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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 유감

입력일자: 2009-11-17 (화)  
나에게는 전도자에 대한 별로 유쾌하지 않은 기억이 있다. 얼마 전 잘 차려 입은 40대 중반의 한인 사내가 전철 안에서 찬송가를 소리 내어 부르고 있었다.

자기 딴에는 뜨거운 성령으로 목청껏 부르는 것 같은데 찬송가가 위력이 없었다. 주위 사람들을 보니 말은 않고 있지만 모두들 달갑지 않은 뜨악한 표정이었다. 더더욱 나는 얼굴이 화끈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찬송가가 한국말로 불러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한국 사람으로서 주위 사람보기가 민망해 얼른 다른 칸으로 옮기면서 나는 속으로 “이 한심한 전도자야! 제발 잠시 그 열렬한 전도생활을 접고 막내딸이 다니는 유치원에 가서 ‘공중도덕을 지키며 살기’ 과목을 다시 배우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술자리와 잡 오리엔테이션 같은 생뚱맞은 장소에서의 전도 때문에 당황했던 일도 여러 번이다.

전도는 하느님을 섬기는 신앙인으로서 마땅히 행해야할 덕목의 하나라는 것은 나도 백번 동의한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반드시 때와 장소를 잘 가리라는 말이다.

또 우리가 지켜야할 대화의 기본상식은 상대방에게 자기의 요구나 충고를 말할 때는 상대가 나의 말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고려해야 된다는 것이다.
세상 속에서도 하얀 천사의 미소를 지으며 주위의 불우한 이웃들에게 생색내지 말고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묵묵히 선행 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본받아야할 진정한 신앙인의 자세가 아닌가 싶다.


신행원/ 직장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