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애완용 호랑이 5천 마리
새끼 350달러면 구입…날로 증가
새끼는 귀엽지만 6개월이면 ‘시한폭탄’
연방차원 맹수 사육 규제 시급
호랑이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인도도 아니고 백두산 호랑이가 산다는 백두산이나 시베리아도 아니다. 미국이다. 미국의 첩첩산중이 아니라 가정이나 랜치등 개인의 손에서 애완용으로 키우는 호랑이가 인도를 비롯한 세계 각처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 호랑이와 수에 있어 거의 같다.
호랑이뿐 아니다. 사자나 치타등 고양이과 맹수를 통 틀어도 미국내 애완용 빅캣은 야생 빅캣과 비슷한 숫자다. 미국 휴먼 소사이어티(HSUS)에 따르면 현재 미국내 고양이과 맹수는 약 1만마리. 이중 호랑이가 5,000마리로 전세계의 야생 호랑이 추정치와 같다.
현재 미국에서 호랑이등 빅 캣은 비교적 싸고 쉽게 살 수 있다. 호랑이 새끼 한 마리는 괜찮은 강아지 값도 안되는 350달러면 살 수 있다. 호랑이 새끼 한 마리에 50달러라고 써붙인 광고판도 발견된다.
호랑이를 집에서 키우다니 위험하지 않을까? 위험한 애완동물에 대한 규제는 아직 초보단계. 미국내 약 10개의 주에서 맹수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것을 금지하고 있을 뿐이다. 사자나 호랑이, 곰등 맹수를 서로 다른 주간에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이 연방의회에 발의됐으나 올해 회계 연도 종료로 최근 폐기됐다. 현재로서는 연방정부는 빅캣을 규제하지 않는 상태고 주정부나 지방정부는 수수방관하는 데서부터 전면 금지하는 곳까지 중구난방이다.
휴먼 소사이어티의 웨인 파첼은 “동네에 맹수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집이 있다면 시한폭탄을 설치해 놓은 것과 같다”며 “이 맹수들은 살육하도록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돼 있다”고 경고의 목소리를 늦추지 않는다.
그가 우려하는 일들은 지난 10월에도 일어났다. 텍사스에서 250파운드의 호랑이가 3살난 사내아이를 물어 죽였다. 이 호랑이는 아이 다리를 물고 내동댕이질을 쳐서 두개골을 부수고 물어서 죽인 뒤에야 버리고 도망갔다.
같은 달 뉴저지주에서는 애완용으로 사육하던 24마리 호랑이중 한 마리가 한 남자의 머리와 팔을 물어 중상을 입힌 일이 있었고 플로리다에서는 750파운드의 호랑이가 한 여자의 머리를 물어 중상을 입혔다.
사람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소름 돋는 일도 벌어진다. 지난 가을 아칸소 리틀락 북쪽 50마일지점의 작은 동네인 큇맨에서는 사자 3마리가 거리로 나와 어슬렁어슬렁 동네구경을 하고 다니는 숨막히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사자 한 마리가 길에서 이웃집 잔디밭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등에서 식은 땀이 났다”고 주민 리자 보건은 전했다. 이 사자는 리자의 남편이 더 이상 두면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사살했다. 이 사자는 이미 문닫은 사육장에서 도망쳐 나온 것으로 보였으나 주인은 다른 곳에서 흘러들어 온 것들이라며 소유를 완강히 부인했다.
미국 동물원 및 수족관 협회의 정부담당 디렉터 스티브 올슨은 맹수를 애완동물로 키우는데 대한 정부의 전면규제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올슨은 이번에 폐기된 맹수의 주간 판매금지 법안이 내년 회계연도에 재차 상정되는데 기대를 걸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도 부족하다고 말한다. 애완동물로 키우는 맹수를 정부가 압류할 수 있어야 하고 규제도 연방차원에서 전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년에 재상정될 법안도 규제가 주정부에 맡겨져 있어 허용하는 주 내에서는 맹수를 사고 팔 수 있어 허점이 크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전면규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전국동물이해연맹의 회장 패티 스트랜드는 “빅캣을 키울수 있는 자격과 수단을 갖춘 사람에게는 소유가 허용돼야 한다”며 선별적 사육허용을 주장한다.
그러나 생후 8주된 새끼는 귀엽지만 6개월이 지나면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릴지 모른다. 600파운드의 호랑이는 계기만 되면 언제라도 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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