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잎나무 이파리 다 떨어진 절길
일주문 앞
비닐 천막을 친 노점에서
젊은 스님이
꼬치 오뎅을 사먹는다
귀영하는 사병처럼 서둘러
국물까지 후루룩 마신다
산속에는 추위가 빨리 온다
겨울이 두렵지는 않지만
튼튼하고 힘이 있어야
참선도 할 수 있다
김광규 ( 1941 - ) ‘일주문 앞’ 전문.
한국에는 첫눈이 오고 기온이 급강하 했다고 한다. 입동을 지내며, 겨울이 선전포고를 하고 밀려온다. 그러나 아무리 혹독한 계절이라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물러가는 날이 머잖아 온다. 우리 앞에 다가오는 어려운 시간들도 어떤 방식으로든 지나가기 마련이다.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스님은 더 빨리 찾아온 산속의 추위도 두렵지 않다. 다만 겨울이 물러갈 때까지 버텨내려면 튼튼하고 힘이 있어야 하니까 먹어두는 것이다. 그 스님, 따끈한 국물 후루룩 마시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귀영하는 사병들처럼 씩씩하게 일주문 안으로 들어서겠다. 겨울을 거뜬히 이겨내겠다.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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