 따뜻한 말에, 기도에 그저 감사한 마음을 품었다고 했다. 미국에서 300달러로 성공 신화를 쓴 남 회장이 새 생명으로 다시 기적신화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25일 뉴스타 사무실에서 만난 남문기 회장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수술 경과가 궁금하다.
▲지난 15일 도착했다. 방사선과 항암치료를 마치고 필요한 약을 모두 싸왔다. 추가 치료와 경과를 위해 4월20일께 다시 한국에 간다. 간이식 3일 만에 12kg이 빠졌지만 지금은 몸무게를 완전히 회복했다. 수술 후 치료받으면 탈모와 체중감량, 구토 등 많은 후유증이 있었다. 입맛이 써서 먹기 힘들었지만 밥맛은 원래 쓴 것이라고 생각하며 먹었다. LA로 돌아와 예전처럼 9시 출근해 자회사와 사무실을 하루종일 종횡무진한다. 끊임없이 카톡으로 에이전트들을 격려하고 교육시킨다. 30년 넘게 부지런하게 하루를 보낸 습관의 힘이다. 무엇보다 즐거움과 감사함이 좋은 치료제라고 답했다.
-그동안 얼마나 투병했나
▲2002년에는 간경화 말기 진단으로 3개월 시한부라는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간이식을 하지 않았다. 그 이후 17년동안 간암 투병을 하며 9차례 수술을 했다. 나는 한국전쟁이 휴전된 그 해에 태어나 가난했고 힘들었던 한국과 함께 유년시절을 보내서 어려움에 대처하는 마음의 근육이 생겨 잘 극복해 왔다.
-갑자기 간이식 수술을 결정하게 됐나
▲미주총연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바쁘게 활동하다가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어 한국을 방문했다. 정기검사 후 간이식 수술을 권유받았다. 건대병원, 삼성병원을 거쳐 간이식 최고 권위자인 서울 아산병원 이승규 교수팀을 소개받았다. 연간 생체 간이식 500차례, 성공률 98%로 안정감이 들었고 간이식을 결정했다.
집도의는 내가 쓴 300달러 성공신화 자서전의 독자였던 이승규 간이식·간담도 외과 교수가 맡았다. 그동안 부지런하게 살아온 나의 인생이 최고의 간이식 권위자를 만나게 한 것 같다
-간이식 기증자를 어떻게 찾았나
▲아내, 아들, 딸, 사위가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간검사를 위해 한국을 세 번이나 방문했다. 가족 중 간기증이 가능한 사람은 바로 사위였다.
10시간이 넘는 긴 이식수술 시간 동안 딸 에이미 역시 추가로 필요할 수 있는 간이식을 위해 수술 준비를 했다. 수술은 잘되었고 회복은 병원 의료진이 놀랄 정도로 빨랐다.
-간이식 수술을 한 후 달라진 것이 있나
▲뉴스타부동산은 한 때 2,300명이었다. 수많은 회사 가족들을 이끌며 사사로움을 버리고 공의를 받들라는 멸사봉공의 정신을 새겼을 때였다. 개인의 삶보다 비즈니스에 집중했다. 성공과 화목한 가족이 함께 하기에는 너무 바쁜 시절이었다. 좋은 가구, 비싼 외식은 못했지만 장학재단, 한인정치인 지원, 커뮤니티 봉사에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간이식 수술을 한 후 새 새명으로 가족과 함께 새 신화를 쓰려고 한다. 이전 나 혼자 비즈니스 성공신화를 썼다면 이제는 가족이 함께 한다.
이번 간이식 수술을 들어갈 때 정말 잘 살고 간다는 생각과 다시 살면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사위(서지오씨)의 간기증이 가족을 하나로 만들었다. 가족의 화합은 물론 아버지와 아들로, 깊은 사랑과 신뢰가 있는 딸 부부관계로, 그리고 사위에게는 자신의 나눔으로 한 생명을 살렸다는 자부심을 안겨줬다.
앞으로 새 생명을 가족과 여행하며 서로를 사랑하며 또한 그 사랑을 남과 나누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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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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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 만수무강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