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과 이브의 첫 아들 가인은 자기 동생 아벨을 죽였기 때문에 인류 역사의 첫 살인자가 되었다. 가인과 아벨이 창조주 여호와 하나님께 제물을 드렸었던바 하나님께서 아벨의 제물을 받아들이신 반면 가인의 제물은 배척하시자 가인이 심히 분하여 안색이 변했다고 창세기 4장에 나와 있다.
가인은 하나님의 그 같은 경고에 청종하는 대신 동생에게 들로 나가자고 유인하여 아벨을 처 죽이는 끔직한 범행을 저질렀다. 살인자들을 특히 존속 살해범들을 ‘카인’의 후예라고 부르는 연고가 거기에 있다.
살인은 문자 그대로 사람을 죽이는 행위다. 살인이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사형수를 처형하는 것도 살인이지만 그것은 정당한 살인이다. 또 상대방이 자기 자신이나 가족 성원을 죽이려고 해서 방어하다가 상대방을 죽이게 되면 정당방위로 무죄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배우자가 배신하여 딴 사람과 성 관계를 갖고 있는 현장을 목격한 사람이 극도의 흥분상태에서 권총으로 간통 행위자를 쏘아 죽게 한다면 살인은 살인이로되 제1급 살인은 아니고 제2급 살인 정도로 처벌이 경감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전혀 남에게 해코지 할 생각이나 의도가 없이 합법적인 행동을 하다가 남을 죽게 만들었을 때, 예를 들면 도끼로 나무를 자르다가 도끼날이 빠져 날아가 우연히 지나가던 행인을 죽게 한 경우 범법자는 살인범이 아니라 과실치사죄(manslaughter)로만 처벌받게 된다.
살인 중 가장 죄질이 나쁜 것은 가인처럼 계획하고 범행하는 것이다. 지난 주 텍사스주의 어느 군사기지에서 벌어진 끔직한 무차별 살인사건은 여러모로 충격적이다. 13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30여명을 부상시킨 범죄자가 니달 하산이라는 육군 소령으로 군의관이라는 사실이 잘 믿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하산은 실버스프링에 있는 회교사원에서 적어도 하루에 한 번 기도를 드린 바 있던 신실한 무슬림이라고 해서 더 놀랍다.
부상당해 치료를 받고 있는 하산이 입을 열기까지는 범행의 동기 등 확실한 것은 알 수 없지만 버지니아 텍에서 ROTC를 거쳐 임관된 후 베데스다에 있는 미군 의과대학에서 학위를 받고 정신과 의사 전문의가 되었고 월터리드 병원에 근무했다니까 미국과 미군의 신세를 많이 진 사람일터인데 어쩌다가 동료들에게 총부리를 겨누게 되었는지 짐작이 어렵다.
보도에 의하면 하산은 최근 몇 달 동안 연방수사기관의 내사 아래 있었다.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하산은 이슬람 자살 특공대원들을 일제의 가미가제 조종사들에 비교하면서 그 같은 자살행위자는 자살을 했다고 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숭고한 목적을 위해 자기 생명을 희생한 영웅이라고 해야 더 적절하다”라고 썼기 때문에 수사기관의 주목을 받았던 모양이다.
하산의 이모인지 고모인지는 하산이 그의 인종과 종교 때문에 심한 괴로움을 당해서 제대하려고 많은 노력을 들였는데, 예를 들면 군의관 학비보조금을 갚겠다고 하는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뜻대로 안 되어 고민했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또 하산은 미국이 이락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견해를 동료들에게 피력한 적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월터리드에서 텍사스 기지로 발령 난 것이 아프가니스탄으로 배치되는 수순이라는 보도다.
그러나 사람의 생명을 구한다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한 소위 의사라는 사람이 계획적으로 군인들 대기실에 반자동 권총을 들고 들어가 마구 쏘아대서 13명의 유가족들을 통곡의 나락으로 떠밀어 넣었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악행 중의 악행이다. 하산의 범죄는 사형을 받아야 마땅하다.
남선우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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