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봉희의‘클래식 톡톡(Classic Talk Talk)’
요즈음 여러 명이 함께 하는 앙상블 공연이 늘어나고 있다. 앙상블(Ensemble)이란 무엇일까? 음악에서의 ‘앙상블’은 같은 악기 혹은 다른 악기와 함께 연주하는 모든 합주, 합창을 의미한다. 프랑스어 Ensemble의 ‘같이’, ‘동시에’ 라는 의미에서 유래해 ‘조화’ 또는 ‘통일’을 나타내는 음악용어가 되었다.
사회에서는 나 혼자 하고 싶은 대로만 하면 사람들과 어울리기 쉽지 않다. 회사만 해도 충분한 회의를 통해 의견을 조율해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음악에서도 마찬가지다. 각 연주자들이 아무리 훌륭한 연주자라고해도 다른 연주자들과 호흡을 맞추지 않으면 좋은 연주를 만들 수 없다. 무대에 오르기 전 수많은 리허설을 통해 호흡을 충분히 맞춰야만 선율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들리는 것이다. 연주자 자신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독주와는 다르게 단체적 특성이 강한 앙상블은 연주자들간 음악의 해석에 대한 존중, 소통과 화합이 제일 중요하다. 이에 따라 그 그룹의 연주가 훌륭한 연주가 되기도, 부족한 연주가 되기도 하니 말이다.
앙상블로 호흡을 맞추면 독주를 할 때만큼 연주자들의 개성을 느끼기 어렵다는 말도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독주가 연습실에서든 무대에서든 혼자만의 외로운 음악 여행이 될 수 있는 것과 달리 앙상블은 다른 악기들과 음악을 만들어갈 때 그 안에서 맞이하는 재미와 감동이 있다. 또한 관객들에게는 한 자리에서 두 명 이상의 연주자들의 음악적 대화를 감상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묘미이다.
기악 앙상블은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피아노 삼중주, 피아노 사중주, 피아노 오중주가 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구성의 피아노 삼중주가 가장 일반적인 형태이다. 개인적으로 피아니스트 임마누엘 액스(Emanuel Ax, 1949~), 바이올리니스트 이자크 펄만(Itzhak Perlman, 1945~), 그리고 첼리스트 요요 마(Yo-Yo Ma, 1955~)가 함께한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1809~1847) 피아노 삼중주 1, 2번이 담긴 앨범을 명음반으로 꼽고 싶다. 당시 미국 카네기홀에서 열린 멘델스존 탄생 200주년 기념 콘서트에 처음으로 세 사람이 함께 무대에 섰다. 각각 듀오로 오랜 세월 동안 연주를 함께해 왔지만 세 사람이 동시에 무대에 선 것은 처음이었다. 멘델스존 특유의 재치를 잘 표현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였으며 콘서트 이후 이 앨범이 발매되었다.
피아노 삼중주는 피아노를 기본으로 바이올린, 첼로가 아니더라도 첼로와 클라리넷, 플룻과 첼로 등 악기 구성에 따라 다양한 편성이 가능하다. 또한 현악만으로 구성된 현악 삼중주, 현악 사중주, 현악 오중주, 오케스트라의 소규모 형태인 챔버 앙상블 등이 있고, 관악기로만 구성된 목관, 금관 앙상블도 있다. 수많은 악기들이 있기에 다양한 구성의 앙상블이 존재한다. 느지막이 1840년대에 발명된 색소폰의 경우, 앙상블을 위해 기존에 있는 편성의 한 악기를 색소폰 음역대로 편곡하여 연주하기도 한다. 실제로 쓰여진 악기가 아닌 비슷한 음역대의 다른 악기가 어떻게 다른 악기들과 소리의 조화를 이루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필자는 피아노, 첼로, 색소폰으로 이루어진 피아노 삼중주의 피아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오보에, 클라리넷, 플룻 등의 소리 대신 색소폰의 음색과 첼로, 피아노가 어우러진 조화는 그야말로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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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희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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