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 선거구 단일화 캠페인의 성과와 전망에 대해 토론하고 있는 좌담 참석자들. 왼쪽부터 알렉스 차 전 한인민주당협회장, 브래드 이 LA 한인상공회의소 부회장, 로버트 안ㆍ헬렌 김 LA시 선거구 재조정위원, 그레이스 유 한미연합회-LA 사무국장. <이은호 기자>
공청회에 많은 참여 한 목소리 내
서명운동 등 타 커뮤니티 부러워해
의견 반영 안되면 소송까지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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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 참석자>
■헬렌 김 (LA시 선거구 재조정위원)
■로버트 안 (LA시 선거구 재조정위원)
■브래드 이 (LA 한인상공회의소 부회장)
■알렉스 차 (전 한인민주당협회장)
■그레이스 유 (한미연합회-LA 사무국장)
■사회-이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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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이번 LA시 선거구 재조정 과정은 논란이 정말 많았다. 특히 잰 페리, 버나드 팍스 등 일부 시의원들이 재조정 과정 초반 이미 기존 시의원들의 입김에 의해 구획안이 막후에서 조정되고 있다고 폭로하는 등 정치적 파워게임으로 변질된 면도 있었다. 헬렌 김 위원과 로버트 안 위원은 선거구 재조정위원회에서 직접 활동을 해왔고 다른 분들도 이 과정을 잘 아실텐데 어떻게 평가하나.
▲로버트 안: 지난 15일 마지막 커미셔너 미팅은 장장 9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오후 4시에 시작한 것이 새벽 1시30분에서야 끝났다. 한인타운 뿐만 아니라 타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과정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수정안 개수만 무려 76개였다. 그만큼 이 문제는 한인타운 뿐만 아니라 범 LA의 문제였음을 알 수 있다.
▲헬렌 김: LA시 조례는 매 10년마다 센서스국 자료에 근거, 유권자 수, 인종, 연령에 따라 시의원 지역구를 재조정해야 한다. 지난 9월 시작됐으며 목적은 15개 시의회 구역이 규정에 따라 평등하게 나눠져야 했었다. 모든 커뮤니티들의 이슈와 염원을 반영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연방 선거법은 특정 인종 인구가 51%이상일 때 선거구를 그 인종 커뮤니티에 맞추어 짜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이미 LA시에는 5개의 라티노, 1개의 흑인 지역구가 존재했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흑인 인구는 감소했고 반면 아시안 인구는 급증했는데 그것이 이번 시의원 선거구 작업에 반영되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특히 이번 과정에서 아시안 광역선거구가 탄생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이 이뤄지지 못했다.
▲브래드 이: 우리 뿐만 아니라 다운타운, 사우스 LA, 유태계 커뮤니티에서 이번 작업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알렉스 차: 이번 선거구재조정 작업이 주민들의 강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결국 시의원들의 알력에 의해 짜여지는 모습을 보게 됐다. 안타깝다.
▲사회자: 선거구 재조정 절차 자체가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안: 이미 짜여진 선거구 구획안임을 알 수 있는 것이 LA시의원들에게 임명된 커미셔너들이 우리에게 개별적으로 찾아와 ‘한인 커뮤니티가 이렇게 목소리를 내니 반영시켜야 한다’고 이야기했으나 정작 초안, 수정안 투표에서는 이미 짜여진 각본에 의해 표를 던지는 것을 보게 된다. 15일 장시간 미팅에서 표를 던진 커미셔너들의 투표 패턴은 지난번 초안과 비슷했다. 커미셔너인 나도 이번 선거구 재조정 작업이 불투명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레이스 유: 선거구 재조정위원회가 처음 구성됐을 때에는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선거구 재조정 작업을 벌일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았다. 특히 선거구 재조정 1차공청회에서 8지구 웨스트체스터 지역, 4지구 유태계 주민들이 초안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표명하자 2차 공청회에서 일부 커미셔너들이 이들에게 공식 사과했으며 결국 위원회는 그들의 목소리를 받아들여 초안을 수정했다. 바가스 위원장은 규정상 그렇게 사과 할 수 없다. 그러나 그는 한인타운 관련 2차 공청회에서는 사과는 커녕 심지어 한인 발언권을 뒤로 넣었다. 말도 안 되는 처사다. 이런 모습을 볼 때 이미 막후 거래가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차: 연방 의회, 주의회 선거시 선거구 재조정작업은 민주, 공화당 측에서 각각 절반씩 의원들을 뽑고 운영도 독립적이다. 하지만 시의원 선거는 이와 달리 현 시의원들이 임명한다. 이것 자체가 불투명한 것이다. 30년전 규정으로 재조정 작업이 진행된다. 개정이 필요한 때다.
▲사회자: 이번 한인타운 선거구 단일화에서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이었나?
▲김: 아시안이 LA시 인구 중 14%나 되는데도 현재 시의회에는 아시안 시의원이 없다다. 특히 시의원 제도가 생긴 지난 1925년 이후 1990년대 초반 시의원을 지낸 중국계 마이클 우만이 유일한 아시안 시의원이었다. 그 점을 감안해 이번 목표를 한인타운, 차이나타운, 리틀 도쿄, 필리핀타운, 타이타운 등을 하나로 묶는 광역 아시안 선거구를 만들거나 그것이 안 되면 아시안들이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선거구 2개를 만드는 것으로 잡았다. 지난달 아태법률센터가 제시한 초안은 13지구에 윌셔센터-코리아타운 구역과 필리핀타운을 포함시켜 아시안 유권자 비율을 36%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아시안 시의원이 탄생될 수 있었다.
▲사회자: 이번 캠페인 과정에서 일반 한인들의 참여도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교회협의회에서도 서명운동에 나섰고 각 한인 언론은 물론 주류 언론이 이를 비중 있게 다뤘다. 어떻게 평가하나.
▲안: 타 커미셔너들이 계속해서 우리에게 찾아와 한인들의 참여도에 대해 놀라했다. 한 커미셔너는 "한인들이 단합된 모습이 인상 깊다"고 수차례 말했으며 타 지역 선거구 재조정 공청회와 비교하면 훨씬 더 열정적이었다. 그러나 규정대로였다면 목소리가 가장 큰 한인 커뮤니티의 요구가 반영되었어야 했는데도 결국 결과는 다르게 나왔다. 하지만 한인들에게 감사드린다.
▲유: 이번 과정을 처음 시작할 때 한인들의 참여를 많이 하기를 바랐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실지로 예상보다 훨씬 많은 한인들이 참여해 기쁘다. 공청회에서 1세, 1.5세, 2세, 그리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한인들이 한마음으로 동참한 모습은 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타 커뮤니티에 충분히 귀감이 됐다. 커뮤니티의 저력을 본 것 같아 뿌듯했다. 특히 만나본 한인 1세분들이 헬렌 김, 로버트 안 두 커미셔너가 한인타운 단일 선거구화를 위해 힘써주는 것에 대해 상당히 뿌듯해하고 감사해 했다.
▲사회자: 이번 선거구 재조정에서 그동안 쌓였던 관할지역 시의원에 대한 한인들의 불만이 표출됐다. 특히 한인들이 이번 공청회에서 시의원 보좌관 비리를 주장하는 등 전에 보기 힘든 모습들이 나왔다.
▲이: 초안에서 한인타운이 3가 북쪽 경계선으로 하는 10지구로 편입된 것에 한인사회가 반발했다. 당연한 반발이다. 그동안 10지구 시의원에 대한 오랜 불만이 결국 이번 시의원 선거구 재조정 작업을 통해 표출된 것이라고 본다.
▲김: 10지구내 타 지역에는 ‘네이트 홀든 커뮤니티 센터’ 같은 시설이 들어섰으나 한인타운은 이러한 시설들이 전무하다. 저소득층 아파트, 공원, 체육시설 등 한인 커뮤니티에 정작 필요한 시설이 없다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며 공평하지 못하다.
▲이: 한인 노인 등 이민 1세대의 불만이 많았다. 특히 은퇴 노인들이 한인타운에 거주하고 있으나 이 분들이 혜택을 못 받으니 자녀 세대인 1.5세, 2세 한인들의 불만도 같이 표출됐다.
▲사회자: LA의 한인타운 단일화는 이제 완전히 물 건너간 것인가? 아니면 아직도 수정이 가능한가?
▲유: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22일 선거구 재조정위원회 최종 회의에서 있을 공청회에 한인들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반영되어야 한다. 희박하기는 하나 아직까지 희망은 살아있다. 한인들의 막바지 참여도가 중요하다.
▲김: 재조정위원회의 작업은 이달 말로 끝나나 앞으로 6월말까지 시
의회에서도 위원회가 제출한 최종안을 토대로 막바지 수정작업을 벌여야 한다. 시의회에 참여해 한인들이 목소리를 내어야 하며 각 시의원들뿐만 아니라 시장측에도 우리의 목소리를 강력히 전달해야 한다.
▲차: 한인들이 계속해서 소리를 높여야 한다. 끝난 것이 아니다. 한인들이 그동안 보여준 저력을 계속해서 이어주기를 바란다.
▲사회자: 이번 재조정 작업 후 한인 변호사들이 법정 소송도 준비하고 있는데
▲차: 이미 주류 법조계에서도 한인타운 선거구 단일화 작업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LA시정부 쪽에서도 한인들의 참여도에 상당히 놀라는 눈치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주류 법조계가 이 케이스를 직접 맡을 가능성도 있다.
▲이: 실제로 남가주 한미변호사협회(KABA)회원들이 소송을 강력히 고려중이다. 이번 선거구 재조정 작업이 다 끝난 것은 아니다. 소송을 하게 되면 한인 커뮤니티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금 조성도 필요하다. 기금 등이 성공적으로 조성될 경우 상대 측에서도 선거구 재조정 작업의 재검토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승소가 가능하다.
▲사회자: 앞으로의 방향과 전망은
▲안: 한인 정치력을 주류사회에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결국 유권자들의 한 표다. 한인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유권자 등록과 투표 참여다. 앞으로 유권자 등록 운동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한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차: 분명 현재 시의원 선거구 재조정 작업에는 문제가 있으며 분명히 개선되어야 한다. 앞으로 10년 후인 2022년에는 한인, 혹은 한인들을 대표할 수 있는 시의원이 탄생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앞으로 계속해서 한인들이 목소리를 내야한다. 그래야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
<이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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