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정보국, 한국 대중 소설가 김진명씨 작품들 분석 평가.
“한국 대중 견해의 매혹적인 반영”
“북한에서도 가장 인기 높은 남한인 소설가”
미 중앙정보국(CIA)의 정기 간행물 ‘정보학술지’(Studies In Intelligence)는 최근호(Vol.52, No.1)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유명한 한국 대중 소설가 김진명(사진·49)씨의 작품들에 대해 “비록 정보 직업에 대한 묘사가 설득력이 떨어지지만 줄거리는 흥미롭고 한반도와 주변 강대국들에 대한 한국 대중 견해의 매혹적인 반영”이라고 분석, 평가했다.
일반에 공개된 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업무가 주어진 CIA의 과학기술부 소속 스테판 머카도 분석원은 최근호 ‘정보학술지’의 ‘정보에 대한 대중 서적’ 섹션에서 김씨의 ‘제3의 시나리오’(랜덤하우스중앙·2004년)와 ‘신의 죽음’(대산출판사·2006년)을 각각 소개하고 “김진명은 미국을 악한 빛으로 비추어 소설의 성공적 요소를 찾은 다작의 인기 높은 한국인 작문가로서 시사의 흐름을 음모자들의 감춰진 의도에 의한 것으로 돌려 한반도가 늘 침략의 위기에 처해있음을 제안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머카도는 이어 “그의 작품은 동아시아를 향한 워싱턴의 정책, CIA의 역할과 한국의 취약성에 대한 많은 한국인들의 견해를 반영하고 꾸민다”며 “그의 최근 작품들인 ‘신의 죽음’과 ‘제3의 시나리오’는 그가 수차례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는 이 같은 자신의 세상사를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머카도는 “1957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은 서울의 한국외국어대학을 졸업한 뒤 별다른 목표 또는 성취 없이 수년을 보낸 뒤 한국 문학계의 정상에 치솟았다”며 김씨가 졸업 후 사업에 실패한 뒤 1993년 남한과 북한이 힘을 합해 함께 원자폭탄을 만들어 일본의 침략을 물리치는 줄거리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출간해 한국 출판계 기록을 깨고 500만권을 팔아 한국의 가장 성공적인 소설가로 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머카도는 특히 2005년 7월 북한을 방문한 서울의 한 기자에게 북한 안내원이 ‘무궁화 꽃을 피었습니다’를 읽어보았느냐고 물은 뒤 자신을 비롯한 상당수 북한인들도 책을 읽었다며 그 안내원이 “비무장지대(DMZ) 양쪽 코리안이 하나가 돼 외세의 간섭 없이 조국을 침략에서 방어한 얘기에 감동을 입었다. 남한은 이런 소설을 더 많이 출판해야 한다”고 언급한 사례를 들어 “김진명은 비무장지대(DMZ) 북쪽에서도 가장 인기 높은 남한인 소설가일 것”이라고 전했다.
머카도는 또 ‘제3의 시나리오’에 대해 “평양의 검열관들은 일반인들이 입수할 수 있는 외국 문학 작품을 주의 깊게 통제하고 있으나 그들은 김의 미국에 대한 어두운 묘사에 반대할 만한 이유를 찾지 못할 것”이라며 “한국이 (미국) 군사산업 부호 정치가들이 당기는 줄에 움직이는 꼭두각시 대통령으로부터 존재의 위협을 당한다는 내용은 평양의 소설가도 미국을 이보다 더 북한의 선전에 알맞게 묘사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머카도는 “김진명의 문학 세계에서는 한국을 위협하는 사건들의 거친 흐름은 특히 중국, 일본과 미국 등 외세의 비밀 작전에 근거를 두고 있다”며 “10여개에 달하는 김진명의 소설들은 주요 이슈들의 뉴스를 한국 지배를 위한 중국, 일본과 미국의 상상된 간계로 돌린 것으로 만일 푸틴 대통령이 한반도에서의 역할과 영향력에 대한 러시아의 걸림돌을 극복, ‘러시아의 르네상스’를 이룰 경우 김은 언젠가 모스코바를 (자신의) 추리 소설 핵심에 둘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머카도는 이외에도 ‘신의 죽음’과 관련, 김씨의 작품들을 오늘의 주요 헤드라인의 세부적 진실을 줄거리에 엮는 마이클 크릭톤(Michael Crichton)과 톰 클랜시(Tom Clancy)의 작품들과 비교, 그 흥미로움을 높이 평가한 반면 “정보활동에 대한 묘사에서는 그만큼 신중하지 못하다는
점이 아쉽다”며 그 대표 사례로 ‘신의 죽음’에서 중국계 미국 CIA 비밀요원이 주인공에게 탈북자를 소개하면서 “편안한 대화를 위해” 서로에게 각자의 본명과 신분을 알려주는 대목을 꼬집었다.
머카도는 그러나 “‘제3의 시나리오가 발행됐을 때 서울 언론들은 일본어와 영문판에 대해 언급했다. 일본어판은 2006년 11월에 나왔고 이는 최소한 일본어로 출판된 그의 3번째 소설이다”며 “나는 누군가가 김의 작품을 영어로 출판하기를 희망 한다”고 밝혀 김씨의 소설을 미국 정보계 관계자들이 참고할 만한 책임을 시사했다.한편 ‘정보학술지’는 미국 정보계 전문가들을 위해 CIA가 기밀 처리해 발행하는 정기 학술지로 내용 중 ‘정보에 대한 대중 서적’ 섹션만 기밀 처리 제외로 분류해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제3의 시나리오 1,2
김진명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2004년 6월1일
1권 252쪽, 2권 266쪽
베이징에서 살해당한 소설가 이정서의 죽음을 수사하던 장민하 검사는 그가 남긴 미완의 원고가 한미 관계에 관한 소설이었음을 알게 된다. 한국을 떠난 지 일주일 만에 뉴욕과 평양을 거쳐 베이징에서 살해당한 이정서의 죽음 뒤엔 분명 뭔가가 있었다. 그 무렵 장 검사는 간통 사건의 피의자로 취조를 받던 현역 국회의원으로부터, 누군가가 자신을 도청한 뒤 약점을 잡아 이라크 파병안에 반대표를 던지도록 강요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비슷한 시기에 터진 국정원 도청 사건. 담당 검사는 수사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힘에 눌려서 수사를 포기하며 크게 절망한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제3자란 누구인가? 그것은 바로 미국이다. 그리고 여기, 미국의 도청기술에 도전장을 내민 자가 있으니 이는 탈북자이면서 북한 도청 기술의 일인자였던 김정한이다. 김정한은 로버트 김의 후원회에서 만난 대학원생인 미래와 준의 도움을 받아 미국 대통령의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를 도청하기로 한다. 나방속에 도청 칩을 넣어 캠프 데이비드로 날려보내려는 그들의 계획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는지.
이야기의 다른 한 측은 북한에서 시작된다. 인민공화국 최고의 특수부대 교관이었던 강철민 중좌는 군관들에게 대미 항전에 관한 교육을 시키던 중 당으로부터 의심을 받게 되어 하는 수 없이 가족과 함께 북한 탈출을 시도한다. 그러나 두만강 너머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국경수비대. 중국 병사들에게 잡힌 아내는 혀를 깨물어 자살하고 강철민 중좌는 아기와 함께 가까스로 국경을 벗어나지만 자유를 만끽하기도 전에 정체모를 이들에게 붙들려 임무를 부여받는다. 아이를 키워주겠다는 조건으로 그들이 중좌에게 내린 임무는? 김정일 암살? 남한을 방문 중인 김정일을 암살해야만 자신의 아이를 살릴 수 있으므로 강철민 중좌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소설은 국정원 도청 사건으로 시작되어 미 대통령의 별장 캠프데이비드를 도청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리고 그 사이에 끼여드는 ‘김정일 암살 음모’의 놀라운 결말과 미국에 의한 한반도 전쟁 ‘제3 시나리오’의 비밀.
신의 죽음 1,2
김진명 지음
대산출판사
2006년 4월6일
1, 2권 각각 254쪽
천안문 사태가 터지자 덩샤오핑은 군부의 실세인 찌엔 장군과 함께 당시 총서기였던 자오쯔앙을 몰아내기로 결의하고 그 대가로 찌엔은 덩샤오핑에게 김일성이 가지고 있던 ‘현무첩’을 달라고 한다.11년 후, 미국 버클리대학교 인류학과 교수인 김민서는 제자가 고미술품 감정사 살인 사건에
휘말린 것을 알게 되고, 천재적인 추리로 그녀의 혐의를 벗겨낸다. 한편 찌엔 장군은 미국 국방장관과의 만찬 일정을 취소한 채 샌프란시스코로 급히 달려가 레이치우와 캉바오를 만나고, 이를 이상히 여긴 미국은 이들 세 명이 김일성 사망 당시 북한과 가장 가까운 도시, 단둥에서 회합을 가진 사이임을 밝혀낸다.
김민서는 제럴드 경위로부터 피살된 고미술품 감정사가 거래한 물건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것이 중국의 유명한 보물인 ‘화씨의 벽’임을 알아내어 그것을 구입한 사람으로부터 사건당시 현무첩이라는 보물이 더 있었음을 듣게 된다.레이치우라는 인물에 대해 파고들던 민서는 그가 광개토대왕 연구 1인자인 왕찌엔췬의 수제자였으며 중국의 비밀 결사 모임인 ‘블랙 커트’의 멤버임을 알게되고, 씬홍화라는 탐정을 고용하여 황찌엔췬을 수배한다. 중국 선양으로 왕찌엔췬을 만나러간 민서는 그에게서 광개토대왕릉비에 대한 비밀과 함께 같은 시대의 유물인 현무첩을 김일성에게 넘긴 감정사 짜우허양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짜우허양의 뒤를 쫒던 민서는 김일성의 지시로 그에게서 현무첩을 사간 양수열이라는 북한인의 존재에 주목한다.
한편 감정사 살인 사건 당시 실종된 고미술품 경매장 직원, 미아 사스케체완이 경찰에 발견되고 그녀는 그동안의 일들에 대해 거짓 진술한다. 미아는 경찰의 포위망을 벗어나자마자 레이치우에게 연락해 현무첩을 거래하자고 하고, 그녀에게 혐의를 두고 있던 민서는 그들이 거래를 하기 전에 미아를 찾아가 현무첩에 씌어져 있는 10글자에 대해 알아낸다.
현무첩에 관해 레이치우로부터 ‘덕홍리’라는 단어를 끌어낸 민서는 덕홍리 고분이 현무첩에 나오는 유주 자사 진의 무덤임을 알아낸다. 그것은 즉, 고구려인인 유주 자사 진이 광개토대왕 당시 중국의 베이징 지역을 다스렸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이 바로 중국이 죽기 살기로 현무첩을 없애려 한 이유였던 것이다. 또한 중국의 동북공정을 위험하다고 느낀 김일성은 미국의 주관으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려다가 친중파였던 김정일의 지시로 속수무책 죽음을 당하였던 것이다.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민서는 아직 중국의 계획이 끝나지 않았고, 진짜 계획은 김정일이 죽고 나서 벌어지게 되며, 김정일은 모르고 있지만 중국 쪽의 자객이 24시간 그를 노리고
있음을 간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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