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미와 수익 동시에 추구할 수 없어…
▶ ‘감정’ 개입 최대한 자제해야 수익 발생
[주식투자자의 감정]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이 개봉됐다. 타주로 이사하게 된 10대 초반 여자 아이의 감정 변화를 잘 묘사한 영화다. 수십 가지에 달하는 인간의감정 중 대표적인 5가지 감정에 의해서 한 사람의 인생이 얼마든지 좌우될 수 있음을 어린이의 시각을 통해 잘 묘사됐다. 주식 투자는 반대다. 주식투자에 좋은 감정이란 있을 수 없다.
감정 개입을 최대한 자제해야 주식 투자 본연의 목적인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다. 월스트릿 저널은 최근 투자자의 감정이 투자를 망칠 수 있다고 경고하며 투자자들이 흔히 갖게 되는 감정을 지목했다.
◇ 투자 본연의 목적 ‘수익 창출’에 충실해야
투자자들에게 투자 목적을 질문하면 대답은 한결같다. 수익을 내기 위해서 투자에 나선다는 대답이 대부분이다. 물론 틀림없는 정답이지만 실제 투자 목적이 수익 창출이 아닌 투자자도 많다. 다른 투자 목적이 있으면서 속내를 드러내지 않거나 자신의 실제 투자 목적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수익을 내기 위해서라고 대답하면서도 우리는 흔히 마음속에 숨겨진 감정적인 바람을 추구하게 된다. 그러나 감춰진 욕구가 무엇인지 모른 채 투자에 나서면 투자를 통해 행복해야 할 감정은 물론 투자 결과까지 망치기 쉽다.
투자자들이 마음속에 꽁꽁 숨겨두는 감정적인 욕구는 크게 3가지다. 첫째 투자 목적에 가장 근접한 실용적인 혜택을 얻고자 하는 바람이 가장 크다. 투자를 통해서 돈을 벌 때 실용적인 혜택이 성취된다. 그렇지만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도 있고 자신의 감정을 충족하기 위한 목적을 지닌 투자자도 적지 않다.
◇ 감정 위한 투자는 ‘고비용 저수익’만 초래
‘투자로 내가 무엇을 얻을 수 있나’라는 질문을 가진 투자자는 실용적인 목적의 투자자다. 차량의 실용적인 목적이 이동 수단이듯 투자의 목적은 부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 종목에 투자하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란 질문이 신경쓰이는 투자자는 투자가 곧 표현 수단이다. 친환경적인 성향을 보이기 위해 친환경 사업 관련주에 투자하거나 상류층임을 뽐내기 위해 거액이 필요한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포함된다.
투자를 통해 감정을 충족하려는 투자자도 있다. 친환경 업종에 투자함으로써 선을 행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려고 하거나 헤지펀드 투자로 일종의 ‘자존감’을 높여보려는 투자자들이 그런 부류다. 내면에 존재한 자신만의 감정을 알든 모르든 관계없다. 그러나 감정을 위해 투자에 나서면 반드시 ‘고비용 저수익’이라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은 알고 있어야 한다.
◇ 재미와 수익을 동시 추구할 수 없다
주식 투자를 재미로 즐긴다는 투자자들이 의외로 많다. 주식시장은 주변 정치, 경제, 문화, 사회, 국제 정세 등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주식 시장만 하루 종일 들여다보고 있으면 지루할 틈이 전혀 없다. 이런 투자자들의 특징은 적극적인 주식거래를 통해 시장 수익률 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이다.
잦은 거래를 통해 지수연동 펀드나 가치주에 자금을 장기간 ‘저장’해 두는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초과할 수 있을 것으로 여긴다. 과도한 자신감이 문제다.
마치 벽을 상대로 테니스 연습을 하는 것처럼 여기기 때문에 열심히하면 된다는 착각이 크다. 그러나 주식 시장의 벽 뒤로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노리는 이른바 하이애나 같은 ‘프로’ 투자자들이 득실거린다. 주식시장에서 프로 투자자들과의 경쟁을 마치 영광처럼 느껴보려는 목적으로 투자를 즐긴다는 웃지 못할 투자목적도 있다.
최근 한 설문 조사에서 아마추어투자자 중 약 62%가 향후 12개월 내에 시장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는 과도한 자신감을 비쳤다. 그러나 여러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주식 거래가 잦은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거래 뜸한 투자자 수익률보다 낮고 주식 거래가 거의 없는 투자자의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자신을 표현하고 감정을 충족시키려는 재미를 위해 투자에 나선다. 투자 수익은 뒷전이고 투자를 위한 분석을 즐기거나 취미의 하나로 주식 투자를 즐긴다는 것이다. 재미와 수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없는 것이 주식 투자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도 재미를 즐기려면 은퇴 준비금, 자녀 교육 자금, 주택 소유 등에 영향을 주지 않는 만큼의 소액 자금만 ‘재미’용을 삼도록 한다.
◇ ‘자존심’과 ‘후회감’부터 버려라
손실 없이 투자 성공도 없다. 손실후 주가가 다시 상승할 수도 있고 손실을 통한 세금 혜택 전략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은 주식을 너무 빨리 처분해 수익 폭을 낮추고 하락 종목을 너무 오래 쥐고있어서 손실 폭을 늘리는 패턴을 반복한다. 자신감 회복에 따른 혜택을 얻고 후회에 따른 감정 비용을 회피하려는 성향때문이다.
150달러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로 100달러에 구입한 주식이 40달러로 가격이 곤두박질 쳤다. 단지 액면가 손실이라며 자신을 애써 달래면서도 처분해서 더 큰 손실을 막으려고 하지 않는다.
투자한 종목의 업체가 상장 폐지되기 전까지 주가가 다시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꿈틀댄다. 주가가 반토막 난 상황에서 처분해 손실을 발생시키면 적지 않은 후회가 밀려온다. 차라리 100달러를 다른 곳에 투자했더라면 하는 후회다.
또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주가 하락 요인들을 인정하는 꼴로 자존심이 용납하기도 쉽지 않다. 동시에 떨어진 주가가 다시 올라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해 보고 싶다는 자신감이 다시 작용한다. 반 토막 난 주가가 당초 기대대로 150달러까지만 올라주면 성공한 투자자라는 명함을 다시찾고 싶다. 그러나 주가는 하루에도 수십차례씩 등락을 거듭한다.
주가가 오르고 내릴 때마다 후회와 자신감을 느끼려고 하지 말고 실수와 손실을 인정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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