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닭은 잘 아는 것이다
알을 얼마만큼이나 품어야 하는 것인지
또 알을 살그머니 굴리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숨이 붙고 눈이 생기고 별 같은 입이 나오고
나뭇잎 같은 날개가 돋도록
알을 굴리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이제 껍데기를 쪼아대는 소릴 들을 때도 되었는데
어미닭은 잘 아는 것이다
울타리 한켠에서 개나리가 언제쯤이면 핀다는 것을
이 알들 깨어나면 이 애들 데리고
개나리 환히 꽃 핀 속으로 소풍 갈 날짜도 굴리어 보는 것이다.
신현정(1948~2009) ‘포란(抱卵)’ 전문
때가 되었어도 깨지 않는 병아리 때문에 은근히 초조해진 시인은 어미닭이 부화할 때를 미루는 거라며 애써 위로한다. 숨이 붙고, 별 같은 입이 나오고, 나뭇잎 같은 날개가 돋기까지 모두 알고 있는 것이 어미닭이니까 부화를 늦추는 것도 가능할 거라는. 우리는 어떤 알들을 품고 있는가? 부화가 늦어지거든, 소풍 갈 날짜에 맞추느라 그런 거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면 좋겠다.
한혜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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