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한인세탁협회 최병집 회장은 연임을 한 관계로 지난 2년 동안 협회를 이끌어 왔다.
랭캐스터에서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최 회장은 그 동안 협회 일을 보기 위해 거리가 90마일이나 되는 협회 사무실(가디나 소재)을 일주일에 평균 두 차례 방문, 그 덕분에 자동차 마일리지는 8만마일까지 치솟았다. 협회 일로 자리를 비우는 동안 부인이 세탁소 운영을 전담했는데 부부가 참으로 고생했다는 생각이 든다.
남가주 한인사회에서 활동하는 경제단체가 꽤 많다. 세탁협회 외에도 미주 한인봉제협회, 한인의류협회, 남가주 부동산협회, 한인건설협회, 한인공인회계사협회 등 열 손가락으로도 모자랄 정도다.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한인들의 모임인 이들 협회는 회원업소들의 결속을 이끌어내고 영업 활성화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매개체로 그 역할이 중요하다.
연말을 맞아 대다수 경제단체가 새 회장을 선출했다. 이에 따라 케니 박씨가 의류협회, 김성기씨가 봉제협회, 도상연씨가 세탁협회 회장으로 뽑히는 등 새 얼굴들이 등장했는데 이들은 오랜 동안 협회에 관여, 협회 업무에 정통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회장직은 최 회장의 경우처럼 금전적, 시간적으로 당사자의 희생이 필요한 자리다. 어쩌면 경쟁자인 회원업체들이 영업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쉽지 않은 자리다.
지난 수년 동안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어느 업종을 가릴 것 없이 경기가 나빠 한인 업주들의 마음고생이 말이 아니다. 이 때문인지 새 경제 단체장을 뽑는 일이 때로 난관에 부딪히는 사례가 목격된다.
일례로 봉제협회는 최근 이사들의 만장일치 추천에도 불구하고 회장을 지냈던 배무한씨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회장직을 고사하는 바람에 긴급 이사회를 거쳐 김성기씨를 회장으로 뽑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회원들은 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봉제협회의 신임 회장 선출이 난관을 겪은 것이 경기침체와 노동청의 단속 강화에 따른 봉제업소의 영업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신임회장은 “경기회복의 시점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회원업소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다른 새 경제단체장들도 이구동성으로 이 같은 다짐을 입에 담고 있다.
경기가 아직도 썩 좋지 않은 것을 감안할 때 이들은 참으로 어려운 시기에 회장을 맡았다는 느낌이다. 이제는 회장들이 활기차게 일을 할 수 있도록 회원들이 물심양면으로 회장을 도와줄 차례다. 새 경제단체장의 건투를 빈다.
황동휘 / 경제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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